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키의 로그人- 13. 산책의 매력

by 가키

아르바이트가 있는 주말마다 항상 버스를 타고 지나가던 길이 있었다.

하루는 왠지 이 길을 걸어서 조금 천천히 돌아가고 싶었다. 그냥 문득 궁금했다.

늘 스쳐만 지나갔던 이 길 사이사이에 '어떤 것'이라도 있을까.


산책을 자주 하게 되면 소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어느 정도의 궁금증, 관찰력은 있어야 한다..)

크게 구경할 만한 '어떤 것'이 없는 동네의 산책길은 묘하게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작은 것들을 보고도 아름답고 감각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벽에 매달려있는 덩굴도 , 나무가 만들어준 정류장 앞의 작은 그늘도 , 녹슨 벽도, 얇게 스며든 빛도.


볼 것이 많지 않은 곳이 좋고, 기대 없이 보게 되는 곳이 좋다.

이런 습관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느끼는 감정이 풍부하고 '행복'을 느끼는 개인적인 기준이 참 단순하기도 하다. 이런 부분이 때로는 좋은 점도 있고 때로는 피곤한 점도 있다.


같은 것을 보았을 때, 사람마다 다른 것을 느끼고 다른 것을 생각하고, 다른 것을 창조해내는 것에는 작은 습관부터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만 조금 더 주어진 특별한 부분을 발견하고 더 풍부하게 만들어나가는 것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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