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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타치는 사진가 Oct 09. 2015

콤플렉스 vs 콤플렉스

혹은 콤플렉스 vs 사이코패스?

  둘이서  치고받고 싸우고 있는데 왜 싸우냐고 물었더니 서로 '저 놈이 때려서...'란다. 주먹질 구경이야 재미나긴 하지만 싸우는 이유가 없으니 누가 이겨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고 지루해진다. 그냥 아무나 이겨라 싶기도 하고.

  두 콤플렉스가 부딪히면서 파장을 만들어 내는데 공진을 일으키는 게 아니고 상쇄시켜 버린다. 콤플렉스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산만하다. 그러다 보니 스토리를 끌고 가는 힘이 달린다. 이런 저런 돌멩이를 주변에서 던져 보지만 이 역시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


  갈등은 증폭되어 가는데 원인이 불분명하다. 납득이 가지 않으면 느낄 수가 없다. 일탈을 상징하는 이런저런 요소들이 등장하지만 당위성이 부족하다. 개연성 없이 나열되는 화면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 모든 걸 다 설명해 줘야 하는 거라면 그게 영화냐, 다큐멘터리지 싶긴 하지만 개연성 높은  허구일수록 드라마로서의 밀도는 높아지는 법이다.


  송강호와 유아인의 연기 대결은 명불허전, 역시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 답다. 그 들의 연기가  빛날수록 개연성의 부재, 역사적 사실의 재해석에 대한 고민의 부실함에 대한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고급 캐비어와 와인으로 만든 요리라면 응당 그에 합당한 맛을 기대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조선왕조 최대의 치욕 중 하나이자 역사적인 사이코패스로 기록되어 있는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어찌 풀어 냈는지에 대한 호기심은 이 영화가 노리는 마케팅 포인트였을 게다. 포인트는 제대로 찾았지만 화살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버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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