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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Feb 06. 2022

[서평] 돈의 불장난

울고 웃고 역사 속 돈의 모습들, 미래 화폐와 비트 코인 돈의 모든 것

돈의 불장난 : 울고 웃고 역사 속 돈의 모습들, 미래 화폐와 비트 코인 돈의 모든 것 경제입문도서로 딱!


 


 


갑작스레 찾아온 주식시장 침체.


아니, 갑작스럽지는 않다. 이미 예견되었으니.


사람들은 몸소 체험을 해야만 자신의 예측이 빗나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수많은 시그널이 경고음을 내더라도 신호로서 파악하지 않고 잡음으로 치부한다.


그렇게 통장 바닥이 밑천을 드러낸다.


코로나 시국은 과도한 양적완화로 생산된 지폐가 물가를 급격히 상승시키며 장기침체의 악몽 속으로 몽유병처럼 걸어가게 만들어 놨다.


돈 찍어 댈 대는 신났던 금융인들이지만, 결국 빚잔치에 대한 책임과 구속은 국민 전체의 몫이다.


재난지원금에 대한 예산편성도 어쩌면 같은 맥락일 지 모르겠다.


월급쟁이 입장에서 경제활성화나 소상공인 지원 등 명분은 동감하나, 결국 유리지갑에서 뜯어간 피 같은 세금이 돌고 도는 셈이다. 이런 세태에 큰 돈을 만진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고급 정보를 활용한 피난처로 세금을 고이 모셔 두지 않았겠는가?


 


내가 학창시절에는 돈을 마뜩잖게 바라보는 시각이 팽배했다. 경제입문도서라도 제대로 볼 걸.


학교에서도 돈의 본질이나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않았고, 워낙 부정부패로 축적시킨 검은 돈이 우위이던 시대라 부자에 대한, 가진 자에 대한 질시와 불만은 탐욕이란 공격대상으로 변질된 시각이었다. 그나마 재테크라는 이름으로 부에 대한 개미정신이 유행을 탔지만, 정상적이고 노력의 결과로 쌓인 푼돈들은 정치인들의 50억 퇴직금 같은 사회적 암덩어리와 견주어 초라하기만 했다.


 


Money so they say 돈! 그래서 그들이 말하지 Is the root of all evil today 오늘날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Pink Floyd의 “Money” 같은 노래를 좋아한 덕에 개인적으로 재테크와는 큰 연이 없었다.


최근 2년여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활황과 가상회폐의 롤러코스터의 어지러움 증에서도 조용한 섬에서 지낸 듯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책망하는 이유는 돈이 돈 버는 시대에 탑승하지 않았다는 안타까움 보다는 경제의 중요성과 투자의 본질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했다는 자책감이 컸다. 


늦게라도 다시 시작한다는 다짐으로 주식책과 경제입문도서를 들여다보고 경제사를 다시 리뷰해보는 시간을 갖는 이유.


바로 여기에서 시작했다.


“돈의 불장난”은 경제사를 “돈”이라는 매개체인 동시에 주체로 엮어내는 동시에 미래의 모습도 예측하는 재미린 경제입문도서이다.


과거 인류가 조개껍데기를 교환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이래, 수많은 물품들이 경제를 운영하는 체계에 합류되었고, 21세기 IT시대에는 코인이라는 상상 속의 돈을 창출하는 상황까지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탐욕과 도전과 발전이 인류사를 진보시켰음은 분명하다. 시대의 흐름 속에 돈을 현명하게 활용한 이들이 있는 반면, 주체할 수 없는 돈의 흐름 속에 파멸의 바다 깊숙이 침몰해간 국가의 안타까운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경제사의 딱딱한 부분들이 돈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풀어놓으니 이해가 잘 되는 건지, 저자의 말하기 솜씨가 뛰어난 건지는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


물론 두가지 요소가 잘 결합했다고 예상하겠지만.


경제학의 거장 밀턴 프리드먼이 “화폐 경제학”에서 언급한 아프섬의 돌화폐에 대한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조개나 쌀 등 현물화폐의 금전적 가치가 실질적인데 비해, 바다에 가라 않은 거대한 돌의 금전적 가치까지 인정해주었다는 원주민들의 경제적 관념은 현대인의 관점에서 웃음이 피식 나올 일이지만 저자가 지적하듯, 금과 1:1로 교환될 수도 없고 중앙은행에 의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21세기의 화폐의 의미가 다른 점이 무엇이겠는가?


프랑스의 재정위기 탈출을 도모했던 존 로의 “로 시스템”도 결국은 허상의 종이 쪼가리에서 부의 구체적인 모습을 상상하기 시작한 인간의 부조리는 끝없는 경제의 매개체로 순환될 수 있는 돈의 형상화 작업이 만들어내는 반복일지 모른다.


실존하지 않는 부의 가치를 종이에 옮겨 놓아 지긋지긋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는 미국 독립전쟁의 역사를 뒤돌아본다면, 지폐의 정당성이나 정의로움은 판단하기 힘들지만, 인류의 역사에 무한동력이 되었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또다른 화폐의 가능성에 대한 내용들은 낯 선 개념인 만큼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더라면 좋았네 아쉬움이 생긴다.


국가 안에서 단일 통화체계가 가장 합리적이고 절대적인 경제운영체계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리스 제정위기처럼 “유로” 같은 단일 통화체계는 긴박한 상황에 대안을 제안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G유로라는 대체통화가 순간적인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되는데 과정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하여 자료를 더 찾아보고는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오히려 어음 같은 지불유예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스위스의 중소기업들이 공동체적 화폐로 개발한 “WIR”는 폐쇄조직 내의 신용을 통한 금융환경의 개선이 가능해 보여서 흥미롭다. 


민간화폐나 기업화폐 같은 변화된 시장에 맞는 새로운 방식은 여러 차례 논의가 되고 실용화됐다.


몇 년 동안 국내에도 “ㅇㅇ 페이” 이름으로 포인트 현금 또는 결제 수단이 등장하고 각광받는 모습은 다양성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이득을 준다는 희망을 주고, 경제에도 활력이 될 수 있다. 


물론 작년에 많은 이들을 속상하게 만든 “머지 포인트”같은 당국의 감독의 허점을 파고드는 폰지 사기에 대한 경각심도 소비자에게 필요하다. 정부가 피해를 구제해 줄 의지도 노력도 없고, 개인들의 욕심이 사태를 만든 주요요소라는 경계심이 필요하다.


 


경제입문도서 답게 비트 코인에 대해 한 챕터를 할애하며,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환영할 만한 제도는 아니지만, 최근 정치인들이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제도권 안으로 끌어안으려는 모습도 보이고,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접근을 모색하는 현상을 볼 때, 점차 화폐로서 위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런 변화의 기저에는 기존 금융권들의 못 먹는 감 찔러 나 보자는 시기심과 분노가 큰 흐름을 꿰차게 되지 않을까?


신대륙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귀금속을 흥청망청 쓰다 국가의 몰락까지 맞본 스페인의 운명은 “돈”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개인의 어두운 미래를 예측하는 역사적 교훈일지도 모르겠다.


돈의 역사와 속성들에 대한 독서와 정보를 쌓아가는 과정은 개인의 부를 획득하는 중요한 자산이 될 뿐 아니라, 시대를 읽는 현명함도 가져다준다.


돈의 불장난 같은 역사와 새로운 통화 시스템의 미래를 책 한 권에 담았고 독자는 경제입문도서 읽기를 통해 적극적은 투자와 경제에 대한 현명함을 쌓아가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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