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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Jan 05. 2022

[서평] 푸드테크 혁명

인류 먹거리 식품 혁명의 한 복판,  꼭 알아야 할 메가 트렌드 집중탐구

푸드테크 혁명 : 

인류 먹거리 식품 혁명의 한 복판,  꼭 알아야 할 메가 트렌드 집중탐구


인류사를 되짚어보면 전쟁의 근본적인 탐욕은 “먹거리”였다.

배고픔에 굶주리던 이들에게 남의 것을 빼앗는 약탈 행위는 자급하는 식량의 범위를 넘어서는 풍족과 함께 어려운 시간을 노동으로 보내며 힘들게 식재료를 생산하는 행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했다.

물론 침략의 행위는 그에 상반하는 고통과 실패의 위험이 동반되지만, 한 번 욕심이 발동하면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된다.

전쟁사는 음식의 무한정한 확보를 통한 힘의 발산 과정으로 이해해도 좋겠다는 결론이 선다.


21세기 들어 폭력에 위한 위압은 국제적인 눈총을 받는 수준의 경이로운 발전이 있었다.

아직 국지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전쟁의 규모는 버튼 하나로 지구를 콩가루로 만들 수 있는 파괴적인 충만함에 오히려 두려움이 생겼고, 자연적은 전쟁억지 도구가 되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이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 등 강대국에 의한 부분적인 도발조차 국제적인 명분이 필요하고, 불량한 전쟁에 너도 나도 비난질을 하게 되면 확전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에 주변국들도 그쯤에서 그만 두면 우리도 입 닥칠게, 인정하는 정리 과정이 진행됐다.


복잡해 보이는 역사의 수레 바퀴지만 근저에 깔린 식량에 대한 탐욕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점은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어리석음에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코로나 이후 세계 무역 물류의 순환에 문제가 생기며 곡물 가격이 상승하는 현재의 상황을 보고 있자면, 과연 물동량만의 문제일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 지금도 어느 식품대기업이나 원자재 기업들은 이 기회를 틈타 새로운 부의 창출에 매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국가나 단체의 조정없이 그들만의 리그를 이미 만들어 놓았기에 가능하고, 식량이 경제의 모든 것을 송두리 채 바꿀 수 있는 무기라는 인식은 모두 하고 있지 않던가.


코로나로 인해 푸드테크의 중요성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크게 높아졌다. 불량식품에도 선택권이 있다는 희대의 개드립이 싸늘한 융단폭격을 맞게 되는 정치권의 웃음 한 방은 이를 명백히 증명하고 있다.


더 많은 영토와 생산량을 추구하는 방향성과 달리 기술적인 인류의 진보를 활용하여 생산성 높으면서 자연 친화적인 식품 생산에 대한 꿈은 차근 차근 성숙된 시장으로 진입하며 위세를 현실화하고 확장하고 있으며 거부감이 들던 소비자들도 심각해지는 지구의 환경위기라는 흐름에 동참하고 있기에 더욱 빠른 행보로 우리 생활 속에서 스며들 수 있다.

책에 소개되는 푸드 이노베이션 맵 2.0을 들여다보면, 소비자로부터 생산자, 물류, 다른 영역의 플레이어까지 다양한 주체가 변화의 필요성을 현실로 끌어내리는 힘겹지만 의미 있는 작동들을 하고 있음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소비자 체험 측면에서는 구매체험 영역에서부터 식사 (집 안 또는 밖)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 시대로 급팽창한 배달은 물론이고 대체 단백질, 간호식 등이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공유주방이나 커뮤니티 식사 등 먹는 방식도 시대의 변화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갈증에 화답하듯 기존에 없던 형식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변화의 기저에는 실현할 수 있는 기술적 발전과 구조적 변화에 대한 니즈가 있고, 센싱 기술, 첨단기술 등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협력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은 조금 더 맛난 음식을 제공하는 기본적인 기능부터 최적화된 식재료의 전세계적인 공급망의 조절과 관련 산업군의 연계성을 높이고 있어, 일부 민감한 이들에게는 빅 “푸드” 브라더의 출현을 경계할 지 모르겠지만, 날짜 지난 냉장고 우유에 대한 알람과 함께 신선한 대관령 목장 우유가 오늘 저녁에 배송되는 편리성을 거부하기는 힘들어 지지 않을까?


커뮤니티의 힘도 푸드테크의 큰 변화의 주역이다.

과거에는 엄마에게 전수받은 요리 비법이 다였지만, 지금은 동네 마트에만 가도 요리의 급을 다르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조미료와 향신료는 물론 밀 키트까지 쉽게 구할 수 있고, 유명 쉐프의 요리 비법부터 쌍문동 유명 맛집의 숨겨진 식재료, 옆 동네 김씨 아줌마의 몰래 알려주는 조리법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의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일부만 공유되었던 지식이 IT의 발전으로 전파와 개량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첨단 기술이 장착된 요리기구까지 주방에 배치되며 식탁의 혁명은 일찍이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급속도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에어 프라이어라는 발상의 전환을 담은 주방요리기구가 수많은 자취생들의 선택을 얼마나 넓혀 놓았는지 우리는 익히 볼 수 있었다.


빨라지고 간편해진 식사 준비 과정은 공간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엄마 혼자 들어가 지지고 볶고 요리를 뚝딱 완성하던 부엌은 지금은 가족이 모여서 음식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을 넘어 친구가 소환되는 만남의 광장이 되기도 하고, 스포츠 중계나 음악공연이 이루어지는 거실의 일부가 되거나 홈 바(bar)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1인 가구에게는 가구와 조리기구들의 첨단화가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안정적이고 편리한 조리과정을 통해 자신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긍정적 환경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또다른 기회의 시장이다.

냉장고에 카메라를 붙이고 입출고되는 식품의 정확한 종류와 양을 파악하여 배송을 해주고, 새로운 레시피를 소개하며, 스파게티를 만들려면 다음에는 이런 소스를 사용해 보면 어때? 기업 홍보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집 안까지 들어와 냉장고에 식품을 차곡 쌓아주는 서비스 끝판왕은 이미 일부 시행되는 단계가지 진화했다.

책에서 가장 와 닿는 대체단백질 시장은 이미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새로운 세상의 단 면이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식물 패티가 들어있는 햄버거를 구매할 수 있고, 마트에서 비욘드미트의 미트볼을 구매할 수 있다.

과거에는 채식주의자나 성인병으로 육류를 멀리해야 하는 일부의 영역이었던 대체육 시장은 앞으로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동시에 효율적이고 건강한 식단을 이끌어가는 선두주자로 우리의 식탁을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식물성 단백질 관련 기업 등재수가 2018년 15개 기업에서 2020년 200개로 확대되는 시장현황만 보더라도 미래 전망을 점칠 수 있다.

미국의 임파서블 푸드가 식물성 패티를 전국 15,000개 레스토랑에 공급하고 있고, 비욘드미트는 맥도날드에 PLT(Plant Lettuce Tomato)버거 패티를 납품한다. 다국적 식품기업 타이슨푸드는 비욘드미트에 투자자로 나섰고, 세계 최대 식용가공업체인 브라질의 JBS 역시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의 선도적인 실험기업뿐 아니라 식품업계의 큰 손들도 모여들기 시작했다. 돈 냄새 제대로 맡은 것이다.

시장이 커지는 이유를 알 수 있는 하나의 질문이 책에 등장한다.

“어떻게 전세계 100억명의 “위(胃)”를 만족시킬 것인가?”

1957년 알에서 부화한후 57일째 905g하던 닭이 2005년에는 4,202g으로 커져버린 현실. 생물학상 한계까지 가축의 품종을 개량한 덕에 그나마 현재 인류가 싸움없이 고기를 섭취할 수 있고 이는 한계에 곧 부딪힐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구증가에 따른 육고기 공급의 한계성이 대두되고 있기에 대체육 시장으로의 전환은 비극적 식량전쟁을 막기위한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응방안이 될 수밖에 없다. 인류가 먹어 치우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수많은 자원과 땅이 투입된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투자를 한다면 배양육 시장에 베팅을 하겠다.

고기의 육질과 맛을 내기 위해 수많은 기술이 투입되는 만큼 콩 안에 무슨 물질이 들어갈지 걱정스럽기도 하고, 현재 시판되는 대체 단백질에 지나친 염분 함유는 실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염려도 있다.

닭다리만 배양해서 치킨을 만들어 먹는다면 프랑켄슈타인식 BBQ일지 모르지만 이쪽이 맛과 영양 우수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책에 소개되는 신개념의 주방 OS의 혁명도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눈길을 끈 챕터는 외식산업의 구조변화다. 코로나로 배달음식의 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의미하는 바가 큰 내용이다. 국내의 경우 어느 정도 집에서 시켜 먹는 문화가 중식, 한식 중심으로 정착되었기에 자연스럽게 품목이 확대되며 시장이 커지는 과정을 겪었지만, 제한적인 배달문화를 가지고 있던 미국, 유럽, 중국의 반응은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린 느낌이었으리라.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배달료나 라이더의 위험운전,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착취 등 파생되는 문제도 크지만 고객입장에서는 비용적인 문제만 감당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서비스가 있겠는가?

음식 유통의 변화에 따라 배달음식 전문점들이 한 공간에 모여드는 “고스트 치킨”이나 일본의 “로일 홀딩스”처럼 반 조리된 재료를 로컬에서 2차 조리만 하면 균일하고 우수한 맛을 유지하는 새로운 형태의 레스토랑도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무인 계산대를 넘어 로봇까지 가세하면서 외식시장의 변화는 앞으로 더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음식 자체가 하나의 컨텐츠가 되고, 쉐프의 스토리가 엮이며, 식당이라는 공간의 확장과 다중적인 의미를 지닌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변신. 소비자 입장에서는 연결된 사회에 맞는 기능의 진화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비용적 최적화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푸드테크에는 수많은 스타트 업들이 등장하고 있고 자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일부는 멋진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도태되어 사라지고 있다.

개별 기업의 발상과 노력도 시대를 이끌어가는 흐름이 되겠지만, 규모의 확대에 맞는 대기업과의 협업이나 CVC(Cooperate Venture Capital)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식품산업의 변화에 따라 유통업계도 극심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그러잖아도 죽을 맛인데, 그대로 멈춰 서 있다 가는 공급자에게도 두드려 맞는 위기 상황이다.

오프라인까지 장악하려고 뛰어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의 도전이 나쁘지 않는 작은 성공이 이어지고 있고 변화의 몸부림을 하고 있지만, 사실 시원찮아 보이는 건 나만의 시선은 아닐 것이다.


공급 체인 시대에서 생태계의 시대로 진화된 사회상을 직시해야 한다.

IT/모바일 업계가 만들어 놓은 생태계가 산업의 역동성과 구조, 승자를 바꾸듯 식품테크 산업에서도 새로운 가치사슬의 개발과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 시대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 식품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고, 또 거대한 미래로 가속하고 있다. 남들보다 빨리 푸드테크의 변화상을 꿰뚫어 본 이들이 기회를 빨리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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