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합격하는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쓰는 걸까?

소설 쓸 자신이 없어서 자소서에 적을 게 없습니다만?

by 하원

어제저녁, 친구가 대외활동 서류전형에 합격해서 강남으로 면접을 보러 간다는 얘기를 했다. 정말 기쁘고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내 입장이 비교가 돼서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온 마음으로 행복을 빌어주지 못하다니. 못나 보였다. 아, '합격' 그 두 글자가 주는 간사한 마음.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보았나 돌아봤더니 수시 전형에 모두 떨어지고 대기 번호를 받고 있는데 나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친구들이 합격했다면서 너는 어떻게 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왔을 때였다. 수능 철이 되니 더 생각나는데, 그 당시에 수시만을 바라보면서 준비해왔고, 전형적인 수시 체질이었던 나로서는 굉장히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 정도는 당연히 붙을 줄 알았는데. 아니 6 지망으로 썼던 이 학교는 진짜 가기 싫었고, 갈 생각도 없었고, 가게 될 거라는 생각조차도 없이 담임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시니까 마지못해 적었던 학교였는데 여기마저 예비 번호를 받다니?


불합격

합격이란 두 글자가 아닌 세 글자를 안겨주었을 때 느꼈던 그 쓰라린 패배감과 굴욕감, 수치심,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은 그 기분과 부모님께는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상실감에 깜깜한 방 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가 새 나가지 않도록 숨죽여 울었던 그 날의 그 기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답답하다. 그때가 내 짧은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가장 집착과도 같은 열망에 휩싸여서 최선을 다했던 것에 쓰디쓴 실패를 맛봤던 첫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6 지망으로 적었던 학교에 예비합격으로 들어와서 인간관계에 너무 큰 현타를 경험하면서, 정을 붙일 뻔했던 학교에 회의감이 몰려왔고, 그때부터 두 번째 사춘기를 겪게 되었다.



나의 진정한 의미의 방황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대학생이 되고 난 후부터.



시나리오 작가라는 꿈을 포기하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품고 대학에 왔지만 이미 나는 실패한 인생이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나 스스로 보기에도 내가 원했던 삶의 방향과는 너무 동 떨어져 있었고, 나는 그저 지방 잡대의 취직하기도 힘든 인문대 그중에서도 제일 답이 없는 학과인 국문학과 학생이었다. 그리고 정말 절망적이었던 것은, 국문학과는 내가 배우고 싶은 '글쓰기'를 가르치는 학과라기보다는 정말 '국어'라는 학문에 대해 배우는 것이 더 중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글쓰기를 포기했다. 작가라는 꿈을 버렸다. 시나리오 작가로 성공하기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고 힘든 지 깨닫고 나서 현실과 타협했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이드 잡 프로젝트로 방황을 멈추다.


사실, 작가라는 꿈은 꿈속의 꿈이었고, 내 진정한 꿈은 프리랜서였다.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모든 결정을 내가 할 수 있는, 인생의 자기 결정권을 손에 쥔 직업을 갖고 싶었다. 그리고 이름이 명함이 되는 삶을 살고 싶었다. 타인에게 내 생각과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도움이 되고, 그 사람이 살아가는 데 소소한 행복으로서 여겨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공유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런 직업을 갖기를 원했고, 직업이 아니더라도 그런 삶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를 원했다. 그래서 일단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이어트와 식사 기록, 유튜브와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도전했었다. 브런치에 도전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언가 열중하게 될 거리를 찾아 헤매다가 브런치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덕업 일치의 삶을 꿈꾸다.


나는 나를 덕질한다. 열렬하게! 내 기분을 세세하게 살피고, 내 일상을 들여다보고, 사진으로 기록하고, 보정하고 글로도 기록한다. 나를 기록하고 덕질하면서 내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취미와 직업, 삶이 모두 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덕업 일치. 얼마나 이상적인가! 그러다 보니 사실, 나는 자기소개서에 제대로 된 한 줄을 적을 만한 것이 없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 사회에서 매겨주는 인재상의 점수로는 빵 점 짜리인 것이다. 백지를 낼 수는 없는데, 공백란을 대체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르겠다. 학교에서도 대외활동이나 취업 상담 문자가 3학년에 복학한 후로는 주기적으로 오고 있다. 이 압박감. 나만 느끼는 걸까?


'합격'이 가져다준 "질투"


세상에, 친구의 기쁨에 진심을 다해서 축하해주지 못하다니. 한 편으로는 그 두 글자에 샘을 내고 질투를 내고 내 삶과 비교하면서 패배감을 느끼고 부러워하다니. 나다우면서 나답지 않았다. 너무 못나 보이고, 참 별로다 싶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이 마음을 털어놓았다.


"축하하는 마음은 진심인데 나 질투 나고 부러웠어. 그래서 내가 참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어. 숨기고픈 마음이었어. 그런데 이런 마음을 숨기는 건 더 별로인 것 같았고, 나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취직을 준비하고 있지 않고 프리랜서로 살기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준비하고 있잖아. 그래서 합격이라는 말을 들을 일도 없고, 내가 하는 일들은 거의 조회수나 좋아요 수, 구독자 수로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이잖아. 그래서 안정적인 직장을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나 싶을 때도 많거든. 항상 사실 불안해. 이도 저도 아니게 될까 봐. 나는 절대적으로 잘 될 수밖에 없다면서 주문을 외우고, 또 겉으로는 그런 것처럼 이야기해도 사실은 정말 불안하고 초조하거든. "

들숨에 불안, 날숨에 난 할 수 있어. 난 결국 잘될 거야. 를 생각해.

라고. 그랬더니 친구가 "다는 모르지만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은 알 것 같아. 브런치 작가 합격한 것도 결국 합격과 비슷한 맥락인 것 아냐? 부러울 수 있지. 이해해."라는 말에 갑자기 부러웠던 마음이 싹 가시면서, 축하하는 마음만 남게 됐다. 내 열등감. 내 트라우마. 내 마음을 부정하거나 숨기지 않고 그냥 인정해버리고 터놓고 이야기하니까 그런 마음이 신기하게도 떠나갔다.


알면서도 가끔씩 실수하는 것.



사람마다 가는 길이 다르고 우리가 가는 길도 다르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 그런데도 가끔씩 부러운 마음이 들어. 샘도 나고. 오늘 다시 깨달았어.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있고, 내 길은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 내가 개척해가는 거지. 그 누구도 아니라. 그러니까 남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후에 어떻게 될지 걱정할 그 시간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지 찾아보고 그냥 그걸 하는 거야. 최선을 다해서. 나만의 속도로. 그러다 보면 무엇이든지, 어떤 면에서든 배우는 게 있을 거야. 결국에는 나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있어. 결과라는 것은 내가 느끼는 감정까지가 모두 포함이니까. 목표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인생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잖아? 거기서 다시 시작인 거지. 여태껏 그랬듯이. 나는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거고, 그래 왔던 거야. 그러니까 내가 너를 부러워할 게 아닌 거지. 그걸 또 까먹었네. 그래서 이제 안 부러워. 그리고 우리가 걸어갈 각자 다른 길에서 우린 서로한테 배울 게 너무 많아. 그래서 각자 다른 길이어도 결국엔 같이 걷고 있을 거야. 서로 다른 길을. 그래서 안 부러워. 어찌 됐든 우리는 속도가 다르고 방향이 다를 순 있어도 결국에는 둘 다 잘될 거니까!


사실 아직도 공백란은 무섭다.

공백과 여백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경력이나 스펙이 없다는 게, 현실에서, 사회에서 얼마나 냉정한 지 않다. 그래도 꿈은 꾼다. 꿈도 없으면 살아갈 맛이 안 나서. 나는 판타지라도 꿈은 있는 게 좋다. 그래서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쓰는 것, 식사일기를 쓰면서 다이어트, 자기 관리에 집중하는 것,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학기를 무사히 마치는 것,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자랑스럽고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나를 잘 돌보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그래서 나를 덕질하기로 했다. 내 신념과 가치관,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단 꿈을 꾸면서 자기소개서 공백란을 채우지 않아도 되는 그 날까지 덕행 일치를 위하여! 오늘도 나의 덕질은 계속된다.



한 번 생활리듬이 깨지니 다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늦게 일어나 먹은 아점. 흑임자 오트밀 죽

오늘은 꼭 12시 전에 잠들어서 아침 8시에 일어나야지. 밥 세끼 챙겨 먹는 낙이 정말 큰데 요즘 2~2.5끼 밖에 못 먹은 것 같다. 몸에 혼란을 주었으니까 이젠 다시 잘 챙겨 먹으면서 즐겁게 다이어트 하자! 흑임자 단호박죽으로 먹을까 고민했는데 그냥 흑임자 오트밀 죽으로! 내일은 오늘 계란 삶아 놓았으니 칼레스로 명란 오트밀 죽 해 먹어야지. 아, 사진은 없지만 홍시도 한 개 먹어줬다! 요즘 아침에 공복에 홍시 한 개 먹는 행복에 빠져 있다. 하나 얼려뒀다 먹어야지!


저녁 식사로 반숙란 2개와 초코 아르망디오 쿠키, 끼니밀 초코, 우유를 먹어줬다.

탄수화물만 많이 먹은 것 같아서 오늘은 달걀로 그동안 부족하게 먹었던 단백질 챙겨 줬다. 뿌듯하다. 끼니 밀로 지방도 챙겨줬고! 내일은 식이섬유 좀 더 챙겨 먹어봐야지. 고민했는데 식이섬유 풍부한 사과가 먹고 싶으니까 사과 오트밀 크럼블이 좋겠다. 오늘 저녁을 생각보다 많이 먹은 것 같으니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자야겠다. 그런데 오늘도 벌써부터 잠이 쏟아진다. 큰 일이다. 얼른 운동을 하고 일찍 자야겠다.

요즘 과제가 쏟아지고 있다. 매우 부담스럽다. 또다시 잠을 깊게 자지 못하고 있다. 몸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려야겠다. 갑자기 내 글을 봐주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매일 꾸준히 글을 써왔는데 그 덕분인 듯하다. 목표였던 40편까지 계속 쓰는 것이 목표이다. 요즘 배고픈 정도에 집중하면서 먹다 보니까 식사량 조절이 너무 쉽다. 먹고 싶은 것 생각나면 그때 그때 해 먹고, 또 집에 있는 걸로 해 먹으니까 눈치 볼 이유도 없고 장바구니에 뭘 담아야 할지, 언제까지 주문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그렇지만 이제는 좀 장을 봐야겠다. 슬슬 채소가 먹고 싶어 지는 걸 보니, 하루 한 끼는 밥을 먹을 수도 있겠다. 요즘 물을 많이 마셔서 뿌듯하다. 앞으로도 좋은 습관을 많이 가져가야겠다. 아주 오랜만에 식사일기를 제대로 적은 듯하다. 잊고 있던 끼니 밀을 챙겨 먹은 것처럼, 놓치고 지나갔던 감정과 일상을 적으니 새삼 기분이 좋다. 나를 관찰하는 것만큼이나 세상에 재밌는 건 없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늘보다 분명 조금은 더 좋은 일들이 가득하겠지. 그렇게 내가 만들어 갈 테니까. 행복은 어디에나, 언제나 있어. 그걸 찾아내는 건 오로지 내 몫이지. 내일은 더 많은 행복을 찾아내자. 오늘도 수고 많았어. 운동하고 오늘은 푹 자자.


오늘의 걱정은 오늘로 마무리하고, 내일은 그 걱정 부시러 가자. 잘 자.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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