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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비즈니스의 무기가 되는 디자인

소비자의 원츠 wants + 돈 버는 디자인 = 비즈니스를 새롭게 정의

by 까막새

비즈니스의 무기가 되는 디자인 : 소비자의 원츠 wants + 돈 버는 디자인 = 비즈니스를 새롭게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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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는 두가지 영역이 존재한다.

"무엇 what", "어떻게 how"

디자인의 본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생각이나 계획을 기호나 형태로 나타내는 것"인데 전자가 what 후자가 how이다.


우리가 흔히 비주얼 적인 결과물을 이야기하는 디자인은 how의 영역을 이야기하는데 비즈니스 적인 접근의 디자인에서는 what의 영역을 키워야 한다고 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말로 하는 디자인"이라고 한다. 말로 생각이나 계획을 명확히 하고 구축한 후에 how의 단계로 들어가야할 만큼 지금까지의 디자인은 what에 대한 비중이 너무 낮았다.

말은 그 자체로 힘이 있으며 생각을 구현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이므로 말로 명확하게 규정이 되어야 그림으로 시각화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따라서 비즈니스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는 자세를 평상시에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주제는 소비자의 니즈 needs가 아니라 원츠 wants를 끌어내라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니즈는 필요성, 즉 겉으로 드러난 수요. 원츠는 욕구 즉 잠재적 수요다.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잠재의식 또는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욕구를 보면 불같이 타오르게 된다. 니즈에 해당하는 요소는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음에도 돈을 크게 들이려 하지 않지만, 원츠는 꼭 필요하지 않음에도 돈을 쏟아 붇는 심리가 있다.


돈 버는 비즈니스, 디자인이 추구해야할 목표가 어느 쪽인지는 확실하다.

비즈니스와 디자인의 목표는 수익을 얻는 것, 즉 돈을 버는 일이라는 본질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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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에 투명 먼지통을 장착해 청소하는 과정의 획득물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여 소비자에게 청소하는 즐거움을 어필한 다이슨의 사이클론 청소기 dc01이 사례로 등장하는데, 소비자의 원츠에 대한 회답이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는지 알려준다.


디자인을 제품에 가장 잘 활용하기로 유명한 애플의 아이폰은 업계의 트랜드를 이끌어가는 아이콘으로 4차 산업혁명에 불꽃을 일으킨 기업이기도 하다.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스마트폰의 기능은 다들 균등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자신들만의 운영체계, 어플리케이션, 소비자 소통방식으로 업계 1위의 자리를 다진 그들은 사용자 위주의 프리미엄 코모디티를 추구함으로써 여전히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

평범한 캠퍼스 노트를 거부한 고쿠요나 썩어가는 빵도 살린다는 발뮤다의 토스트기 사례 역시 한계에 부딪힌 코모디티 시장에서 차별화된 프리미엄으로 승부를 걸어 제품의 질적 향상과 고객의 숨은 원츠를 극대화시킨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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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로 브랜드를 강화시키는 전략은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는 전략이다. 역사의 길이 또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기에 좋다는 저자의 인사이트는 비록 일본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그들에게는 몰락해가는 브랜드 시장에서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세계적으로 200년 이상 된 기업이 5,600개 정도 있는데 그중 절반이 3,600개가 일본기업이라고 한다. 1,000년의 역사를 지닌 기업 중 무려 9개가 일본기업이기도 하다. (모두 12개의 회사)

장인 시스템으로 상징되는 일본의 기업문화가 많이 훼손되었다고는 하나 분명 긍정적인 측면으로 우리도 수용할 만한 요소이다. 놀라운 스토리가 입에서 술술 나올 만한 브랜드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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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에서는 비즈니스가 디자인되는 과정에서 실무진들이 갖추어야할 역량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수익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지, 고객의 타겟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아이데이션 과정을 제대로 절차를 밟으라는 충고는 뻔하지만 시간에 쫓겨 실무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일들이다.


회의록에 대한 이야기나 시각화 된 정보 등 비즈니스가 제대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기능들을 하나씩 충실하게 챙겨가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구나 라는 공감을 하게 된다.

복잡한 비즈니스 모델을 파워포인트 한 장에 제대로 그려내는 일은 쉽지 않다.

불필요한 말과 요소를 90% 걷어내고 핵심을 누구나 설득하기 쉽게 인포그래픽으로 하는 과정은 비즈니스를 시각적으로 디자인하는 가장 대표적인 작업이다.


이 한 장의 그림이 한 기업의 미래가치를 좌우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무기가 되는 디자인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포르쉐나 아이폰, 다이슨 같은 멋들어진 산업 디자인에 대한 책이 아니다.

비즈니스를 어떻게 디자인하고 고객들에게 어필할 것인지,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는 사고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의 인사이트를 명확히 하고 변화하는데 거대한 파도에서 서핑을 즐기는 크리에이티브의 한복판에 서고 싶다면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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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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