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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오 Feb 11. 2017

[프랑스 여행기] 넷째날 반고흐의 도시 아를

넷째날 반고흐의 도시 아를

#1. Passing By

내 여행의 일정은 늘 지난밤 샤워를 하면서 혹은 아침에 잠에서 깨면서 결정되는데,
이번 여행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혼자가  아니었고, 여행의 성향이 다른 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되면서 사전에 일정을 계획하고 움직이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이런 여행을 한 적이 있었던가?

남들이 자유여행, 무계획 여행에서 묘한 희열을 느낀다면, 
나는 이제야 뒤늦게 계획하는 여행에서 희열을 느끼고 있다. (사실 오래갈 것 같지는 않지만)

- 실제로 이 계획을 하는 여행은 바로 다음 여행부터 진행된적이 없다고 한다.

조금은 일찍 아비뇽 중앙역으로 향했다. (리옹에서 올 때 올 때 TGV역)
아를로 가기 위한 기차를 타기 위해서, (버스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은 문맹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
다행스럽게도 아비뇽 중앙역 주위에 숙소가 있었기에 도보로 10분 정도면 이동 가능했다.



#2. Antique Arles

중앙역에서 예매해둔 표를 출력하고,
기차에 탑승했다. 혼느강을 따라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어느샌가 아를 에 도착하게 된다.
Antique 아를의 첫인상은 아를에딱 이 가게의 이름과 일치했다. 



#3. 새삼스레 혼느강

혼느강은 아비뇽에서도 봐왔지만, 새삼 새롭게 느껴지는듯하다. 실제로 강변을 따라 걸을 일은 없었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역에서 나와서는 혼느강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아를 구시가지에 도착할 수 있다.

길을 모르더라도 상관없는것이, 아를 역에서 내리는 이들은 전부 한방향으로 걷게 된다.


#4. Moments de tous les jours que le paysage
#5. Moments de tous les jours que le paysage

구시가에 도착해서는 역시나 골목길로 둘러 둘러  돌아다니게 되었다.
골목길 끝에 그들의 일상을 조금씩 담아 가며, 콜로세움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6. The Wall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들까지도 ( 당시 아를에서는 국제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
자연스럽게 아를에 녹아있었다. 그래서 인지 특히나 관광객 가운데 사진을 담는 이들이 많이 보였다.


#7. 소녀 같은 할머니

반고흐도 좋았지만, 로마제국 시절 세워진 콜로세움을 우선 보고 싶었다. 콜로세움으로 가는 길 몇몇 사람들이 시선을 끌었는데, 그중 하나, 가운데 앉아 계신 할머니는 정말로 소녀 같은 분위기를 갖고 있으셨다.

걸어오던 길, 길 건너편에서 처음으로 봤을 때도 수줍은 미소를 띠고 계셨고,이곳 콜로세움 카페 앞에서도 그렇게 미소 짓고 계셨다.여전히 맞은편 할아버지는 근엄하게 책을 읽고 계셨다. 묘하게 어울리는 한쌍.



#8. 콜로세움

아를은 반 고흐의 생가가 있는 곳이라 관광객들에게 유명해진 곳이긴 하지만 (특히나 한국인들에게) , 정작 나에게 와 닿았던 것은, 프랑스에서 작은 이태리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갈리아의 로마라고 불릴 정도로 아를은 이태리의 그것과 닮아있다. (묘하게 이태리는 최악의 여행지라고 생각되지만, 이태리의 그것과 닮아있는 아를은 꽤나 좋은 인상의 여행지) 

이곳 아를도 뮤지엄패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정확한 명칭은 이게 아닐지 모르지만, 콜로세움이나 기타 유적지, 그리고 전시관 같은곳에서 판매중이다. 2-3개만 둘러봐도 충분한 값어치는 할수 있으니 구매)



#9. 콜로세움 내부

역시나 콜로세움에 들어와서는 가장 높은 곳부터 올랐다. 굉장히 보존이 잘 되어있고, 실제로 이렇게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해준 것에 적잖이 감탄을 했다. 특정 유적지에 들어서면 통제가 되는것이 흔한데, 이곳에서는 거의 모든 구역에 접근할수 있다. 

#10. Square

콜로세움의 전경을 둘러보고, 그리고 가장 높은 곳에서 하늘도 올려다봤다. 묘하게도 그렇게 뻥 뚫려있는 곳에서는 하늘을 보지 않다가, 굳이 이렇게 사방이 막힌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인지...


#11. FRAME
#12. Photograndfa


랜드마크 이긴 한가보다. 죄다 카메라를 가지고 연신 담아내기 바쁘다. 정작 여행을 다니면서 이런 랜드마크를 방문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고, 의외로 이런 사진은 많이 찍지 않게 된다. 나보다 더 잘 찍은 사진들이 구글, 네이버에는 널리고 널렸으니까, 그러니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더 담아야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콜로세움 내부 통행로로 향했다.


#14. FRAME

조금은 더운 날씨 였지만, 통행로 내부에는 특유의 시원함이 있었다. 사람들도 잠시나마 햇살을 피해 그늘에서 쉬고있었다. 나 역시 조금은 걸음을 늦춰 앞서 나가는 이들을 담았다.


여행을 하면서 남들이 다 겪는 시차는 없는 편이지만, (애초에 잠이 없는 편)
그보다 더한 배변차 (?) 는 유독 심하게 겪는 편이다. (원래는 1일 1화장실)

여행 3일차까지 소식이 없었지만, 아를에서 Antique 한 뱃속을 비워내고조금 더 가열차게 돌아다녔다. 한결 가벼운 몸.


#15, Bella
#16. 청중

한참을 콜로세움 내부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구석구석 돌아보게 되었다. 실제로 아를의 콜로세움은 현재 투우장으로 사용 중이라고 한다. 시즌에 맞는다면 투우 도 볼 수 있다고 한다. ( 아를의 투우장에서의 방식은 소를 잔인하게 죽이는 형태의 투우가 아니라, 소의 머리 부분 꽃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은 반 고흐의 도시에 왔으니, 반 고흐 밤의 카페 쪽으로 이동했다.



#17. 꽃나 아름답던 골목길
#18. Passage

아를은 아비뇽, 리옹에 비해 굉장히 작은 도시이기에 (관광하기에는) , 천천히 구석구석 둘러보면서 걷더라도 여유있게 둘러볼수 있다. 3보 1셔터의 원칙을 지키며 구석구석 담아내며 걷고 있었다.


#19. LE CAFE LA NUIT
반 고흐의 그림에 등장한 밤의 카페에 대한 인상은
첫사랑의 감정과 너무도 일치했다.

괜스럽게 봐서는 실망만 하게 된 첫사랑, 그리고 이곳의 밤의 카페
카페 주위에는 아를에 있는 한국인들은 다 모아둔 것처럼 사람들이 그득했고, 
그들 손에 저마다 들려있는 셀카봉을 보면서 사진 한 장 제대로 담지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인간적으로 사진을 찍게 된다면, 커피 한잔쯤은 마셔주는 예의를 갖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뒤늦게 들은 얘기지만, 아시안 (대체적으로 한국인) 들에게 밤의 카페가 점령되고 난 뒤엔 오히려 매출은 떨어졌다고 한다.정작 옆의 카페들은 손님들로 가득 차있는 진풍경이 연출된다고....

#20. VIVID CAFE


실망한 마음을 가득 안고 찾은 곳은 반 고흐가 죽기 전까지 머물렀던 요양원이었다.
이곳 요양원은 현재 전시관으로 운영 중이었는데, 지금의 아를 국제사진전과 맞물려 몇몇 작가들의 사진전을 접할 수 있었다. 아를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아마 이때쯤일 것 같다.


#21. 통화중 , 통화중


#22. Match


#23. 함께

큐레이터가 친절하게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불어로 계속 설명을 해주셨고,박자에 맞춰서 나는 웃으며 Merci를 연발했다. 그리고 유료 입장을 해야 했던 Eamonn Doyle 의 전시까지 무료로 입장하게 해주었다.
한국에서 온 사진가라고 소개까지 시켜주면서, (뭔가 부끄럽다 그냥 회사원 나부랭이인데...)


#24. Hello Stranger !
#25. Little Travelr
6#29. Moments de tous les jours que le paysage
#27. Moments de tous les jours que le paysage
#28. Moments de tous les jours que le paysage
#29. Moments de tous les jours que le paysage

아까의 밤의카페 이후 최대한 랜드마크를 피해서 일정을 잡다 보니, 시간이 꽤나 여유 있게 남았다. 그래서 잠시 들르게 된 광장 Plaça de la República . 한참을 바닥에 앉아서 사진을 몇 장 담았다. 그들의 편안해 보이는 일상을 조금씩 조금씩 담았다. 


#30. Eyes on ME

그래도 조금 시간이 남길래 이곳저곳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광장 Plaça de la República . 옆에 있던 

La Cathédrale Saint-Trophime d’Arles 에 들어가 봤다. 태피스트리 전시도 하고 있었고, 몇몇 전시는 준비 중이었다. 의외로 내부에 쉬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고, 덕분에 사진을 몇 장 더 담을 수 있었다.

#31. Wear the Light shoes
#32. FRAME
#33. FRAME
#34. Worker
#35. 함께

일정을 짜 맞춰온 여행이었지만, 언제나 일정이 딱 맞게 떨어질 수는 없다.예약해 두었던 기차가 연착으로 1시간 30여 분 가량 늦어지게 되었다.(이상황에서 짜증을 내지 않았던것은 전적으로 이분의 위엄)


덕분에 기피했던 버스를 타게 되었고, 의외로 일정보다 빠르게 아비뇽에 도착하게 되었다.

묘하게도 기차는 지속적으로 연착이 되어서 실제 도착시간보다도 1시간 가량 더 늦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아비뇽의 일정이 조금은 짧다고 생각해 내내 아쉬워하고 있었지만, 
덕분에 아비뇽에서 자투리 시간이 생겼다. 밤의 아비뇽 기대된다.

사진과 글이 많다 보니 넷째 날의 경우엔 낮의 아를, 밤의 아비뇽으로 나누어서 남겨야지.

일부 필름 카메라 사진들과 함께 업로드 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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