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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와이 여행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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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셩혜 Jul 05. 2019

하와이 파머스 마켓을 가다

파머스 마켓에서 만나는 오하우 맛집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아후 곳곳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은 참 매력적이다. 대충 봐도 무엇을 파는지 알지만, 괜히 부스마다 기웃기웃하게 되고 시식 메뉴도 하나씩 집어 먹는다. 종종 로컬 예술가의 라이브 연주도 들을 수 있다. 대형 마트는 필요한 물건만 찾아서 구매하는 시스템이지만 파머스 마켓은 다르다. 게다가 관광객 위주의 마켓이 아닌 현지인 위주의 마켓이라면 이야기는 더 풍성해진다. 파머스 마켓에 나온 오아후 유명 쌀국수 매장 테이블, 처음 보는 낯선 주민이랑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오픈 주방이라 주방장과 음식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마치 TV 프로그램인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 편을 보는 것 같은 풍경이다) 벤치에 앉아 음식을 먹던 할아버지는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주문한 음식에 대한 맛 평가를 건넨다. 그렇게 음악과 웃음소리,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 밴 곳이 파머스 마켓이다.

수요일 오후 4시~7시. 닐 브라이스 델 센터에서 열리는 호놀룰루 파머스 마켓(Honolulu Farmers market)은 주변 현지인을 위한 장이다. 관광객이라곤 일-도 찾아볼 수 없다. 많지 않은 부스이지만 과일, 채소 등 장을 볼 수 있고, 플레이트, 쌀국수, 피자, 무스비 등 저녁 식사가 가능하고, 아이스크림, 케이크 같은 디저트까지. 알차게 모여 있다. 직접 만든 시즈닝 제품이나 꿀을 판매하는 파머도 있다. 넓지 않은 곳이라 딱 둘러보기 좋은 정도이다. 현지인들은 돗자리를 챙겨 나와 푸릇푸릇한 잔디 위에 자신들만의 야외 테이블을 만들고 식사를 즐기기 여념 없다. 마치 원래 그랬던 곳처럼 어색함이 하나도 없다. 일본인 커플은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했는지 마켓 앞 버스 정류장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래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 없다.

호놀룰루 파머스 마켓에서 가장 좋은 점은 오아후 3대 쌀국수 중 하나라 생각하는 ‘더 피그 앤 레이디(The PIG & Lady)’ 음식을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매장엔 늘 대기 줄이 긴 편이다. 파머스 마켓 매장이라고 예외는 아니지만, 그래도 파머스 마켓에서 기다리는 건 재미있다. 사람들과 함께 하나 되어 어울리니 그 기다림도 즐길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할까! (The PIG & Lady는 수-호놀룰루 파머스 마켓, 목-카일루아 파머스 마켓, 토-KCC에서도 만날 수 있다) 와이키키 내 복잡한 곳에서 식사가 싫다면, 저녁 시간 열리는 파머스 마켓에서 현지인들과 함께하는 한 끼 어떤가! 쌀국수의 진-하고 깊은 육수 맛처럼 여행에서 진한 기억 하나쯤 선물할지도 모른다.

토요일에 열리는 KCC 마켓은 사람 걸음에 치이느라 마켓을 즐기기 힘들지만, 바람 속도에 맞춰 느긋하게 걷는다면 괜탆다. 여행객 많이 찾아 약간 비싼 느낌도 없지 않지만. 와이키키(화·목), 카일루아(목·일), 워드(수·일), 카카아코(수·토) 등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은 두말할 나위 없이 좋지만, 일정과 동선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경험에 의하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와이키키, 카일루아로 물놀이를 간다면 목요일에 열리는 카일루아, 토요일 활기찬 아침을 열고 싶다면 카카아코).

파머스 마켓은 마치 이곳 주민처럼 현지인과 어울려 장도 보고 식사도 해결하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자리이다. 단기 여행객들도 한 번쯤 방문해보면 좋지만, 장기 여행자들에겐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마켓이다. 그렇고 그런 대형 마트가 식상하다면, 장바구니 들고 파머스 마켓에 나가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