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키의 로그人- 18. 나의 안부를 궁금해할까

by 가키

날씨가 딱 가을이다.

아침 저녁의 온도 하며 바람 하며 냄새 하며

제법 기분 좋게 쌀쌀하고

이것저것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데자뷰를 겪으면 짧은 시간 몸에 소름이 쫙 돋듯이,

그때 이 날씨 이 시간 이온도에 지금은 없는 사람과의 있었던 얇디 얇아 끊어지려던 기억의 선들이 살아난다.

특히나 기타 다른 물건이나 노래보다도 날씨 때문에 돋아나는 생각들은 나를 가장 오묘한 기분에 빠져들게 한다. 우울한 것도 그리운 것도 아닌 그 중간의 기분. 지나간 날들에 대한 아련함과 다시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감 등등이 복합적이다.


이 날씨가 너무 좋아 아깝다며 종일 노래를 틀고 한강 다리를 건너던 그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살랑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속에서 숨바꼭질을 하던 그때 그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수업 시간 전 따뜻한 라떼를 꼭 쥐고 함께 학교를 걸어 강의실로 가던 그때의 그 길은 아직 그대로일까,



나처럼 잠깐 그때의 생각을 할까

나의 안부를 궁금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