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씨는 정말 싫다.
말그대로 쨍 쨍 거리며 이글이글 거리는 뜨겁고 기분나쁜 입김들
정말 싫다.
하늘이 아무리 맑고 청량해도 나는 그냥 우중충한 날씨가 제일 좋다.
우중충한 날씨가 더 내숭없고 매력있으니까
6월 날씨가 이렇게 한여름 날씨라니 얘도 참 바쁘게 산다 (6월에 쓴 글)
그래도 6시가 되니까 이제서야 6월 날씨 같다
바람이 꽤 선선하니
기분이 좀 나아졌고 친구가 추천해준 누자베스 노래를 들으면서 책상에 앉아
죄없는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고 있으니,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하다
내내 바빴고 꽉 막혀 답답했다, 한시라도 빨리 날 구속하는건
내 어깨에 매여진 배낭 끈 두개뿐이였으면 좋겠다.
회피 말고
정말로 지금은 몸과 마음을 열어 줄 시기 제.발
사람들은 뭘 그렇게 명확하고 정확하고 선명하고 사실적인 것들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애매모호하고 흐릿하고 오묘하고 뿌옇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미처 닦지 못한 뿌연 렌즈에 5시의 황금빛 햇살이 비치는 그 사이에 흐릿한 웃음으로 렌즈를 바라보는 어떤 사람의 모습처럼.
그런게 좋아
하루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고있었다, 여유로운 낮시간이였음에도 불고하고 한강다리에서 버스는 멈춰섰다.
밖은 이글이글 덥고, 버스는 빵빵 거리고, 사람들은 바쁨에 미간에 주름을 잔뜩 만들었지만.
내 시선은 차분했다
내 귀에 흐르는 음악은 김동률의 차분한 노래였다.
모든 것을 다시 재해석했다. 이 음악의 선율에 맞게,
달팽이처럼 기어가는 차들의 모습도
더운 여름 바람에 끈적 끈적하게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모습도, 살랑살랑 가볍게 노래에 따라서 흔들리는 모습으로.
내 귀의 소리에 빠져서 한참을 사물들을 바라보니, 정말로 그렇게 보였다.
내가 상상하는 대로
덥다고 짜증내지 말자, 최면 걸자 스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