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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Feb 06. 2022

[서평] 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

마트 가공식품 매장에서 함부로 카트에 담지 말 것. 특히 라면 곤란하다.

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 : 마트 가공식품 매장에서 함부로 카트에 담지 말 것. 특히 라면 곤란하다. 

달지 않은 코코아의 의미

.

당뇨병의 문턱.

한발자국 내딛느냐 마느냐?

숫자식으로 표현하자. 120.

희한한 건 작년 건강검진 받으러 가는 날 아침 집에서 자가 측정하니 120이 나왔는데 결과표에서는 80이 나왔다. 아무리 가정용 혈당계가 오차범위가 크다 하더라도 이건 너무한 거 아냐? (국내 판매율 1,2위를 다투는 회사)

믿습니다. 당연히 피를 뽑아서 검사한 건강검진 결과지가 맞아야 합니다.

어쨌든 당뇨의 문턱 앞에서 서성거린다.

미리 조심하고 대비하는 가의 여부는 몸 전체 건강상태를 좌우하는 일인만큼 굳건한 다짐이 필요하다.

성인병의 모든 징조들은 연결되어 있고,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건강의 적신호는 피가 온 몸을 휘돌 듯, 바람직하지 못한 병명의 추가 문자로 약봉지에 새겨진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You are what you eat)”

1825년 시바랭이 쓴 유명한 문장에서 유래되었으나 원래 의미는 먹는 음식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다는 의미였지만, 현대에 와서는 영양성분을 중요하게 판단하는 결정적인 문장으로 활용된다.

원래 의미가 다르다고 해서 이 말의 해석을 다르게 할 필요는 없다.

음식을 어떻게 섭취하고 소화시키며, 몸의 원활한 활동을 유지하는 방향성은 노후시대의 무병장수 또는 유병장수의 목적지로 나뉘게 된다.

안병수 저자의 베스트셀러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에서 무심코 간식으로 집어먹는 기호식품의 유해성에 큰 충격을 받았고, 먹거리 나 고르더라도 성분을 살피는 “좋은 습관”으로 한동안 정착되었다. 아이에게 과자 사줄 때도 중독되지 않도록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먹도록 조절했지만 시간이 훌쩍 지나가며 당시의 놀란 가슴은 무뎌 졌고,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이지만 가공식품을 “1+1”이라는 대형마트 전단에서 본 이유로 장바구니에 집어넣은 쇼핑 패턴으로 절반 정도는 돌아간 느낌이다.

저자가 새롭게 선보이는 “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는 가공식품의 부조리함을 파헤치고 있다. 두 권의 책이 출판된 간극 동안 개인적으로 성인병 인자와 부정적인 건강검진의 결과는 나쁘게 흘러갔고, 지금 돌이켜보면 저자와의 첫만남때 다짐했던 내용들을 조금 더 철저히 지켰더라면 어땠을까 후회가 고개를 숙인다. 미안해요.

고지혈증 초기 증상으로 살을 10kg나 감량하여 빨간 경고등이 켜졌던 LDL 수치는 개선되었지만 주치의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경고를 준 바 있다.

이번 저서에서는 MSG를 위시한 각종 첨가물에 대한 경고가 눈길을 끈다.

과자같이 이건 분명 몸에 안 좋겠지 라는 확신이 드는 대상이 아닌 일상적인 요리에 쓰이는 조미료의 숨겨진 가면 뒷 모습은 내 이럴 줄 알았다 의심이 확신이 되며, 과자 때보다 더 큰 심리적 충격으로 중첩된다.

청량 음료수나 설탕이 우리 몸에 끼치는 해악이야 잘 알고 있지만, 조금 더 의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습관을 발로 뻥 차버리는데 확실한 원동력이 된다. 몇 년 전까지 유혹하던 당 떨어졌다. 흑당 라떼. 도저히 마주할 수 없게 된다. 잘 됐다!

하지만, 조미료 계통은 직접적인 만남이 아닌 탓에 좀 어려운 방정식이 된다.

전통 식 조미료는 이미 우리 입맛의 범주를 벗어난 상태이며, 가격도 만만치 않다 보니 가공식품 시대에서 현대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건강악화는 피할 수 없는 숨어있는 재앙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요리에 사용하던 “식초”에 숨은 비밀은 놀랍기만 하다.

최근 “비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이 역시 고기 맛을 비슷하게 내기 위해 수많은 첨가물이 복잡하게 섞이고 있는 현실은 채식주의가 마치 건강을 대표하는 듯 우리를 유혹하지만 이 역시 피해야 할 “가공식품”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경고한다. 차라리 기름덩어리가 몸을 해치더라도 진짜 고기가 낫지 않을까 의심이 들고, 육식을 위한 환경파괴도 걱정해야 하지만 그 전에 내 몸이 더 걱정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 지 모르겠다.


호르몬, 즉 당뇨병과 뗄 수 없는 “인슐린”을 화자로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독특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다. 객관적 진술로 저자의 주장을 펴 나가도 충분히 공감하고 건강관리를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세워 나갈 수 있는 내용인데, 학생을 위한 설명이라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책장을 넘겨가는 부드러운 흐름을 방해한다. 책에 담긴 내용은 더할 나위 없음에도 읽는데 결이 안 좋으니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의 책을 읽고 나면 입맛이 쑥 떨어진다.

그동안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던 음식들의 흉폭한 모습과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소비량 1위 “라면”. 누구나 좋아하던 음식을 선뜻 손대지 않게 되는 경험은 축복인 동시에 악몽이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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