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번 다녀왔습니다.
서울을 넘어 부산, 대구에도 그렇게 힙한 곳이 많다고 계속 sns에 올라오길래
이번에는 자연인 컨셉을 버리고, 문명인 컨셉으로 부산의 힙한곳들을 살펴보고 왔다.
시작은 무궁화호였으나, 끝은 ktx였다.
무궁화호에서의 5시간 30분은, 생각보다 정말 좋았다. 기차를 타고 오래 어딘가 간다는 것에 대한 묘한 설레임도 있었고 느긋한 마음으로 잠도 자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떨고 온전히 그 시간을 즐겼다.
딱히 지켜야 하는 계획없는 여행이였는지라, 긴 여정길이 오히려 좋았다.
아 그리고, 차 없이 버스로만 다녔는데.
부산의 모든 곳은 버스 한방으로 다니기 정말 좋았다!
부산에서도 끝에 떨어져 있는 송도에 위치한 브라운도트 호텔(?) 모텔에 가깝다.
숙소비는 16만원 정도였고, 작은 방이였지만 나름 오션뷰에 숙소 바로 앞에 송도 해수욕장이 있어서
하루 묵기에 충분히 충분했다.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는 시장의 먹거리
사람이 너~무 많고, 이제는 흔해져버린 음식인 지라 사실 큰 감흥은 없었지만
간단하기 요기하기에 좋았다. 씨앗호떡 옛날에는 더 크고 씨앗도 많이 넣어주셨던 것 같은데
한 입거리로 작아졌다는...
롤러 코스터 올라가는 것 마냥 아슬아슬하게 버스를 타고 부산의 높은 마을을 구비구비 올랐다.
금수사에 도착, sns에서 많이 봤던 초량이라는 공간이 궁금했었다.
(덕화명란 쇼룸, 데어더하우스, 초량 등등- 작은 빌리지 형식으로 문화복합공간으로 구성 되어있던 곳에 존재)
초량1941은, 1941년에 지어진 일본식 가옥을 카페로 개조하여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우유를 주 메뉴로 파는 우유 카페 였는데, 근현대와 레트로의 복합적인 느낌이 있었다.
"오늘도 깊숙히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가게 문에 쓰여있는 글이 참 좋았다.
초랑 845는, 현대식으로 만들어진 카페 공간이며 구비구비 올라간 보람이 있게
통유리로 보이는 뷰가 좋은 카페였다. 고즈넉한 느낌이 좋다면 1941로, 모던한 느낌이 좋다면 845로 가면 되겠다. 초량 우유와 도리야끼의 맛은 특징이 별로 없었다.
사실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이 화장실.
화장실을 찍어보는 건 또 처음이네...
덕화명란 쇼룸 데어더하우스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 렌트의 토종벼 전시에도 들렀다.
아름다운 빈티지와 도자기와 작품으로 가득했던 #김소일컬렉티브 안보다 밖이 좋았고
대문과 커튼들이 좋았다.
주문서는 연필로 쓰는데, 지우개로 지워진 흔적이 있던 재활용 종이가 귀여웠다.
주문을 하려면 종을 울려야 하는 것도 신선했고.
자꾸 기억에 남는 책 읽는 남자.
송도 해수욕장, 9am.
그에게 필요한 건 책 읽을 수 있는 작은 그늘과 넓은 바다.
따뜻한 햇살과 바람과 모래결이 너무 좋았다.
벌써부터 송도 해수욕장에는 수영복 입고 태닝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외국 사람들이었다)
파라솔을 펴놓고 쉬고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고
아직은 붐비지 않는 바다라 좋다.
아무것도 안하고 그늘아래에서 책읽고 해수욕하고
그것만 하루종일 하고 싶다.
드립 커피랑, 디저트 정말 맛있는 곳.
책 한권 집어 들었는데, 펼쳐 만나는 문장마다 너무너무 좋았던 #소란
눈길을 끌었던 카페 공간.
화장품 쇼룸인줄 알았는데, 작은 창문 사이로 들여다 보니 카페더라.
또 견문 넓히고 갑니다, 안녕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