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불려 쓰임 받을 수 있는 '나'
외부 일정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교보문고에 들렀다. 마음의 안식을 얻기 위해 종종 들르는 곳인데, 왠지 모를 위안이 있고 또 힐링이 되는 나만의 아지트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그런 아지트. 교보문고에서 나의 행동은 뻔하다. 베스트셀러 쪽 기웃, 자기 계발서 쪽 기웃. 그리고는 전체적으로 서점을 한 바퀴 크게 둘러본다. 오랫동안 사랑받았고, 지금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들도 보이고 '나 좀 봐주세요!' 라며 소리치는 신간들도 보인다. 그렇게 서점을 두세 바퀴 정도 돌다 보면 유독 눈에 들어와 꽂히는 책들이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내가 좋아하는 색감의 표지일 수도 있고 그럴싸한 디자인일 수도, 나의 현재 상황에 꼭 맞는 제목(후크에 약하다) 일 수도 있다. 다양한 이유로 꽂히게 되는 책들이 항상 있다. 누군가 그랬다. 책은 충동구매라고. 나 역시 매번 충동구매로 인해 교보문고만 들렀다 하면 2~3권은 항상 집으로 가져오게 된다.
이번에는 여러 이유로 꽂혔던 책을 구입했다. 바로 조수용 님이 쓴 일의 감각이라는 책이다. 매거진 <B>를 창간하고 발행인으로 일하고 있는 조수용 님은 디자인 씬에서 엄청 유명한 분이다.(물론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책 표지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주황색이기도 했고, 요즘 일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책 제목이 '일의 감각'이었다. 정말 여러 가지 이유가 나와 맞는다고 생각해서 일의 감각이라는 책을 들여왔다. 당분간 일의 감각을 통한 인사이트를 중심으로 내 생각을 적을 예정이니, 이런 류의 글도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p.24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오너쉽은커녕 '내 회사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일하면 재미가 없을뿐더러, 결국 어차피 가야 하는 길을 돌아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나를 월급만큼만 일하는 직원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물론, 그저 '주어진 일을 하고 허락받기를 기다리는 사람'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게 과연 나에게 좋은 일일까요?
회사라는 조직은 내가 당장 그만둔다고 망하지 않는다. 나 하나 그만둔다고(아주 조금이라도 타격을 입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망할 회사였으면 진작 망했을 것이다. 이렇게 망하지 않는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나는 해당 조직에서 어떻게 취급받고 있을까? 물론 모든 회사나 기업이 그렇지 않겠지만은 대부분의 회사 또는 기업 또는 조직은 소속해 있는 직원들을 거대한 공장에서 쓰는 한낱 부품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회사, 기업 또는 조직을 다니는 직원들 역시 동일하게 회사를 바라보며 꽤 냉소적이다.
'회사는 회사일뿐'이라며 직원 간의 유대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든지, '어차피 회사일, 너무 애쓰지 마라' 라며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물론 나 역시도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내용이다. 나 역시 '회사는 나를 한낱 부품으로 생각하기에 언제든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잔인하면서도 너무나 현실적으로 보면 회사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무엇하나 고장 났다고 해서 멈춰지면 안 된다. 어찌 보면 그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품(나 그리고 우리)이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냉소적이고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태도의 직원들이 많이 보이게 되는 것도 이해가 되고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다만 그렇게 냉소적이고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을 하게 될 때면 일을 하기가 고통스럽고 또 그 일을 통해 스스로에게 얻는 것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정말로 힘들지만, 너무나 괴롭지만 회사에, 기업에, 조직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은 그러한 부분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되 새로운 것들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9 to 6으로 똑같이 주어진 시간에 누구는 자기 성장과 계발이 끊임없고, 누구는 점점 퇴보하는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일까? 점점 퇴보하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은 자신이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동료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라. 가장 먼저 언급했던 조수용 님의 일의 감각을 볼 때면 우리가 일을 대할 때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 팁을 알려준다.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나는 정답 쪽에 가깝다고 느낀다.) 오너십을 가지라고. 회사가 나에게 신뢰를 갖고, 내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내 생각을 펼치며 일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하루에 1/3이라는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게 된다.(혹은 그 이상이신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곳이라면, 내가 너무나 힘들어 항상 힘들어만 하는 곳이라면 어떨까?
우리에게 주어진 일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느냐 혹은 힘들게 보내느냐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는 숙제와 같다. 세스 고딘은 말했다. '린치핀과 같은 사람이 되라고.' 그러니까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