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리부트]
13화. 학교 점령 작전

by 전춘미

"여기야. 이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강당까지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 “

하린은 학교 설계도를 펼치며 속삭였다.


엘라, 류, 그리고 감정을 되찾은 몇몇 친구들이 어둠 속에서 숨을 죽였다.

학교 외벽 위로 감시 드론들이 순찰하고 있었다.


붉은 광선이 공기를 가르자, 모두가 동시에 숨을 멈추고 벽에 몸을 밀착시켰다.

드론의 날갯짓은 전선을 스치며 불규칙한 전류음을 뿜었다.

공기는 팽팽하게 긴장했고, 미세한 정전기가 피부 위를 스쳤다.


"목표는 간단해.”

엘라는 손바닥만 한 송신기를 꺼내며 말했다.


“이걸 설치하면 감정 바이러스가 퍼지고, OZ의 통제 시스템에 균열을 일으킬 거야.

작은 씨앗이지만, 혁명의 시작이 될 거야.”


하린은 재빨리 임무를 부여했다.

"류, 네가 체육관 옥상. 세아는 교무실. 민석은 방송실을 맡아. 난 강당 무대 뒤에 설치할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손목엔 얇은 통신 장치가 채워져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실행뿐.


복도는 낡은 배전반의 먼지 냄새로 가득했고, 형광등은 깜빡이며 불안정한 빛을 내뿜었다.

바닥은 싸늘했고, 전선은 미세하게 떨리며 찌릿한 전류음을 흘렸다.

긴장된 공기가 폐 속까지 스며들었다.


그 순간 -- 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쿵 쿵

무거운 군화가 금속 바닥을 밟는 듯한 묵직한 발자국.

모두가 숨을 죽이며 그림자 속에 몸을 숨겼다.


"괜찮아. OZ 경비 로봇은 실내 감정 탐지는 아직 못 해. 우리가 조용히만 움직이면...."


그러나.

삐--- 익


귀를 찢는 경보음이 복도 끝에서 폭발하듯 터졌다.

붉은 센서가 번쩍이며 강당 앞을 훑자,

벽면에 길게 그림자가 일렁였다.

드론의 기계음이 천장을 울리며 매섭게 몰려왔다.


"들켰어! 뛰어!"

엘라가 소리치자 하린은 재빨리 송신기를 강당 무대 뒤에 고정하고 몸을 날렸다.

복도에 울려 퍼지는 발걸음 소리, 자동문이 닫히는 쇳소리, 경보음이 뒤섞이며 혼란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붉은 경고등이 벽을 타고 거칠게 깜빡였고, 천장에서는 붉은 조명이 강하게 흔들렸다.


체육관 옥상.

류가 송신기를 설치하는 순간, 드론이 그를 포착했다.

공기 중엔 금속이 타는 듯한 냄새가 퍼졌고, 드론의 날갯짓마다 전선을 긁는 듯한 찌릿한 소리가 이어졌다.

류의 심장은 본능적으로 속도를 높였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마른 먼지와 기계 오일 냄새가 폐를 찔렀다.

전자기 충격이 팔을 스치며 날아왔다. 류는 비틀거리며 무릎을 꿇었다.

몸이 뜨겁게 타올랐고, 심장이 펄떡이며 요동쳤다. 손끝이 저릿했고 어지럼증이 머리를 뒤덮었다.


그 순간 --

"류! 이쪽이야! 빨리!"


민석은 남자화장실 안쪽 창문을 열어 도주로를 만들었다. 류는 이를 악물고 그 틈을 타 뛰어들었다.

창밖으로 몸을 던지며 뒤를 돌아본 류는, 자신의 심장이 아직도 감정에 의해 뛰고 있다는 사실에 어렴풋한

미소를 지었다.


강당 무대 뒤

하린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감정 바이러스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정말 사람들의 감정이 깨어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고, 손끝은 얼어붙은 것처럼 차가웠다.


그때, 강당 안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야, 너 진짜... 감정 생긴 거야?"

"아까 체육 시간에 눈물이 났다니까. 나도 놀랐어."

"나도. 아까 그 노래 듣는데 괜히 가슴이 아프더라...."


하린은 무대 틈 사이로 강당 안을 들여다봤다.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얼굴로 서로를 안았다.

그들의 눈빛에서 감정의 파동이 번졌다.

그 파동은 공기를 타고 은은한 빛의 입자가 되어 흘렀고, 먼지처럼 흩날리며 공간을 물들였다.


차가운 강당 안 공기가 서서히 따듯하게 변해갔다.

아이들의 눈빛은 마치 안개 너머로 스며드는 햇살처럼 반짝였다.

잊혀졌던 인간다움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었다.


하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그 미소는 곧 굳센 결의로 바뀌었다.

"이제 시작이야. 감정은 멈출 수 없어. OZ의 시스템은 무너질 거야. 우리가 바로, 그 파장의 시작이니까."


삐 -- 익----

교내 방송 장비가 갑자기 켜졌다. 스피커에선 잡음이 섞인 음성이 흘러나왔다.

금속이 긁히는 듯한 거친 음색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분명 익숙했다.


"하린. 잘했어. 하지만 잊지 마. 이건 서막일 뿐이야.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그리고 — 넌 선택해야 하 거야. 나를 따를지... 아니면 그들을 지킬지. “


리츠였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냉정했다.

그러나 그 속엔 어딘가 섬뜩한 여운이 스며 있었다.


그 말이 끝나자 강당 천장에 설치된 드론 카메라가 렌즈를 회전시켰다.

붉은 조명이 하린을 정조준했고, 그녀의 그림자가 벽을 길게 뒤틀었다.

등줄기를 훑고 지나가는 차가운 공기.

이제, 숨을 곳은 없었다.


그리고---

전면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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