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함수의 폭발적인 성질
독자 여러분 중에 제가 막걸리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아시는 분이 계실라나요? 술을 빚기 위해 고두밥을 찌고 누룩과 섞어 놓으면 과연 이게 술이 될까 싶을 정도로 덩어리 져 있습니다. 다음 날이 되면 어느 정도 삭아서 조금 부드러워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술이라기보다는 무른 떡에 가까운 상태에 가깝습니다. 사흘 때가 되면 놀랍게도 거품이 부글부글 끓고, 새콤달콤한 향기가 훅 올라오죠. 술독에는 요구르트 정도로 술이 만들어져 있고요. 어제까지 아무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이 에너지가 나타난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효모의 입장이 되어봐야 합니다. 그전에 옛날의 인도로 잠시 떠나 볼까요?
고대 인도에서 체스를 발명한 신하에게 왕이 상을 내리겠다고 했답니다. 신하가 요구한 내용은 무척 소박하게 들렸지요. "첫 번째 칸에 쌀알 한 알, 두 번째 칸에 두 알, 세 번째 칸에 네 알, 이렇게 다음 칸마다 두 배씩만 놓아주십시오."
왕은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겁을 했다는군요.
64칸짜리 체스판의 마지막 칸에 올려야 할 쌀알은 약 9.2 × 10¹⁸ 개입니다. 전 세계 쌀 생산량을 수백 년치 모아도 모자라는 양이지요. 체스판을 꽉 채우는 쌀알의 무게는 지구 전체 쌀 생산량의 수천 배를 넘어섭니다.
처음 절반인 32칸까지는 사실 별것 없었죠. 약 43억 알, 그러니까 수십 톤 정도였으니까요. 왕국의 창고를 좀 털면 될 것 같죠?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33번째 칸부터 64번째 칸 사이에, 앞의 32칸 전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 필요해지거든요. 전체의 절반이 아니라, 사실상 거의 전부가 후반부에 집중되게 됩니다.
이것이 지수적 성장의 본질입니다. 초반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다가, 어느 순간 모든 것을 집어삼켜버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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