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단계, 20대의 카페 창업기

카페를 못가면 집에 카페를 차린다!

by 하원
최근 다시 빵에 입덕 했다! 하루 종일 빵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스콘, 케이크, 샌드위치, 브라우니, 파운드, 와플, 쿠키 등등 카페 투어를 가고 싶어서 매일 카페 먹킷 리스트를 추가해가고 있다. 빵순이를 졸업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큰일이다. 코로나가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 아, 카페 투어는 글렀다. 젠장.


최근 3개월 간은 한식에 빠져서 집밥을 해 먹는 데 재미가 들려 있었다. 이전에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집에서 식단을 차려서 먹었었지만, 퓨전 한식 또는 양식에 가까운 다이어트 식단을 차려서 먹었었는데, 집밥 다이어트 레시피북을 구입하고 나서는 한식다운 한식을 차려서 먹는 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밥이 좋았다. 그런데! 언니와 함께 카페 투어 데이트를 하고 나서는 스콘이 강렬하게 머릿속에 들어와서 똬리를 틀고 나가지를 않고 있다. 그러면서 밥을 차려서 먹는 것이 귀찮아졌다.


그리고 자꾸 카페를 가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이다. 카페에 가고 싶다. 너는 카페 투어가 하고 싶다. 카페에 가라! 삐리 삐리! 머릿속에서 하도 난잡하게 구는 통에 인스타그램에 #스콘, #스콘 맛집, #서울 카페, #카페를 몇 번을 검색했다 지웠다 했는지 모르겠다. 구경하면서도 이제는 카페 투어를 한 사진이 추천에 뜰 정도이다.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아, 카페 가고 싶다. 카페 가서 맛있는 디저트도 먹고 디저트 사진도 찍고 예쁜 카페 인테리어도 찍고 싶다. ', 못 가본 동네 여기저기 둘러보고 사진 찍고, 시야 넓히고, 전시도 가고 싶다. 여행도 가서 사진 찍고 싶다!!!!!!!!라는 생각에 글쓰기를 할 의욕조차 잃었었다. 그래서 어제 하루 일기 쓰기를 쉬었다.


그러다가 이제 24일부터 코로나가 2단계로 격상된다는 이야기를 재난문자를 받고 더 큰 상실감에 빠졌다. '아니!, 왜 하필 프로 집순이가 외출하고픈 마음이 뿜 뿜 할 때 코로나가 심각해지는 거야!? '란 이기적인 생각도 잠시 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그래. 나갈 수 없다면 집에 카페를 차리자. 집에서 베이킹을 하면 돼! 집에서 예쁘게 차려서 사진을 원하는 대로 예쁘게 찍어보자!'라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코로나 때문에 직장을 잃으신 분들도 계시고, 직장에서 두 배 세 배로 더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재택근무나 자가격리, 또 코로나에 감염되셔서 코로나를 이겨내시느라 힘든 분들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시점에 이런 불평이나 하고 있다니! 너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싶었다. 그래서 집에서 베이킹을 했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울적할 때,

또 집에만 있다 보니까 너무너무 심심할 때,

한가한 날 좀 맛있고 있어 보이는 걸 먹고 싶을 때,

그럴 때 해야 되는 게 베이킹이지! 이제 다시 요리하는 데 취미를 들여보자!라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런데 그러고 나니 예쁜 플레이트와 덮밥 볼, 커트러리가 눈 앞에 아른거리고 웹서핑을 할 때도 이젠 소품샵과 편집샵을 뻔질나게 들락거리고 있다. 물론 정말 신중한 사람이라서 사고 싶은 것들을 왕창 장바구니에 담아만 놓고 아직 아무것도 산 것은 없다. 그렇지만 머릿속에 계속 둥둥 떠다니고 있다. 사고 싶다. 사자. 당장 사자. 돈이 없다. 그지라고! 흑흑, 슬프다. 어떻게 돈을 벌까! 억만장자는 아니어도 이런 플레이트 고민 않고 그냥 살 수 있는 정도의 재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오늘 그러니까 열심히 살아보자! 그렇게 머릿속이 하루 종일 시끄럽다. 나만큼 머릿속에서 여러 마음들이 조잘거려서 혼자 생각하느라 머리 터질 것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다른 사람이 보기엔 참, 한량 같을 수도 있고, 아무 생각이 없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이라고 볼 것 같아서 억울하기도 하고 참 재밌다.


그래서 카페 휘게의 주인장이 만든 브런치 홈카페 메뉴! 4가지!


RECIPE 1. 코코넛 고구마 토르티야

비주얼뿐만 아니라 식감 깡패다! 토요일 점심에 먹은 것!

만드는 법

1. 삶은 병아리콩 한 줌, 코코넛 플레이크 한 줌, 현미 가래떡 1개, 고구마 무스(삶은 고구마+무가당 요구르트+시나몬가루+알룰로스 올리고당+땅콩버터), 피자치즈 한 줌, 통밀 토르티야 1개를 준비한다.

2. 통밀 토르티야에 고구마 무스를 바른다.

3. 병아리콩과 한 입 크기로 작게 떼어 낸 현미 가래떡을 얹는다.

4. 피자 치즈를 얹는다.

5. 에어 프라이어 180도에 5분 간 돌려 치즈를 녹인다.

6. 코코넛 플레이크를 취향껏 토핑 한다.


이건 진짜 떡의 쫄깃함과 병아리콩의 톡톡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고구마의 단맛과 통밀 토르티야가 모든 것을 감싸주는 맛, 치즈가 늘어나는 맛까지 식감에 예민한 사람이 먹으면 정말 좋아할 맛이다.


RECIPE 2. 고구마 떡 세트

토요일 저녁 식사



고구마+ 떡 조합에 빠져서 만든 레시피! 고구마 두부 스테이크를 응용해서 만든 건데, 정말 포만감도 크고 맛도 있었다.


만드는 법

1. 삶은 고구마 40g+두부 100g+소금 1꼬집+ 흑임자 1큰술+ 통깨 반 큰 술을 전자레인지에 3분 30초 간 넣고 돌린다.

2.1. 을 잘 섞어주고,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볶아 준다.

3. 시금치나물과 현미 가래떡을 곁들여서 먹는다.

tip! 1. 에서 두부를 면포에 넣어 물기를 꼭 짜주고 전분가루를 넣고 스테이크 형태로 빚어서 먹어도 맛있다.




RECIPE 3. 베이크드 오트밀



어제 늦잠을 자서 아점으로 <오! 이렇게 다양한 오트밀 요리>를 보고 만들었다. 만드는 법은 저작권 때문에 생략하겠다.
오랜만에 오트밀 베이킹 책을 꺼내 들었다. 스콘을 먼저 반죽을 했다가 휴지 시켜야 먹을 수 있는 것을 알고 나서 기다릴 수가 없어서 만들어서 먹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달아서, 스테비아의 양을 줄여서 먹어야 할 듯하다. 스테비아는 설탕 대체제인데 특유의 쓴 맛이 있어서 양 조절을 잘하는 것이 관건인데 어느 정도를 줄여야 단 맛만 덜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달아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한 번에 저만큼이나 먹어버렸다. 나눠먹으려고 많이 만들었던 것인데 차게 먹어도 맛있다고 해서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오늘 아침에도 먹었다. 이런, 인정하기 싫었는데 내 취향이었나 보다.
베이크드 오트밀은 겉(위쪽)은 바삭하고 안 쪽은 촉촉, 쫄깃한 빵과 떡 사이의 질감이다. 치아바타와 조금 유사한 면도 있고, 약밥의 식감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그 둘을 섞어 놓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위쪽은 쿠키 같다. 블루베리와 치아시드가 톡톡 터져서 그걸 씹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정말 단데 그 단 맛에 끌리는 맛이다. 그리고 치아시드 덕분인지 정말 포만감이 장난이 아니다. 이걸 먹고는 저녁에 보쌈을 먹을 거였는데 단 3점만 먹고 딱 젓가락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RECIPE 4. 홍차 스콘 (망고 피치 스콘)

어제 만들어서 조금 떼어먹어보고, 오늘 아침과 점심, 저녁으로 먹은 스콘. <오! 이렇게 다양한 오트밀 요리>를 보고 만들었다.
책에서는 얼그레이 티로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얼그레이가 맛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얼그레이가 아닌 홍차로 만든 스콘을 먹었다. 이 스콘 진짜 입안이 마르도록 퍽퍽한데 잘 부서진다. 처음 먹어 보는 식감이다. 신기하다. 이번에 좀 오래 구운 듯해서 다음엔 5분 덜 구워보려고 한다. 그리고 조금만 먹어도 이것도 포만감이 되게 커서 신기하다.



집에서 그래도 나름대로 혼자 카페처럼 차려 먹고 나니 카페에 당장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대신 집에 카페를 제대로 차리고픈 생각이 샘솟는다.


큰 일이다. 나, 이러다 창업하는 거 아닐까? 나 이러다 사장님 되는 거 아닐까?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해본다.


빵 귀신이 떠나가고, 코로나도 떠나가는 그 날까지, 한동안 홈카페 휘게 사장은 계속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휘게네 홈카페에 많은 손님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다음 홈카페 메뉴도 맛있게 구워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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