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아망추

To. paul, 24년 11월 23일 / 네덜란드

by 감밤
008.jpg 특정야생동식물보호 기념우표 표범 1998


To. paul, 24.11.23.


『안녕! 나는 지난 여름에 한국에서 유행했고 나도 맛나게 마셨던 음료를 소개해주고 싶어
이름은 아망추고 뜻은 아이스티에 망고 추가라는 의미야.
레시피는 아이스티에 얼린 망고를 얼음대신 넣는건데

언 망고가 더위에 살짝 녹으면서 살얼음 낀 과육을 한입 깨물을 때의 식감이 놀라웠어.
망고 알갱이들이 녹아서 아이스티에 망고향이 가득퍼져 싱그러움을 더하는 것도 참 조화로웠지.
너는 올 여름에 어떤 음료를 즐겨 마셨니?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한여름날,

카페에 가면 무조건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시키기던 나인데 그날은 평소가던 카페가 아니어서 그랬는지 유독 메뉴판 속 낯선 이름에 호기심이 일었다. 바로 아망추였다. 아메리카노를 포기하고 새롭게 배운 단어에 의식의 흐름을 맡겨 음료를 주문을 했다. 처음 맛보는 아망추는 8월 정오의 열기를 잠시 잊게 할 정도로 감탄이 나올 맛이었다. 단어에 대한 호기심을 맛으로 해소하고 난 후로는 다시 본연의 습관으로 돌아가 커피만 마셨고 어쩌다보니 몇달동안 아망추를 다시 마실 일은 없었다. 그러다가 겨울이 다되어서야 우연히 아망추를 처음 마셨던 그 카페에 다시 들르게 됐는데 불현듯 8월의 한 모금의 기억이 뇌리를 스치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이끌려 주문을 하고 입맛을 잔뜩 다시며 마셔봤는데, 아! 내 기억 속에 있는 그 맛이 아니었다.

잊지못할 기억의 아망추는 8월의 여름 한복판에서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뭐든 때가 있다는 거겠지. 한 잔의 아망추조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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