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책 읽게 만드는 글쓰기는 어떻게 해야할까?
글쓰기의 바른 길은 무엇일까?
몇몇 소설가의 문장을 보고 있으면 글발이 타고났네 감탄한다. 유려한 단어들을 복잡하게 써 놓았지만 이해도 잘되고 문장에서 윤기가 흐른다. 어떤 경영서는 그러잖아도 복잡한 내용을 문장이 한번 더 꼬아버린다. 현학을 자랑하는 의도가 단어들 사이에서 툭툭 튀어나오면 책의 표지를 찰싹 한 대씩 때린다.
글을 쓴다는 작업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내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다. 대가의 소설 작품을 쓰는 상황이 아니라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해서 독자들과 일방향이긴 하나 소통해야 한다.
SNS뿐만 아니라 글 쓰기에 꼭 필요한 부분이 그래서 원칙이란 부분도 있고, 조금 쉽게 써 내려가는 제안도 있다. 이 책은 후자의 경우다.
문장은 깎아내어 본질만 남기는 작업이다. 지은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본질이다. 거추장스러운 조사나 형용사, 부사는 문장의 본질을 흐리고 의사소통을 방해할 뿐이다. 하지만, 블로그같은 개인들이 써 놓은 글들은 힘을 좀 빼고 간결하게 쓰면 훨씬 좋아질 상황이 많다. 나 자신도 책을 읽어 나가며 써 놓았던 문장들을 보니 저자가 지적한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간결해야 할 문장들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고 과장이 들어갔다.
책 제목대로 문장을 강화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글을 쓰니 과거보다 부드러워지며 간결하게 쓰려고 노력하는 나를 발견한다.
첫번째 장은 몸풀기 장으로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독자들과 공감하고 싶은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재능이 없다고 글을 포기할 일은 없다는 조언과 글 잘 쓰는 법은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방식 이외에는 없다는 올바른 가름침을 준다.
두번째 장이 책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문장을 써 놓은 다음 어떻게 고쳐 나가는지에 대한 코칭이 담겨 있다.
조각을 예로 들며, 다비드 상은 계속 돌을 잘라내서 “다비드”라는 본질만 남긴 상태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써 놓은 문장을 본질만 남을 때까지, 간결화 하는 작업이 바로 글을 잘 쓰는 방법이다. 코칭을 따르다 보면 쓸데없이 문장에 부스러기를 집어넣고 만족하는 실수들을 고칠 수 있었다.
예시문을 독자에게 제시하고, 스스로 고쳐본 후 저자의 제안과 비교해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순히 책을 읽어 나가지 말고 문장을 하나 하나 고쳐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깨달어가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TV에서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는 장면이 나왔다.
자 어떤가? 평범한 문장이고 군살이 붙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기서 문제는 "수상"은 "상을 받다"의 뜻이 들어갔으므로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을 상을 받았다"는 뜻이 되 버린다.
따라서 문장을 고쳐 쓰면,
TV에서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는 장면이 나왔다.
누가 봐도 깔끔하고 의미도 어색하지 않은 문장이다.
같은 말을 중복하게 되는 글쓰기의 습관을 지적하고 고쳐 쓰게 유도한다.
개인적으로도 말의 중복이나 조사를 남발하는 글쓰기가 많았고 우리말로 명확한 뜻을 전달할 수 있지만 어려운 말이나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많은 이들이 저지르는 수동형 문장에 대한 코칭은 글을 읽는 입장에서도 유효한 내용이다. 영어를 배우다 보면 자연스레 수동형을 따라하게 되고 일상 글쓰기에도 도드라지게 사용되는데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써 놓았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눈에 거스르는 표현이다.
글을 쓰고 며칠 숙성해 놓고 제3자의 눈으로 문장을 읽어보면 내가 쓴 글인데도 어색하게 된다.
처음에는 저자의 수정본과 차이가 났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비슷한 문장으로 변해간다. 코칭이 작동한다는 이야기다!
세번째 장은 글을 쓰기 위해 글감을 모으는 방법을 가볍게 설명한다. 개인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페이지 수를 조금 늘려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면 좋았겠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서 주제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의외로 글 쓸 때는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다. 좋은 주제를 찾았다면 좋은 글을 써야 하는데 구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실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주제에 맞는 소재를 발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주고 있다. 그 다음에 글을 쓰는 뼈대를 세워 나가면 된다. 글감들을 수집할 때 주제나 내용별로 분류해서 보관한다면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에버노트를 활용하여 좋은 문장이나 글들을 분류 보관한다. 일한달에 6천원씩 꼬박 돈을 내야 하지만,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보다 업무에 관련되거나 흥미로운 주제들은 바로 저장하여 데이터베이스로 만든다. 20개 정도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저장하지만 시간이 흘러갈 수록 카테고리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그만큼 다양한 정보가 쌓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글을 쓰는 작업은 직업이던 취미이던 살아가는데 중요한 활동이다. 머리속에 뛰어노는 생각을 활자로 잡아 놓는다는 즐거움은 써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한다. 하지만 자유로운 생각이라고 자유롭게 글을 쓴다면 일기장에다 쓰면 된다. 타인과 공유하고 내 주장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정확한 내용과 주장이 전달될 수 있는 규칙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 책은 단순히 SNS에 글 쓰는 법이라고 표방했으나 실제 모든 글을 쓸 때 군더더기를 빼고 본질에 집중하라는 교훈을 제시하고 노하우를 코칭한다.
많은 훈련도 중요하지만 빠른 지름길이 있다면 그 길도 가보자.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지막페이지의 문장이 글쓴이의 생각을 압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