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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오 Feb 08. 2017

[프랑스 여행기] 둘째 날 Le puy-en-Velay

여행의 둘째 날, 프랑스 리옹 근교 여행지인 Le puy-en-Velay

#1. 생 미셸 데길레 예배당에서 바라본 르퓌앙블레 전경

프랑스 하면, 파리라는 등식 아닌 등식이 성립되는 여행공식, 대다수의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가 프랑스 여행이라기보다는 파리를 다녀온다고 생각하듯, 그만큼 프랑스 여행에서 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이번 여행에서의 일정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이건 두고두고 후회할일)여행이 끝나고 여행기를 남기는 시점에서 며칠의 파리 일정보다, 단 하루였지만 강렬했던 르퓌앙블레 에서의 일정이 기억에 남는다.

르퓌앙블레 때문에 무리하게 여행의 동선을 잡았고, 남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인 니스 , 마르세유 같은 곳의 일정은 없애거나 대폭 줄였다. 그만큼 이곳 여행지에 대한 기대는 컸고, 몇 개월을 기다려왔는지 모를 정도.


#2. Lyon Perrache 역

르퓌앙블레 에 가기 위해서는 리옹의 두 개 역 (Lyon Part-Dieu , Lyon Perrache )에서 갈 수 있다. (이것이 리옹에서 숙박하게 된 이유였지만, 실제의 리옹은 더욱 좋았다.) TGV도 있지만 중간에 RER로 갈아타야 하니 (유럽의 기차역에서는 이게 가장 무서운 점, 시간이 걸리더라도 RER로 한 번에 가는 방법을 택했다. 느리지만 안전하게.


국내에서 사전에 SNCF 페이지에서 결제를 하고 온터라 티켓팅 자체는 기계에서 쉽게 할수 있다. 정말로 이렇게 까지 쉽게 되나 싶을정도로 예약번호만 입력하면 티켓이 나온다. 요금은 대략 22-25유로선이고, 프로모션 특가시 에는 10유로 초반에도 결제가 가능하다. 소요시간은 대략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다만 RER 이 생각보다 많이 다니지 않기에, 당일치기를 계획했다면 돌아오는 기차표 선정에 애를 먹게 된다.


그리고 기차를 타기에 앞서 플랫폼확인은 필수, 안그러면 정말로 기차를 놓치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그리고 Lyon Perrache 의 경우, 공사전의 노량진역과 같아서 플랫폼 사이의 구간이 굉장히 떨어져있다.

조금 과장하면 5분 이상 소요되니 주의.


#3. Romantic Scenery

2시간 30여분의 기찻간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기차에 탑승했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 평화로운 풍경들의 연속이었다. 오래된 고 저택이 보이고, 넓은 들판도 보이고, 호수와 강들도 수업이 지나쳤다. 나이가 들면 다시금 찾아야 겠다는 생각에 잠길즈음  Le puy-en-velay 에 도착했다. 시작부터 이렇게 로맨틱한 장면을 접하니, 오른쪽에 있는 사람처럼 나역시 인상이 굳어졌다.


여행기의 퀄리티가 떨어지게 만드는 그림판 지도

대부분의 여행이 그렇겠지만, 대략적으로는 맵을 머릿속에 인지하고 있으면 편하긴 하다. 발길 닿는데로 돌아다니는것을 선호하지만, 이곳의 경우엔 돌아와야 하는 시간이라는게 있으니까!

위의 지도 (라고 쓰고 일단은 그림판질) 를 토대로 기차역 -> 대성당 -> 성모상 -> 성미셸성당 순으로 루트를 잡았다. 멀리에 요새도 있고, 성부자상도 있다. 하지만 시간도 시간이고 대성당과 성모상, 그리고 성미셸성당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지금에서야 생각하지만 어짜피 다시 오게 될 곳이라 조금은 남겨둬도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 아래의 사진들은 기차역 -> 대성당에 이르는 골목길의 일부.


#4. 골목길로 가득차 있는 마을
#5. 아기자기한 골목길들로 가득차 있다.

르퓌앙블레 는 걸어서도 충분히 다닐수 있을 만큼의 작은 마을이다. 특히나 골목길 사이사이로 햇살이 나타나는 지금 같은 날씨라면 걷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유의 시골 (?) 스러운 분위기 때문인지, 마을 사람들도 친절하게 대해주고, 사진을 찍는데 있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6. 이쯤에서 동행 사진


#7. 골목길 사이 파란하늘

풍경에 취해서 길을 잃었구나 싶었을때, 수녀님이 나타났다. 내려오신걸로 봐서는 저 위쪽이 대성당이겠거니 싶었다.

#8.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을때 나타나신 수녀님들 by Film 기록용 100
#9. 귀여우셨던 두분

당초의 루트는 대성당 부터 보고는 성모상이 있는 곳으로 이동할 생각이었지만, 대성당에 도착하고 나서는 마음이 바뀌었다. 정확히는 대성당 뒷산(?) 이랄수 있는곳이 성모상이 있었던것. 조금이라도 체력이 있을때, 그리고 조금이라도 덜 더울때 산길을 오르는게 낫다고 생각해서는 먼저 성모상쪽으로 이동했다.

#10. 보이기 시작한 성모상
#11. 프랑스의 성모상

오르다가 알게 된 것이지만 이성모상이 있는 바위산 이름은 코르네유 라고 한다. 뒷산수준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여름 날씨에 카메라를 이고 지고 가기에는 꽤나 땀이 흘러내렸다. 그래도 다 오르게 되면 충분한 보상이 되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겠지 , 라는 생각에 걷고 또 걸으니 도착.


#12. Le Puy-en-Velay 전경


중턱쯤 오르니 르퓌앙블레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붉은색 지붕들이 아기자기한 마을, 다녀오진 않았지만 크로아티아의 전경이 이러한 모습일까?


#13. 붉은 성모상

정상에 오르니 거짓말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보다 더 시원한 풍경은 말할것도 없다.

붉은성모상은 16m 정도의 크기인데 실제로 보면 그 정교함과 위용에 놀라고 (샌들을 신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의아해한 동행 - 대체로 맨발이라고 했다)  -1860년 크리미아 전쟁 당시 , 노획한 러시아의 대포 200문을 녹여 만든것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성모상 아래 대포들이 몇대 비치 되어있다.

#14. 십자가

시선 끝에 걸리는 르퓌앙블레 의 모습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이때부터 넋이 나간 상태로 사진을 담기 시작했다.



#15. 절벽위에 세워진 성당


#16. 성 미셸 데길레 성당

그리고 눈에 들어온 성 미셸 데길레 성당, 일정 중 오후에 들르게 될 곳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성당의 모습은 오후의 일정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갑작스럽게 화산이 폭발해서 솟아오른 절벽에 세워진 성당이라고 했다.

#17. 성모상 내부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프랑스의 성모상은 내부가 오픈되어 있어 전망대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성모상 내부로 오르게 되면 아까의 풍경보다 조금 더 시원한 풍경을 접할수 있다. 한참을 더 사진을 담고는, 르퓌앙블레의 대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8. 굉장히 소박한 분위기의 대성당

성모상에 대한 기대가 컷던 탓일까? 아니면 이제껏 봐왔던 유럽의 성당들이 굉장히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여서였을까? 이곳 르퓌앙블레의 대성당은 굉장히 소박했다.
같이간 일행은 소박해서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성당은 화려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소박할 수록 소명을 다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 황금빛의 납골당 selfie

예배당을 지나 납골당으로 이동했는데, 이곳은 아까의 소박함은 어디갔는지,한쪽 벽면에서 쏟아지듯 나오는 황금빛으로 방 전체를 밝히고 있었다. 꽤나 어두운 실내였지만, 저 황금빛 덕분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20. 태양에게 사랑 받도록

납골당을 나와 정원길을 산책하며 동행들과 사진들을 담았다.


#21. 은혜로운 날씨
#22. 여유로운 햇살, 햇살을 닮은 그들

그리고 왔던길을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이내 어렴풋이 봤었던 사진이 기억났다. 그래서 다시금 대성당으로 돌아갔고,그곳에서 다른 출구를 찾을수 있었다.마을 쪽으로 나있는 대성당의 정문


#23. 순례자들이 첫발을 내딛은 곳

이곳 , 정문을 보고는 한참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사진을 담기에 앞서 눈으로, 마음으로 충분히 담아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정도로 벅차오르는 감정, (이번 여행에서는 유난히 눈물을 많이 보였다.) 르퓌는 순례자의길의 시작점으로도 알려져있다고 했고, 이곳에서 첫발을 내딛었을걸 생각하면...


#24. 그들이 바라봤을 풍경

점심을 간단히 먹고는, .(점심 사진이 없는 이유는 다들 메뉴선정에 실패했기 때문, 소세지 같은것을 주문했는데, 굉장히 비린 내용물이 가득한 소세지 워낙에 육류를 좋아해서 다 먹기는 했지만, 두번은 먹기싫은 그런 메뉴, 이후의 메뉴는 안정적인 스테이크만 선호하게 된다)


#25. 함께 나이든다는것
#26. 살고 싶었던 집


점심에 실패했으니까, 간단하게 커피라도 한잔할까 했지만, 주말에는 카페도 휴업이라고 했다. ( 우리나라에선 상식적이지 않지만 ) 꼭 가고싶은 카페가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잠시, 근처에 있는 젤라또 가게에 앉아서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로 했다.


2스쿱에 4.5유로

https://www.google.co.kr/maps/place/2+Rue+Ch%C3%A8nebouterie,+43000+Le+Puy-en-Velay,+%ED%94%84%EB%9E%91%EC%8A%A4/@45.0435135,3.8804815,17z/data=!3m1!4b1!4m5!3m4!1s0x47f5fa54f8e0648d:0xa25f13f72f777486!8m2!3d45.0435097!4d3.8826702!6m1!1e1

충분히 쉬었으니 남은 일정을 위해 성 미셸 데길레 성당으로 향했다. 잠시 간과한것이 있다.

#27. 절벽위의 성당 , 성 미셸 데길레 성당

절벽위의 성당이라서 아름답다 라는 말 뜻은, 그 절벽을 올라야 한다는, 가장 간단한 진실을 우리는 외면하고 있었다. 실제로 바로 아래서 올려다 봤을때 잠시 혼이 나가는줄 알았다.
30도를 넘는 기온에, 카메라를 이고 다니는것은 이 나이에 결코 좋지 못한 행동이라는걸.


#28. 훨씬더 소박한 성 미셸 데길레 성당

아까의 르퓌앙블레 대성당은 이 성 미셸 데길레 성당에 상대적인 '대성당'이었던것 같다.훨씬 소박해서 예배당 정도의 규모로 지어졌다. 그도 그럴것이 이 절벽에 돌을 이고 지고 올라와 건축하는것은 당시에는 정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박함 속에서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는 다른 여타 성당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눈이 부셨다.

그리고 대망의 하이라이트, 이 여행지의 5할 이상이라고 할수 있는 뷰
성 미셸 데길레 성당에서 바라본 르퓌앙블레의 전경과 성모상 풍경


#29. MINDSCAPE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왔고, 이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 이곳으로 인도했구나 싶었다.
땀에 한참을 쩔어 있었지만, 절벽 위 답게 바람이 새차게 불어왔다.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였던 풍경을 이렇게 빠르게 찾아올수 있을줄이야.
#30. 찍고 나니 인생샷
#31. 다소곳하게 인증샷

그리고 뒤늦게 여유가 생겨 새로운 마음으로 보정한 사진 몇장 더 추가

#32. 부러운 커플들

#33. MINDSCAPE

기차시간에 맞춰 성 미셸 데길레 성당을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묘한 걱정이 들었다. 이만큼 벅찬 여행지를 만나본적이 있었나? 앞으로도 이만큼의 감동을 받을 여행지를 다닐수 있을까?

#34. 기차를 기다리며, Le puy-en-velay 역


#35. Fin.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일몰을 보고는, 1박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더했다.
그렇게 두번째 날의 여행도 마무리,

내일은 아비뇽으로 이동하게 되는 날
역시나 짐을 싸두고,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하니 걱정들과 아쉬움은 잠시 접어두자.
여행이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여행에서 최고의 여행지라는 것은 없다.
누구와 언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떠났는지가 훨씬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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