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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타치는 사진가 Oct 10. 2015

Water Deviner - 수맥을 찾는 사람

수맥 대신 아들의 시체를 찾으러 가다.

아들 셋을 전쟁에서 잃고, 한꺼번에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아내마저 정신착란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상황, 아버지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전장으로 떠난다. 복수하러? 아니, 아들의 시신을 찾으러... 쌍방 합쳐 만 명 이상이 전사한 전장에서 뭔 수로 아들 셋의 시신을 찾을 거라고 자신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자신 따위는 애초부터 없었을 지도 모른다. 가족을 모두 떠나 보내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 것 밖에 없었을 테니까.

대서양 반대편, 그것도 적도 넘어 있는 호주는 1차 대전에서 동맹국의 땅덩어리 한 자락 챙길 생각이 없다. 다만 대영제국의 일원이기에, 지구 반대편의 여왕을 위해 전쟁에 참여했고, 그 대가로 아들 셋을 잃은 코너 씨에겐 모든 것이 허상으로 보였을 테지. 국적과는 상관없이 자기를 도와주면 친구인 거고, 아들을 찾을 수만 있다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용의가 있다. 어쩌면 오늘날 호주라는 나라의 입지, 혹은 호주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Water Diviner, 여지 껏의 전쟁 영화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어쩌면 치열하게 붙어서 다투고 있는 대륙과는 멀찌감치 떨어져 잇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호주 출신 배우 러셀 크로우의 감독 데뷔작. 풀었다 조였다 하는 연출 솜씨가 새내기 감독 같지 않다. 품고 있는 메시지를 녹여내는 솜씨도 훌륭하다. 올가 쿠릴렌코도 참 예쁘다. 끝 부분에 덥석 내 던지는 반전도 묵직하다. 한 마디로 볼 만한 영화. 5점 만점에 4점. 스토리가 슬그머니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부분이 아쉬워 1점 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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