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토요일 산책

20190914

by 셩혜

오늘도 눈을 뜨니 7시다. 세수도 하지 않고 산책길에 나섰다. 쿱(coop)에서 물을 살 때 분명히 확인하고 샀거늘, 1L 짜린 생수가 맞는데 500ml 물은 탄산수다. 별 수 없어서 하나 챙겼다.

문을 나서 왼쪽은 아르세날레(arsenale) 지역이고 오른쪽은 산 마르코 광장 지역이다. 조금 더 조용할 아르세날레 지역으로 산책을 나섰다. 이 지역은 조금 익숙하다. 지난 12월 베네치아 여행 시 묶었던 숙소가 있기 때문. 그 호텔 앞을 지난다. ‘호텔 부친 토로(Hotel Bucintoro)’가 반갑다.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가 유독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나선 현지인들이 많다. 반려견들은 서로 반가운지, 혹은 서열 다툼을 하는지 꼬리 쳐 흔들거나 으르렁 거린다. 호텔을 지나면 가리발디(Via Giuseppe Garibaldi)라는 스트리트가 나오는 데 베네치아에 있는 길 중 꽤 넓은 길에 속한다. 사람 한 사람이 겨우 지날만한 골목부터, 간신히 두 명 정도가 다닐 수 있는 골목만 다니다 보면 이 길이 얼마나 크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오후면 활기가 넘치는 이 길도 아직은 조용하다. 베네치아 출신의 탐험가 카보토(Home of John Caboto) 집 위로 비행기가 지나간 것 마냥 시선을 잡는 구름 길이 펼쳐졌다.

Giardino della Marinaressa 작은 공원인데 공공미술품이 꽤 많다.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이라 더 그런 건지 알 수 없지만, 뻔한 아침 산책길을 풍부하게 해주는 느낌이다. 전형적인 노동자 집단 마을이었다는 아르세날레 입구 주택들이 무심코 넘겨지지 않아 그 앞에 서 세월을 더듬었다. 해상무역의 중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배. 그 배를 만들던 조선소가 가득했던 그 옛날, 이곳 노동자의 삶은 고되었지만 자부심만 가득했으리라!

자르디니 카스텔로 공원(Giardini di Castello)을 앞두고 방향을 돌렸다. 공원 너머는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 남겨두기로 한다.

토요일 아침, 바다, 하늘, 사람, 마음 모두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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