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앱으로 최근 가장 핫한 두가지 앱을 비교해보았다.
최근까지 유명했던 카메라앱을 비교 해보자.
추석 전후로 gudak 이라는 카메라앱을 캔디카메라 측의 카메라 앱이 카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작 gudak 역시 일본의 디스포라는 앱을 카피한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터라 내심 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보였다. 그리고 사진을 좀 찍는 다는 이들이 추천해준 huji 앱.
묘하게도 이 시점에서 카메라앱을 비교하게 되었다.
장소는 추석 연휴기간동안 다녀온 페루의 쿠스코
조건은 굉장히 맑은날씨의 동일 장소에서 별다른 촛점 제어 없이 셔터를 누르는 방법으로 테스트 했다.
( 구닥의 경우 의미없이 3일을 보내야하기에 아이폰의 날짜를 변경해 1롤 촬영즉시 현상했다.)
아래의 결과물 부터 비교해보자.
왼쪽사진들이 gudak (구닥) 오른쪽이 huji (후지) 앱으로 촬영된 원본들이다.
아르마스 광장에서 바라본 쿠스코 대성당
사실 이 두장의 결과물들에서 구닥의 결과물은 (결과물이라고 말하기 안타까운) 쓸수 없는 사진이다.
후지의 경우 필름색감 (이말을 싫어하는 유저지만) 을 충실히 재현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구닥의 이름은 그저 이름과 디잔인만 코닥을 오마쥬했을뿐인가?
적어도 후지는 후지필름들의 색을 재현하고자 노력했고 얼추 프로비아와 벨비아의 색을 보여주는듯 하다. 그리빛샘도 구닥의 그것보다는 훨씬 보기 좋다.
다음 사진들을 보자. 조건상 거의 동일한 기준이다. 맑은날씨에 적당한 구름.
왼쪽 구닥의 결과물은 대낮의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암부쪽은 알아볼수없다. 의도된 필터효과라고 하기에도
조잡하다고 느껴진다. 주변부의 블러 역시 마찬가지이다.
후지의 경우에도 암부쪽은 까맣게 타들어간 느낌이긴 하지만 하늘쪽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
약간의 시차가 있지만 실내 사진이다. 플래쉬 라이트의 경우에는 큰 변수가 있고 실내에서 민폐라 생각되었기에 노플래쉬로 촬영 했다. 대낮에 실내였기에 노출도 적당한 수준이었다.
왼쪽 구닥의 경우 실외에 비해서는 선방한 느낌이다. ( 이부분이 정말 아쉽다. 필름은 실내에서 잼병이고, 실외에서 빛을 발하는데 구닥의 경우 반대다. 그렇다고 실내쪽 결과물이 좋다는것이 아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실외 - 그저 조금 더 나은 결과물일뿐) 오른쪽 후지의 경우는 전형적인 슬라이드필름의 과한 색들이 살아있다. 인물의 피부톤도 그렇고, 붉은색 계열들이 살아났다. 암부쪽이 날아간것은 조금 아쉽지만, 슬라이드 필름의 그것보다는 훨씬 나은 수준이다.
끝으로 실외 촬영 컷으로 마무리. 더 말해서 무엇하리.
구닥과 후지의 앱을 비교하다보니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든다. 이는 사진을 좀 찍는 이들 역시 느끼는 부분이다.
구닥의 앱은 기획적으로 꽤나 괜찮은 앱을 만들었을지 모른다. 사실 이부분도 까놓고 얘기하면 그저 불편함 을 정체불명의 아날로그 감성으로 대치한것이 아닌가? 아날로그 감성은 3일간의 기다림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불편함이다. 필름특유의 색을 가져왔어야 하는데 단순히 필름이 가지고 있는 취약점인 저해상력을 가져왔다. 실제로 구닥이 코닥필름의 색을 가져온것은 아닐것이다. 가져왔다면 이런발색을 내는 카메라앱이라니. 게다가 그 조그마한 파인더를 오마쥬라고 가져왔다니.
후지앱의 경우, 사진을 찍는 이들이 좋아할만한 조건들을 다 갖추었다. 후발주자라서인가? (구닥의 경우도 후발주자긴 하니 논외로하자) 적어도 이들은 필름사진의 결과물을 본듯하다. 후지 슬라이드 특유의 색과 계조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만든듯하다. 그리고 정말 사진을 찍는 이들이 스냅용으로 사용하기 좋게끔 만들어냈다. 실제로 이부분은 기존 사진에 필터로 적용가능하기만 해도 더욱 좋은 앱이 될수 있을듯하다. 아예 FDI를 오마쥬 해서 다른 앱으로 내놓아도 좋을듯하다. 후지는 알고 있었다. 3일간의 기다림이 유저에게 설레임을 주기보다는 불편함만을 줄것이라는것을 그래서 1장 1장 사진을 찍을때마다 현상과정을 거친다. 후지는 알고 있었다. 그 조그마한 뷰파인더는 전혀 아날로그 감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것을, 그래서 그부분에 눈을 가져다 대면 화면 전체 액정으로 촬영 가능하다.
카메라 앱이 가야할 최종 목적지는 출발점과 같다. 결국 사진 이다.
구닥은 사진에 대해서 조금은 가볍게 다가선 느낌이 든다. 3일간의 기다림, 조그마한 뷰파인더, 필름 리와인딩 소리 이부분을 느끼고 싶다면 10만원도 하지 않는 필름카메라(1회용 카메라라고 하면 1만원대) 를 하나 들이는게 마음편하다. 결과물 역시 마찬가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3일간의 물리적인 시간을 제한하는것은 의미없다. 실제로 필름카메라를 찍는 사람들 역시 방법이 있다면 가장 빠르게 결과물을 확인하고 싶다. 이부분을 필름카메라의 감성으로 포장하는것 역시 사진을 덜 찍거나 관심이 없어 보인다.게다가 필름의 색에 대한 부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다.
후지의 경우에는 이러한 불편한점들을 앱으로 극복했다. 기다림이 없이, 시원한 파인더로, 필름의 색 재현 역시
완벽하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경쟁앱에 비해서는 월등하다. 적어도 이앱이 무료라는것은 반칙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있지 않다면 구닥을 쓸일은 없을것 같다.
카메라앱이 가져야할 가장 기본 덕목인 사진 결과물에서 구닥은 낙제 그 이하이다.
그저 보여주기식의 기능 ( 불편함을 감성으로 포장한 ) 과 흥미위주의 앱은 금새 질리기 마련이다.
그마저도 독점적인 지위에서나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아니니 이제는 의미 없는 카메라앱 중 하나에 불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