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바뀌는 도시, 도쿄 정복을 위한 도전의 시작 포인트
리얼 도쿄 2025~2026 : 숨가쁘게 바뀌는 도시, 도쿄 정복을 위한 도전의 시작 포인트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 수가 일본에서 해외로 나가는 일본인 수보다 많다는 루머가 돌 정도로, 일본 특히 도쿄는 최근 들어 더욱 북적이고 있다. (이러한 루머는 사실과 다르지만, 그만큼 도쿄가 인기라는 점을 보여준다. 2023년 기준 한국에서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약 7백만 명이고, 같은 해 해외로 여행을 떠난 일본인 수는 약 960만 명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도쿄는 지난 200여 년간 세계 무대에서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온 일본의 수도답게 전통적 강점을 다양한 분야로 특화시켜 발전해온 도시다. 물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철저한 보복으로 인해 도시가 거의 초기화되는 비극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경제 부흥의 축배를 들었던 화려한 80년대를 지나왔다. 최근에는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도시 자체의 매력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특히 최근 부동산 개발사들이 구시가지 재건 프로젝트를 통해 초고층 빌딩과 감각적인 테넌트들을 결합하고 지역민과의 소통까지 고려한 개발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도쿄는 이제 "오버 투어리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광 대국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이런 도쿄를 여행하기 전, 여행 목적을 명확히 하고 일정을 꼼꼼히 설계하면서 도시 프로젝트의 치밀함과 사회적 배경을 함께 이해해 본다면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여행 중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여행의 깊이가 더해질 수 있다.
왜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임에도 물가가 더 저렴하게 느껴지는지?
도쿄 중심부에서 외곽 지역까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동선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획일화된 서울과 달리, 도쿄 곳곳에 개성 있는 명소들이 자리 잡고 인기를 끌게 된 맥락은 무엇인지?
서점에 가보면 다양한 도쿄 가이드북이 진열되어 있지만, 각 책마다 특징과 장단점이 다르고 여행자의 경험 수준에 따라 적합한 책도 달라진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과 여러 번 방문한 사람은 목표와 관심사가 다르므로, 서점에서 직접 책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가이드북들은 여행 테마별 기본 상식과 추천 상점들을 소개하고, 일자별 추천 일정을 책 전반부에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만 읽어봐도 본인에게 맞는 책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리얼 도쿄』는 이런 요소까지 꼼꼼하게 담아 누구에게나 유용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책에서 제시한 일정을 구글 지도에서 쉽게 입력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제공하는 친절함도 갖추고 있어 매우 유용하다. 각 섹션별 지도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 구글 지도로 연결되어 해당 지역의 상점이나 관광지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여행 동선을 짜거나 현장에서 교통수단을 확인할 때 이만큼 유용한 팁도 없을 것이다.
추가로 제안하자면, 주요 관광지 주소 옆에 구글 지도 좌표를 함께 표기하면 QR코드와 함께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도쿄역처럼 길치는 영원한 미로에 빠질만한 장소에 대해 사진과 함께 가야할 방향을 안내하는 페이지는 다른 도서에서 보기 힘든 저자가 독자를 얼마나 배려하는지 알 수 있었다.
중요 관광 목적지는 쇼핑, 먹거리, 볼거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각 지역별 할애된 시간에 맞게 선택하기 편리하다. 다만 유명 스팟은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여유 있게 대체 목적지를 미리 준비해두면 좋다. 다음 출판 시에는 이런 대안 목적지 팁까지 추가하면 더욱 유익할 것이다.
예를 들어 니카메구로의 유명 카페 '오니버스 커피'는 바리스타의 뛰어난 실력과 기차가 지나가는 독특한 2층 공간 덕분에 특히 인기지만, 한국인과 일본인이 뒤섞여 자리가 부족할 때도 많다. 이럴 때 근처의 다른 카페나 간단한 디저트 가게 등 대안을 미리 알아두면 일정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3월 초 방문 시 보지 못했던 니카메구로 벚꽃 사진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작은 개천 위로 펼쳐진 벚꽃 향연이라니!)
편의점에서 꼭 먹어봐야 할 간식거리도 최대한 즐겨볼 예정이다. 지난번에는 국내 출시 직전인 아사히 슈퍼 드라이 같은 히트 상품들을 미리 맛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편의점 빵류는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책에 소개된 메뉴들을 하나씩 먹어보고 감상평을 남겨볼 생각이다. 겨울철 방문이라면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어묵 종류들도 놓치지 말아야겠다.
도쿄 일정 자체만으로도 빽빽하지만, 책 후반부의 근교 도시 소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하루쯤 더 추가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특히 요코하마 부분은 매력적인 사진들이 많아 눈길이 간다. 다만 주요 방문지 간 거리가 꽤 있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든다. 그래도 놓치기 아까운 지역이기에 미리 구글 지도에 핀을 찍어 놓기로 했다.
여행은 맛집 탐방뿐 아니라 지도를 펼쳐놓고 여기저기 경로를 그리는 재미 또한 크다. 스마트 시대에 맞춰 다양한 효율적인 도구들이 나와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여 나만의 추억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매년 새롭게 등장하는 가이드북 중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책을 고르는 데 이 글이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여행의 큰 틀을 잡기에는 『리얼 도쿄』 한 권이면 충분하다. 다만 이번 여행이 첫번째 방문이 아니라면 한 권 정도 특정 테마에 집중된 서브 가이드북들도 함께 참고하면 좋겠다.
진보초 중고서점 거리 집중 탐방
도쿄 스페셜티 커피 전문 가이드
오래된 상점이나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집중 조명하는 테마형 가이드
이런 서브 테마들을 일정 사이사이에 양념처럼 끼워 넣으면 더욱 풍성하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