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자를 말하다> 온라인 북토크 (3)

by 이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봄입니다. ^^











__ 이 책을 쓸 생각으로 영화를 보고 글을 쓴 걸로 오해하시분들이 있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만 하지요.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답니다. 출산 후, 육아에 집중하게 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저는 저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머리가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아서 겁이 났죠. 예, 정말로 그 시절을 생각하면 저는 불어난 몸매보다도 머리를 더 많이 걱정했던 거 같아요. 어떻게든 책을 읽어보려고 했지만 예전같은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들었어요. 우울했죠.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거실을 왔다갔다하면서 느꼈던 아득함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여자들이 다 이러고 살았단 말인가? 다들 어떻게 살았지? 어떻게들 이 시간을 견뎠지? 왜 아무도 이런 건 얘길 안 해줬지? ... 아이는 너무 사랑스럽지만 내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했지요. 다행히 저는 21세기 iptv 시대를 살고 있었습니다. 티비로 내가 원하는 영화들을 찾아볼 수 있었지요. 아이를 안고, 업고 영화를 보는 날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전같지 못한 독서량을 영화로라고 충당하고 싶었고,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은 저의 전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도 했지요. 집에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문화생활이었어요. 내 머리와 영혼과 가슴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랄까요? 요즘은 다양성 영화라고 하죠. 제가 젊었을 때는 그냥 예술 영화라고 불렀는데 말이죠. 그런 영화들을 많이 봤어요. 기혼 여성의 삶을 다룬 영화들을 많이 봤지만 꼭 그런 영화만 본 것은 아니었어요. 다양한 삶의 이야기, 진정성있는 인생 이야기가 담긴 영화라면 다 찾아봤답니다. 영화를 보고 그 감상을 조금이라도 꼭 기록해두려고 했고, 블로그를 이용했죠. 시간이란 무서운 거예요. 2012년부터 16년까지 본 영화들, 그리고 그 기록들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답니다. 책을 써 보라고 조언해주는 분들이 생겼고, 처음에는 무슨 책이냐며 손사레를 치다가 결국은 쓰게 되었죠. 고마운 분들입니다. 봤던 모든 영화가 다 의미있고 훌륭했지만 여성의 삶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만한, 길잡이가 될만한 영화를 골랐습니다. 제가 그렇게 기획을 한 거죠. 막막함 속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서 영화를 볼 때는 몇 년 뒤에 이렇게 책을 내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인생은 어디로 갈지 정말 모르는 거 같아요. 어떤 노력이든 그냥 사라지는 법은 없다는 걸 배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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