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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재잡담

왜 할머니는 보온병을 마호병이라고 불러요?

딸아이의 질문

by 기타치는 사진가

딸내미의 질문에 대답을 해 주고 보니 모르는 분들도 많을 듯해서 여기에도 적어 놓습니다.

일본 내에서 보온병을 처음 개발하여 판매한 회사에서 '이건 마법이야!!' 싶어서 마법의 병, 즉 마호빙(魔法甁, まほうびん)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는군요. 1904년 독일에서 처음 상품으로 개발된 보온병은 일본에서는 1909년부터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1911년에 일본 내에서 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했고 이 제품의 상품명을 마호빙 즉 마법의 병이라고 붙였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서 건너온 마호빙이라는 단어에 '빙'만 우리에게 익숙한 '병'으로 바뀌어 마호병으로 부르게 된 거지요. 일제강점기를 거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무래도 마호병에 익숙하시겠죠.

특정한 제품의 브랜드 명칭이 일반명사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습니다. 바바리(영국의 레인코트 브랜드), 정종(일본의 청주 브랜드) 등이 그런 경우이지요. 또 뭐가 있을까요?

또 한 가지, 마호라는 일본어 단어는 그대로 두고 빙만 병으로 바뀌었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영어가 일본어 발음으로 변형되고 거기에 우리말 단어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도 많습니다. 영어 can이 일본으로 와서 '깡'으로 바뀌고 여기에 '통'이 붙어서 깡통이 되었답니다. 마찬가지로 예전에는 드럼통을 도라무통이라고 불렀지요. 도라무통은 사라졌지만 깡통은 남았군요. 이런 사례가 더 있을 테니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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