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백조가 나타난 후 세상은 바뀌었고, 살아 남아야겠다.
언택트 비즈니스 : 검은 백조가 나타난 후 세상은 바뀌었고, 살아 남아야겠다.
모바일 경제시대의 시작은 수많은 오프라인 기업들에게 두려움의 서막이었다. 설마 했던 폐업 사태가 하나 둘 현실화 되기 시작했고, 온라인의 강자 아마존은 점점 더 야욕을 드러내며 거침없는 확장에 나섰다. (이쯤해서 다스 베이더 March Theme 등장)
대기업이 이 지경이니 중소상인들의 상황은 어떨까? 정부에서는 전통시장을 살리겠다고 다양한 지원책과 오프라인 대기업의 확장을 막는 장치들을 이미 7~8년 전부터 시행해 왔지만 앞서 이야기한 온라인 성장의 기폭제로 쓰인 채 지원금들은 허공으로 흩어졌거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출산율 높이기 정책과 더불어 소상공인 살리기는 실패가 예견된 정책이었지만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양 밀어붙인 결과, 참혹했다. 모든 유통주체, 심지어 대기업의 오프라인 유통마저 사경을 헤매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등 떠밀려 온라인에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니 열광한다.
雪上加霜.
중국 발 코로나 19 창궐은 세상사람들의 라이프 패턴을 우리 만나지 맙시다, 스킨 터치 노노. 완전히 바꿔 놓았다. 온라인 확전에 허덕이던 오프라인 상점들은 까만 백조의 등장으로 쑥대밭이 되었고, 그러잖아도 힘들던 기반들을 이젠 포기 당하기에 이르렀다.
책에서 소개되는 해외의 JC페니나 J크루 사업포기로 눈을 돌릴 필요조차 없다.
국내에서 롯데쇼핑은 전체 오프라인 매장의 30%를 문 닫기로 결정하고 올해부터 매장을 폐점하기 시작했고, 회사 역량을 롯데 온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신통치 않지만. 이마트는 공격적으로 확장하던 스타필드 사업에 속도를 늦추고 마곡에 지을 예정이던 부지를 8천억에 팔아 치웠다. 앞으로 계속 사업을 할지 의문시되며 기존 잘나가던 스타필드도 객수가 줄어들어 재미없는 상황이다. 기대를 모았던 혼돈의 잡화 숍, 일본 돈키호테 카피캣 "삐에로 쇼핑"은 아예 사업을 접었다.
뭐 국내 유통 공룡이라던 두 회사가 이러니 나머지는 사례를 살펴보지 않아도 느낌 온다.
이뿐이랴,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동력들은 힘을 잃고 비틀댄다. 중소기업은 공장 문을 닫고 있고 공연장들은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겼으나 수익성은 제로에 연주자들은 배를 굶주리고 있으며, 음식점과 주점은 바이러스 창궐의 공간이 되고 말았기에 열지도 닫지도 못하고 울상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들이 바이러스로 인해 물거품이 되고 새로운 신음 속에 고통받는 시기로 이행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하지만, 우리의 세상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부활할 것이라 믿고 싶다. 아니 해야 하니까.
언택트로 대변되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해 온라인 비즈니스 트랜드 중심으로 잘 전망한 도서이기에 혼돈스러운 세상에 이정표가 필요하다면 일독을 권하며 전체적인 조망을 책을 통해 나누고자 한다.
1.홈 블랙홀
홈 루덴스, 스마트 홈이 아닌 “홈 스마트”에 집중해야 한다. 이 두 키워드가 어쩌면 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우리 집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이상 쉬는 공간이 아닌 모든 일과 휴식이 가능한 무궁 무한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아니 어쩌면 잊고 있었던 기능이 부활하거나 재인식됐다.
공중파 TV를 접고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다 지루해지면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 삼매경에 빠지고, 가정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재택근무를 통해 돈을 번다. 일에 지칠 때 온라인 화상으로 연결한 뒤 홈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거나 집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맥주 한 캔, 에어 프라이어 치킨이면 훌륭한 회식장소로 바뀐다.
“카우치 포테이토 (쇼파에서 감자 칩 먹으며 TV만 보는 행복한 백수를 뜻함)”가 되어 가는 자신의 불쑥 나온 배를 감상만 하다 큰 마음먹고 홈 트레이닝을 시행하여 우리집은 헬스장이 되고, 정서적으로 메말라가는 자신의 처량함을 호소하고자 반려동물이나 홈 가드닝에 눈을 뜨며 녹색나라를 만들어 간다. 이런 다양한 욕구해소를 위한 시간들은 최신 가전제품들이 시간을 절약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마음을 관리하기 위한 명상의 시간을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게 되고, 마음의 양식인 책은 이북리더나 태블릿 피씨로 정기 구독할 수 있다.
주문한 상품은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문 앞에 지정한 시간대에 도착하고, 혼술 안주가 지겨울 때는 배달의 민족에서 치킨이나 족발 또는 매운 떡볶이를 시켜 먹으면 된다. 술이 해결이 안되 편의점은 갔다 오자.
집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은 그만큼 집을 꾸미고 기능성을 높이는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게 만든다. 제대로 된 홈 바나 홈 카페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밖에서 쓸 돈 반 년만 아끼면 훌륭한 가성비의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들이 점차 공유되고 확대된다.
여기에 우리 비즈니스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2.핑거클릭
핑거클릭은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나타낸다. 우리 주변은 이미 온라인화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코로나19는 타오르는 화염에 휘발유통을 통 채로 집어넣은 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안으로 자발적 고립은 온라인 배송에 폭발적 증가를 가져왔다. 이미 거침없는 성장세에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었지만 코로나19는 누구나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살아 남게 만들었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는 끊임없는 주문이 밀려들었고, 쿠팡, 마켓컬리, 오아시스는 생필품 사재기를 없앴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많은 소비자들의 칭송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에 질세라 기존 오프라인 강자들인 이마트, 롯데마트도 온라인 배송을 강화하여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의 확진사태같은 플랫폼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논란이 나올 정도로 수요는 늘어났다. 앞으로 이 추세는 한동안 유지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확대된 배송건수의 니즈와 이를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인프라, 그리고 노동자에 대한 지원시스템이 심도 있게 논의되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이와는 반대로 공유경제가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타인간의 접촉을 꺼리면서 급속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잖아도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상장마저 실패한 "위 워크"는 멸망의 길로 접어들며 손정의의 발목까지 잡고 있고, 잘 나가던 우버도 그동안 다양한 사회적 제재를 극복하기 위해 벌였던 투쟁의 시간이 무색할 만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또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 그렇다고 공유경제가 완전히 사라질까에 대한 의문은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상황은 구독경제가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조금 더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것을 누리고 싶은 심리, 공유를 통한 다양성을 경험한 세대에게 구독경제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에 충분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홈 스쿨링이나 온라인 교육은 점차 다양한 방법들을 생산해낼 것이고 유사한 분야인 온라인 화상회의에 대한 솔루션도 사용량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라 기대된다. 실제 글쓴이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도 주마다 시행하던 전화 컨퍼런스 콜을 모바일 기반 구글 Meet 서비스로 옮겼다.
은근히 어려운 한 가지 화두는 원격의료다. 그동안 의료기관의 사유화, 약물 처방의 오남용, 건강보험 재정 악화 등 다양한 우려스러운 걸림돌로 활발한 논의가 지연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대적인 방법론 쇄신이 필수가 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다수가 접촉이 이루어지는 만큼 심각한 오염원이 병원이었던 경우가 많았고 의료진과 설비의 부족도 원격의료의 필요성을 온국민에게 각인시킨 셈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부작용은 또다른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방향설정을 결정하고 실행할 시점이다.
3.취향 콘텐츠
나만의 취향을 찾아 나만의 것을 찾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이 역시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문화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된 분야이다. 유튜브로 인해 다양화된 동영상 컨텐츠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하부에 수많은 카테고리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유튜버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생산되는 컨텐츠의 양도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취향에 맞는 컨텐츠가 자가 생성되고 공유되고 수익화 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었다 할 수 있다. 과거 기업 주도의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세와 비교해 보면 취향 플랫폼의 성공 방정식은 획기적인 수준의 성장세를 일구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업들은 여기에 구독경제라는 카드를 들고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영화, 음악 등 취향 컨텐츠 보유자들은 자사 소프트의 확대를 위해 스스로 회사를 만들거나 OTT 제공자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으며 영역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극히 사적인 컨텐츠 플랫폼이던 도서시장까지 구독 열풍이 몰아쳐 과거 시간제 만화방의 성장세와 추억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한달에 5천원~1만원 수준의 구독료를 지불하면 수만권의 책을 아무 때나 아무 장소에서나 아무 디바이스로 읽을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정착되고 있다. 그동안 사 모은 내 전자책 돌려줘.
이런 소통이 활발한 시대에 온라인 상에서 인플루언스를 자처하며 유행과 트랜드를 선도하는 개인들은 동일한 취향을 가진 동료이자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기본적인 컨텐츠의 공유를 넘어서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며, 차별화된 굿즈를 한정생산 판매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그들만의 유통채널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런 경향의 놀라운 점은 자발적인 참여와 유지가 가능한, 기존 기업 주도의 생산시대와는 다른 생태계가 구축된다는 점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던 세상이 비접촉 선호 시대로 접어들며 기업들은 혼돈에 빠졌다.
스마트폰 하나로 물류 프로세스가 바뀌고 고객의 선호채널이 바뀌는 혼돈조차 제대로 쫓아가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셈이다. 그렇다고 손 놓을 수도 없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변화된 고객들의 선호에 따라 빠른 전환을 바로 시작해야 하겠으나, 또다른 블랙스완이 우리를 덮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또다른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해 놔야 할지도 모르겠다. 기업 입장에서는 언제나 시대 상황과 대변환의 조류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다.
당장 사람을 채용하는 면접을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기존 방식보다 더 우월한 방법으로 인재들을
걸러내야 할지 준비를 해야 한다. 심지어 AI를 활용해서 사람을 가려내는 웃픈 상황이 제일 정확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의 재택/원격근무가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효율성 있는 시간과 사람의 분배를 통해 자택/원격근무가 오히려 효과가 나는 방향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와 대처는 빠르면 빠를 수록 경쟁력을 가지는 시대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AI자동화, 무인화 등 점차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솔루션들은 우리 기업환경에 쓰나미처럼 닥칠 수밖에 없다. 이런 시대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직원들의 정서관리는 빼먹어서는 안될 장치이다, 당연히 재택, 원격 근무에 따른 소외감과 소통의 단절에 대한 치유는 기본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십과 생산성 고려, 그리고 디지털 비즈니스의 조직문화 구축은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필수사항이다. 그리고 항상 관심있게 챙겨야할 것은 결국 고객과 데이터이다.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고객이 어떻게 행동양식을 바꾸었고 숨어있는 니즈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데이터를 통해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도출하고 먼저 제시해야 살아나는 시대가 됐다. 마켓컬리가 고객이 가장 확실하게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지? 라고 질문을 던지고 새벽배송을 시작했다는 사례가 눈 여겨 볼만하다. 물론 넷플릭스가 수많은 빅데이터와 AI를 이용한 수학적 알고리즘에 기반한 추천시스템으로 구독자들의 중독을 이끌어낸 사례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로운 미래는 기회이자 위기이다. 어느 편에 서서 움직이고 고객을 끌어 모을 것인가의 선택은 바로 기업, 우리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