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하게 발견한 부안의 한 에어비앤비.
사진한장 보고 꽂혀서 친구와 일박이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공간으로 부터 위로를 받고 온 그런 시간이었다.
관광지를 돌아다니기 보다는 숙소에서 쉬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는데, 그렇게 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곳은 내소사, 둘째날 우리는 펑펑 눈이 오는 내소사를 걸었다.
스노우볼안에 들어온 것 같았다.
이곳에서만 눈이 공중에서 부유하면서 천천히 돌며 떨어졌다.
숙소 바로 앞에는 이렇게 고요한 항구(?)가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눈이 소복히 쌓여있었고, 아직 이곳은 아무도 밟지 않았었다.
동네만 걸어도 이렇게 고요하고 자연스러울 수가 있나 이곳.
우리의 발걸음.
숙소에서 내려와 시골 동네를 산책하는 길,
고요하고 아름답다. '소리'라고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 밖에 없다.
이층 다락방 창문을 열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호스트가 갓 내려준 맛있는 원두커피를 마시면서 밖을 바라보니
정말이지 이 순간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다.
아침 9시에 호스트가 직접 만든 정성스럽고 맛있는 토스트를 가져다주셨다.
창문옆에 걸터앉아 맛있게 음식을 먹었다.
아침일찍, 창문을 활짝여니 눈이 소복이 쌓여있었고,
슬슬 해가 뜨기 시작했다.
아직 해가 뜨기 전,
고요한 아침을 맞이했다.
서울에서 매일 전쟁같은 아침 시간을 맞이하는데, 정말 낯설었다.
아무소리도 없고, 새소리 바람소리, 좋은 공기만 가득했고.
눈을 뜨면 앞에는 이런 풍경만 가득했다.
이 곳에는 티비나 다른 전자기기가 없었다.
오직,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루투스 라디오가있어서
우리는 낮부터 책을 읽으면서 듣고 싶은 노래를 실컷 들었다.
테라스 풍경.
2층에는 내가 꿈꾸던 다락방이 있었다.
나중에 자취하면 꼭 이렇게 복층집을 꾸미고 싶었는데, 천장은 꽤 놓고 천장에는 큰 창문이 두개가 있다.
문을 열면 무수한 별을 볼 수 있고,
우리는 포근한 담요와 쿠션에 파묻혀서, 어설프게 요리한 김치볶음밥과 함께 청춘스케치를 봤다.
매일 이 자리에 앉아 저녁에 일기도 쓰고 영화도 보고 맥주도 마시고.
계속 시간을 보내고 싶은 따뜻한 공간이었다.
이 공간의 절정은 바로 이 나무욕조가 아닐까.
해가질즈음, 나무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담아 반신욕을 했다.
창문을 활짝여니 앞에는 해지는 묘한 색감의 바다가 펼쳐져있고, 바닷바람이 솔솔 들어왔다.
내 생의 최고의 반신욕이었다.
짧았기에 너무나 아쉽다.
다음에 오면 정말 일주일은 머물다가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