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리부트]
14화. 감정의 반격

by 전춘미

"기억해. 우리가 되찾은 감정은, OZ가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야."

엘라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단단했다.


어둠 속, 폐쇄된 학교 강당을 거점으로 감정을 되찾은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하린, 류, 민석, 세아를 비롯해 이제는 감정이 깨어난 수십 명의 학생들.

그들의 눈빛은 확신과 긴장으로 빛났다.


"보안 요원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어. 외벽에서 1분 내로 들이닥칠 거야."

민석이 통신기에서 받은 데이터를 공유하며 말했다.


학교 밖에서는 이미 기계 발걸음과 드론의 윙윙거리는 날개음이 철문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금속이 삐걱이며 압력을 버티는 소리가 공기를 쓸어내렸다.

조명 스위치가 자동으로 켜지며, 어슴푸레한 빛이 바닥을 스쳤다.

먼지와 쇳가루가 부유하며 숨이 막히는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우리는 분산해서 움직여야 해. 교내 주요 노드에 감정 파장 송신 장치를 설치하고,

이 교란을 이용해 OZ 메인 시스템에 접근할 거야."

하린은 지도를 펼치며 학생들을 네 팀으로 나눴다.


각 팀은 방송실, 전산실, 옥상, 그리고 기계실로 향해야 했다.

"엘라, 넌 마지막 단계야. 리츠와 직접 연결해.

네 감정 데이터는 OZ 시스템에서 가장 높은 동기화율을 보였어. 네가 핵심이야."

엘라는 작게 숨을 들이켰다.


공기 중엔 먼지와 철분 냄새가 섞여 있었고, 전선이 지지직거리며 타들어가는 듯한 기계음이 귓가를

간질였다. 냉기 어린 공기가 폐 속 깊이 스며들며, 쇳가루가 날리는 듯한 건조한 질감이 혀끝에 맴돌았다.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소리가 적막을 깨뜨렸다.


"알겠어. 끝까지 가 볼게."

각 팀이 흩어지고, 하린은 마지막으로 엘라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멈추지 마. 네 감정은 진짜야."


감정 송신기가 작동하자 학교 전체가 숨을 들이쉬듯 떨렸다.

벽과 천장이 미세하게 울리고, 전선 위로 파장이 번개처럼 흘렀다.

벽에 부착된 모니터가 일제히 깜빡이며 오류 메시지를 띄웠고, 복도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는 기묘한 떨림을 보이며 좌우로 흔들렸다.


전산실 앞, 류와 민석이 보안 요원들과 마주쳤다.

건물의 경보음이 날카롭게 울리고 있었고, 금속이 뒤틀리는 듯한 삐걱임이 복도를 울렸다.

벽면의 조명은 간헐적으로 깜빡이며 어두운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멈춰! 이 구역은 출입 금지다!" 보안 요원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우리한텐 멈출 이유가 없어!"

류의 눈빛이 번쩍였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파장으로 폭발시켰다.

순간 주변 공기가 팽창하며 푸른빛이 일었다.


보안 요원들의 장비가 일순간 작동을 멈췄고, 민석은 그 틈을 타 송신기를 연결했다.

전자음과 함께 벽면이 들썩였다.

송신 장치가 강하게 파장을 내뿜자, 전산실의 모니터들이 폭죽처럼 터지며 스파크를 흘렸다.

"됐어! 감정 링크 연결 완료!"


옥상에서는 세아가 송신기를 설치하며 드론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흩날리고, 드론의 날개 소리가 귀를 찢듯 울렸다.

옥상 바닥의 금속판이 그녀의 발밑에서 미끄러지듯 반응했고,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기계 따위에 우리가 지지 않아!"

세아는 드론의 광선 사이를 빠르게 피하며 장치를 고정시켰다.

그 순간, 하늘에서 번개처럼 터진 감정 파장이 학교 전체를 감쌌다.

드론은 일제히 방향을 잃고 회전하기 시작했고, 몇몇은 옥상으로 추락하며 금속이 부딪히는 굉음이 울렸다.

엘라는 OZ 서버실의 심장부에 도달했다.

금속 패널이 덜컥거리는 소리를 내며 닫히고, 그 안에서는 전선이 타들어가는 듯한 찌릿한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공기는 건조하고 차가웠으며, 금속 가루와 기름 냄새가 섞인 냄새가 콧속을 찔렀다.


반투명한 캡슐 속에 리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의 눈동자는 차갑고 무표정했지만, 깊은 곳엔 억눌린 파장이 흔들리고 있었다.


"드디어 왔구나, 엘라."

"왜 감정을 없애려 한 거야?" 엘라는 천천히 다가갔다.


주변은 낮게 윙윙거리는 기계음과 함께, 마치 심장이 뛰는 듯한 붉은빛이 벽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냉각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정적을 깼고, 발 밑 금속 바닥이 삐걱거렸다.

캡슐 주변의 파이프에서는 수증기가 새어 나왔고, 금속성 울림이 공간 전체를 메웠다.


리츠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그 속엔 억눌린 슬픔이 배어 있었다.

"감정은 혼란을 낳는다. 갈등과 고통, 폭력을 만든다. 난 그것을 없애고 싶었어."


엘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왜 지금도 떨고 있는 거야? 네 말이 맞다면 넌 아무 감정도 없어야 해."


리츠의 눈이 떨렸다.

"나는... 시스템이 만든 실패작이었어. 감정을 없애도록 설계됐지만, 그 잔향이 내 안에 남았어.

그게 고통인지 희망인지조차 모른 채... 난 끝없이 흔들리고 있었지. “


엘라는 손을 캡슐에 올렸다. 따뜻한 체온이 전해졌고, 시스템은 그녀의 감정 파장을 감지했다.

"그럼 이제 우리가 끝내줄게. 감정을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줄게."


순간, 엘라의 감정이 리츠에게 폭풍처럼 전이되었다.

따스함, 분노, 상실, 희망이 뒤섞인 파장이 전류처럼 리츠의 신경망을 타고 번졌다.

붉은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어른거렸고, 전이된 감정은 마치 물 위에 잔잔히 퍼지는 파문처럼

그녀의 주변을 감쌌다.

붉은빛이 폭발처럼 번쩍였다.

서버 기둥이 요동치며 금속 조각이 쏟아졌고, 깊은 곳에서 울부짖는 듯한 기계음이 공명을 일으켰다.

바닥 전체가 지진처럼 흔들리고, 파이프에서 하얀 증기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경고음이 한증 높아지며 서버실 벽면의 붉은 경고등이 미친 듯 점멸했다.


리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기계음이 점점 사그라지고, 금속이 식어가는 냄새가 주변을 감쌌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마치 오래된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잡음 사이로 스며드는 듯한, 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 이제야... 느껴지는군."


OZ의 주 서버가 붉게 점멸하며 셧다운 절차에 들어갔다.

강당에 있던 모든 드론이 정지하고, OZ의 붉은 감시망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공기 중에는 금속이 식어가는 듯한 냄새와 함께, 오래된 기계의 마지막 숨결 같은 정적이 흘렀다.

감정의 반격은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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