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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Apr 03. 2024

3번째 까미노 20240402

출발지 생장 삐에드 드 뽀흐에 왔지만...

시설이 별로였던 이비스 호텔에 마련된 빵 위주의 조식 후 몽빠르나스역까지 약 40여분 걸었다. 바쁘고 시끄러운 느낌은 예스러움이 느껴지는 거리와 이질적이라 불편한 느낌이 든다.

몽빠르나스 공동묘지가 있길래 살짝 돌아가봤다.

도심 속 공동묘지는 우리의 장례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아는 이름이 있나 찾아봤더니 사르트르가 이곳에 묻혔다는데 찾진 못했다.


빠리 몽빠르나스역의 약간은 무질서한 인파를 뚫고 17호차 71 시트에 앉았다.

빠리 구도심에는 고층건물을 세울 수 없다는데, 몽빠르나스 타워만 예외인 것인가?

간단한 도시락을 사서 탑승. 왠지 자리가 좀 좁아진 느낌이 드는 건?

빠른 속도로 도심을 빠져나가니 들판엔 여기저기 유채꽃이 만발하다. 초록과 어우러진 노란색이 아름답다,

보르도까지는 두 시간 정도에 주파하더니 이후로는 운행속도가 확 처진다. 1/3도 체 남지 않았는데 두 시간이 걸린다. 헐...

바욘역 환승대기 시간이 18분이라 역사 밖으로 나와 한대 피우고 들어간다.

열차는 순례객으로 가득 찼다. 시즌이 열린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예약 없이 숙소 잡기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2016년의 기억과 다를 바 없는 생장 삐에드 드 뽀흐 가는 길이다. 운전실을 열어놓아 사진한컷.


ter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순례자가 여럿이다.

생장역에 도착한 후 역사 사진을 한 장 찍고 순례자 사무실 방향으로 이어진 순례자들을 쫓는다.

이교도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군사시설에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된 듯하다.

먼저 순례자 사무소에 들러 끄레덴시알을 만들고 예약한 지트로. 지트 주인장이 말이 참 많고 유쾌하게 많은 사람들의 끄레덴시알 처리를 함께한다. 물론 영어와 불어로 떠들어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말이다. 들리던 말은 "걸어라, 쉬어라, 자라의 반복이다" "경주가 아니다 스스로가 원하는 만큼 걸어라" 맞는 말이다. 순례길에서 부상을 입는 경우는 자신의 신체능력을 초과해서 걷기 때문이다. 워밍업이 필요한데 일단 남들을 쫓다 보니 무리하게 되고 다치고 후회하는 순례길이 되는 것이다.

짐을 던져놓고 씻고 성곽 구경을 한 바퀴.

이곳에 온다면 꼭 돌아보기 바란다. 군사 시설로 사용되던 가장 높은 곳에는 중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 통학하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성과 어우러진 마을 경치, 멀리 보이는 곳이 피레네 산맥이고 넘어가야하는 길이 있다.
중학교로 이용되고 있는 성의 중심건물

마을 중심을 가로지르는 강변에 아담한 규모의 노틀담 성당이 있는데 규모와 달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역사적인 의미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에 스페인문이 있고 빠리 노틀담의 제로포인트에서 출발한 순례자들이 이곳 노틀담에서 스페인으로 향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들었다.

성당 구경도 해본다.

어두워서 그런가 왠지 더 성령 충만한 느낌이다.

성당을 나와 까르푸로 장 보러 갔지만 7시 30분까지의 영업시간에 이르지 못해 헛걸음을 했지만 성을 제대로 아래쪽에서 올려다볼 기회를 얻기도 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 낚시하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아 물고기가 없다고 판단해 버린다.
구도시 중심 골목. 멀리 보이는 시계탑이 노틀담 성당에 부속되어 있다.
하루 몸을 쉬어간 지트

숙솔로 돌아와 동행 선배님이 집에서 공수한 진순이로 저녁을 대신하고 좀 이른 잠자리에 들어 보았지만 3시간 잔 후 한 시간 단위로 깨어난다. 에이...


한 가지 매우 안타까운 점은 그렇게 기대했던 나폴레옹로드의 폐쇄 소식이었다. 눈 때문에 안된다고.


발까르라르 길도 나쁘진 않지만 이미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에...


스페인의 까미노 데 싼띠아고를 향하는 이유가 한 가지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트렌드처럼 되고 여행이 다른 방법이 되다 보니 불편해하는 사람도 늘어나게 된다.

나야 어떻든 상관없지만 말이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걸으면 되는 것이니.

다만, 그 옛날 야고보(싼띠아고) 성인을 참배하러 목숨을 걸고 갔을 그들의 마음도 조금은 헤아려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오늘의 지출 - 18유로

샌드위치와 콜라 7유로

초밥 도시락 11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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