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키의 로그人- 7. 고민의 꼬리

by 가키

고민은 고민의 꼬리를 물고 고민이 고민의 꼬리를 문다

고민을 마비 시킬 정도의 행동으로 지긋 지긋 끊이지 않고 돌아가는 고민을 끊어버릴 수도 있으나

그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은 고민이 내가 지겨워서 떠날 정도로 계속 고민하는 것.

어차피 언젠가는 해야할 고민들 지금 미리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회피했다 돌아왔다 회피했다 돌아왔다 하는 것 보다 고민이 돌아오는 텀이 길다. 사실 나는 내 고민의 답은 알고있다. 정말 짜증나는 건 내가 짜증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 알면서도 계속 이러고 있다는 것. 이 먼지보다도 작은 고민들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잊혀질 시간이고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라는 것.

언제나 시간이 흐르면 얻어지는 교훈들은 다음 번 고민때는 이런 실수 하지 말아야지 어차피 시간 지나면 다 알게되는 것들이라고 하지만, 지금 이 고민의 순간에는 나는 혼잡하다. 아무런 미래지향적인 교훈도 멋진사람의 조언도 들리지 않는다. 내 세계에 빠져서 투명한 유리벽 속에서 팅팅 모든 것들을 튕겨낸다. 답은 유리벽 밖에 있다. 나도 알고 있다.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 지. 생각과 감정이 아주 단순했으면 좋겠다. 내가 내가 살아오는 삶을 한줄로 쭉 써내려갈때 그 글자들의 쭉쭉 뻗고 꺾이는 단순한 모습으로 비춰짐이. 사실은 점과 점으로 이루어져 셀 수 없이 많은 흔적들이 남아있는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왜이렇게 단순한 선이 되어버릴까. 어깨는 자꾸 굳고 구부정해진다. 눈은 계속 붓고 충혈되고 괴고 있는 턱은 계속 앞으로 나올것이며 뭉쳐버린 턱근육은 계속 단단해진다. 얼굴은 벌게지고 퉁퉁 붓고 입은 꾹 다문채 열지 않는다. 한순간 톡 풀린다. 말랑말랑해지고 유연해지고 매끄럽고 아름다워진다. 내가아닌 다른 것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 그것이 사람이건 상황이건 사물이건 의존하게 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없어지면 그 기간동안은 의욕이 사라질 수 있다.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할 수 있지만, 꼭 그래야 할까. 의존을 통해서 내가 더 강해지고 내가 내가 좋아하는 모습일 수 있다면 의존할 수 있는 것들을 곁에 두기 위해서 노력을 할 수 있다. 노력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사실 아주 작은 차이일 수도 있다. 그 차이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이 지나고 지날 수록 많은 것을 만들어 놓을 수 있다. 어깨를 피고 턱을 괴지 않고 뭉친 근육을 풀자. 미리 미리 풀어두어야 더 큰 뭉침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