처음 이 사람을 만나 결혼을 결심했을 때,
내 마음은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취미도 비슷했고,
추구하는 방향도 닮아 있었고,
무엇보다 대화가 통했다.
평생 함께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오랫동안
“우리는 똑같다”라는 믿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남편은 경제와 주식에 관심이 많다.
그와 달리 나는
그 대화를 오래 이어가기 힘들 때가 있다.
정치 이야기까지 섞이면
더 집중하기 어렵다.
결국 대화의 균형이 깨져
내가 더 많이 말하게 되기도 하고,
그럴 때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완전히 같은 길을 걷는다고 믿었던 관계에도
좁힐 수 없는 간극은 있었다.
나이의 차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그건 때때로 슬픔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나는 배웠다.
차이가 곧 틈이 아니라는 것을.
존중과 받아들임으로 다가가면
그 차이는 오히려 세상을 더 넓게 보는 창이 된다.
그를 존중하고 받아들일수록
내 시선은 더 넓어지고,
사랑은 더 깊어진다.
나는 운 좋게 이 사람을 만났다.
그래서 특별히 다른 길을 걷는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다만,
같은 길 위에서도
서로 다른 속도와 시각을 존중하며
함께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