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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 1

바다를 낀 아름다운 북쪽길

by 감뚱

3.아스뚜리아스 Asturias 지방

■3-4 가을... 아스뚜리아스의 色


아스뚜리아스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구간이 아빌레스에서 루아르까에 이르는 구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마도 가을이 깊어가는 9월 말이라는 계절과 맑은 날과 비 오는 날의 공존, 그리고 오레오 더하여 지형의 고도차가 적절히 섞여 아스뚜리아스를 잘 느끼게 해주는 구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대략 500km 정도 걷는 동안의 모든 길이 좋았지만 이 구간은 특색 있는 길로 기억될 수 있을 것 같았다.


10유로 내외로 잠도 자고, 씻고, 빨래하고, 요리할 수 있는 장소까지 제공되는 곳이 공립 알베르게다. 당연히 시설이 좋을 순 없지만, 일부 오스텔(호스텔 hostel) 보다 좋은 곳도 있다. 특히 2인실을 주는 곳도. 하지만,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면, 실망할 일도 없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는데 좋은 점들이 발견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횡재한 기분도 드니까. 아빌레스의 순례자 알베르게 또한 나에게 인상을 남긴 한 곳이 되었다.


P1131858.JPG 아빌레스 구도심의 중앙광장 새벽 풍경
P1131862.JPG Iglesia de Santo Tomás de Canterbury

구도심을 빠져나오면서 슬슬 언덕이 이어진다. 오늘도 제법 획득 고도가 있어 꽤 힘든 구간이지 싶다. 중심가를 벗어나 오르막 차도를 따라 한참을 걷는다. 오르막이 끝나는 평평한 지대에도 집들이 상당히 많다. 한순간 화살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지도앱을 켰더니 길을 잘못 들었다 150미터쯤 다시 되돌아가 화살표를 찾아 제방향으로 진행한다. 어두울 땐 항상 긴장이 필요하다.

P1131865.JPG 언덕을 올라가 바라본 아빌레스의 아침 풍경.
P1131866.JPG 아빌레스에서 살리나스로 가는 길은 고도가 150미터쯤 되는 언덕. 내려가는 길에 바라본 해변과 아파트가 인상적이다. "Sali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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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lesia Nuestra Señora del Carmen de Salinas

비 때문에 거추장스러운 우비와 싸우는 동안 장 트러블이 느껴져 바르를 계속 찾으며 걸었는데 학교 근처 상가에서 바르를 발견하고 반갑게 입장한다. 거추장스러운 우의를 우선 벗고 짐을 의자에 올려둔 후 주문하고 넓고 조용하고 쾌적한 화장실에서 편안하고 감쪽같이 트러블을 해결했다. 이 길에서 아주 가끔 장트러블로 급하게 화장실을 찾게 되는 일이 있는데 이렇게 큰 동네에선 당연히 바르를 찾아가면 되고, 인적 드문 곳이라면 그저 살짝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에서 자연과 교감을 하면 된다. 여성 순례자들 중에는 그래서 우산을 들고 다니는 분들이 있다. 비를 막는 용도 + 자연과의 대화 시 몸을 가리는 용도. 우산 대신 헐렁한 원피스를 입고 해결하는 경우도.

간단히 요기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순례길 화살표를 찾아가는 길에 바로 가파른 언덕을 만난다. 짧지만 제법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 언덕 위에 순례길 경험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성당이 우뚝 서 있다. 'Iglesia de San Martín de Laspra'인데 종탑의 반대쪽 끝으로 추가 건축된 부분에 성당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가 있었다. 하지만 앱에서 이미 확인한 것처럼 cerrado(closed) 상태. 이곳에서 묵어가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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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lesia de San Martín de Laspra

아파트가 꽤 많은 지역을 많은 비를 맞고 걷는다. 비야르, 엘 무로 등의 마을을 지나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고 인적 드문 산정상부의 평탄한 지대의 흙길을 지나는데 비가 엄청 쏟아진다. 등산화에 비가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닐봉지로 스패츠 비슷하게 만들었지만 비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 무용지물이 되었고 등산화는 이미 안과 밖이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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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lesia parroquial de Santiago del Monte
20220929_120131.jpg Santiago del Monte 마을이름이 산의 산띠아고?

비가 언제 내렸냐는 듯이 순식간에 날이 갠다. 힘들게 정상부에 올라서니 해발고도는 약 240미터쯤 된다.

내리막 넓은 임도에는 아주 홍수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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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9_125011.jpg 쏟아지는 비 때문에 물 바다가 된 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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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인지 숲길인지 모를 길을 헤치고 편안한 포장길과 Soto del Barco라는 이름의 마을로 접어들자, 마음이 좀 놓인다. 아직 갈 길은 한 시간 남짓 남은 듯하다. 마을에 접어들어 우뚝 솟은 탑도 하나 보인다. 멋져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탑까지 가보긴 싫다. 강을 따라 조성된 조용한 마을을 지나니 상점들이 있는 로터리가 곧 나온다. 바르에 들러 잠시 쉬어 갈지 생각도 했지만, 오늘 숙소까지 멀지 않아 그냥 통과했다.

20220929_125735.jpg Soto del Barco 배가 있는 숲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
20220929_131758.jpg 날론 강 하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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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illo de San Martín 산 마르띤의 성
20220929_135804.jpg Puente de La Portiella를 건너고 있는 까스뜨로. 길에서 몇 번 만나 반갑게 같이 담배도 피우고 했는데 다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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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San Juan de la Arena
P1131873.JPG Muros de Nalón 들어가는 소로

'무로스 데 날론'에서의 숙박은 중심에서 좀 떨어진 입구쯤의 Fali´s albergue de peregrinos "la naranja peregrina"라는 곳으로 '氣'에 관심이 많은 듯한 남자 오스삐딸레로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수용인원이 많지 않아 작고 아담하고 정원이 참 좋아 보였는데, 비가 내려 이용할 순 없었다는.... 숙박비는 15유로였고 저녁은 10유로(저녁을 먹을 건지 물어본다. 가능하면 같이 먹는 것도 좋겠다)

20220929_161726.jpg Muros de Nalón(날론 강의 벽들)의 중심


북쪽길 22일차 램블러 기록.jpg

알베르게에서 머무를 때 침대 위치를 잘 골라야 한다.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단층 침대를 골랐는데 문 앞이라 밤새 화장실 들락 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편히 잘 수 없었다. 뭐 그래도 잠을 자고, 씻고, 신발 말렸으면 된 거다.

20220930_071106.jpg 아직 깜깜한 아침 일찍 별사진 좀 찍어 볼까 하고 카메라를 켰다. 잘 안 됐다.

무로스 데 날론 마을 중심을 통과하면서 Iglesia de Santa María 성당을 만났다. san, snato, santa 모두 같은 성인이라는 뜻으로 성인에게 봉헌하는 의미에서 성당 이름을 만드는 것 같다.

san, santo, santa는 영어의 saint로 성스러운, 신성한, 성인. 성자, 성녀를 지칭한다.


*참고 : 'san'은 'santo'의 축약형으로, 남성 성인의 이름 앞에 붙습니다. 특히, 이름이 'Do' 또는 'To'로 시작하지 않는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 San Diego (샌디에이고), San José (산호세) 등이 있습니다. 'Santo Domingo'나 'Santo Tomás'처럼 이름이 'Do' 또는 'To'로 시작하는 경우에는 'san'으로 줄이지 않고 'santo'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어원은 라틴어 'sanctus'.


무로스 데 날론 마을 중심 광장의 특징 없는 작은 성당을 지나 판데리아(빵집, Panderia)에서 커피 마시는 사람들이 있길래 같이 끼어 앉아 카페 꼰 레체 한잔. 1.2유로.

20220930_072353.jpg Iglesia de Santa María
20220930_074446.jpg 동터오는 무로스 데 날론의 하늘

이렇게 어두운 길을 가다 보면 화살표를 찾기 어려울 때가 있다, 찾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것도 아닌데 강력한 랜턴 빛의 도움을 받아야 찾아진다. 갈림길, 골목길에서는 항상 주의 깊게 살펴보면 화살표가 분명히 있다. 그것도 제법 잘 보이는 곳에.

20220930_074913.jpg 화살표가 다리 난간 위에 그려져 있다. 자칫 놓치기 쉽다.
20220930_082643.jpg 아름다운 아침 풍경
20220930_083120.jpg 오늘 아침엔 빛이 조금은 예쁘다.

한 시간 넘게 숲길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나자 도로 옆으로 학교가 있는 마을을 통과한다. 학교 지나면 바로 'Palacio de los Selgas 셀가스의 궁'이 나온다. 구경하고 싶지만, 어디나 이 시간엔 관람이 어렵다.

20220930_083524.jpg IES Selgas라는 이름의 중학교, 학교 주변에 집이 많진 않다. 스쿨버스들이 돌아다니며 학생들을 태워 온다.

*참고 : IES (Instituto de Educación Secundaria)

IES는 스페인 교육 시스템에서 "중등 교육 기관"을 의미하는 약어. 스페인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제공하는 학교를 통칭하는 명칭. 한국의 중·고등학교와 비슷한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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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가스 궁

길을 걷다 보면 별생각 없이 걸을 때도 있고 힘들어서 현 상태를 빨리 벗어나고픈 생각이 들 때는 더 많다. 하지만 가장 많은 생각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멋지네' 하는 생각이다. 사진에 잘 담고 싶어 과도한 카메라를 들고 왔지만, 스마트폰으로 찍는 경우가 많다. ㅋ 생각과 행동의 불일치는 늘 함께 한다. 가끔 고속도로, 기찻길과 만나는 순례길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차량을 이용하면 금방 갈 곳을 이렇게 걷는 것에 대한 등등.

20220930_084848.jpg 오레오
P1131879.JPG 오늘 처음 만난 순례자
20220930_094753.jpg 날이 좋으면 다 좋다.
P1131883.JPG 집처럼 생긴 오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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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브리아 고속도로의 고가도로가 아찔하다.

유난히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다고 생각되었다. 힘들게 오르막을 오르니 해변이 떡하니 나타나 잠시 마음과 다리를 위로해 준다. 멀리 'Playa de La Concha 꼰차 비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잠시 땀도 식히고 담배 연기도 바람에 날려본다.

20220930_101453.jpg 아름다운 꼰차 비치, 하지만 해변까지 내려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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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차 비치 근처에서 바닷가가 아닌 산간지대로 연결하는 길

길은 해변 쪽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다시 내륙 산간지대로 이어진다. 아... 힘들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힘들다.

다시 구름이 많이 끼고 빗방울도 찔끔 뿌리기도 한다.

20220930_115951.jpg Soto de Luiña 루이냐의 숲. 마을 이름이 참 이쁘다.
20220930_122432.jpg Iglesia de Santa Maria de Soto de Luiñ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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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구조의 오레오
P1131894.JPG 오레오 모양으로 만든 주택의 일부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걷다 다시 숲길로 내려갔다가 올라와서 만난 마을. 정말 잘 가꿔 놓았다.

땅에 떨어진 것과 거의 상태가 비슷한 사과를 어제 디아(Dia)에서 6개에 3.6유론가에 샀는데.... 여긴 버려져 있네. 그건 그렇고 색상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 카메라를 들이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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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접한 마을의 주택과 조경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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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lla de Albue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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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lana의 아름다운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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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과 알베르게가 같이 운영되고 있는 Albergue Novellana(예약을 해야 하루 쉬어갈 수 있다) 예약없이 같더니 풀북이라고...

차도를 따라 기차역에 만들어진 오늘의 목적지 숙소로 향한다. 'Novellana' 마을 외곽 기차역에 만들어진 알베르게는 마을과는 동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기대감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주인장이 예약했는지를 묻는다. 아... 예약 풀이란다. ㅠㅠ 눈물을 머금고 다음 마을의 숙소를 찾아본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뻰시온(펜션)'이 있다. 부지런히 걸어 다음 마을인 'Santa Marina'로 향한다. 이곳 뺀시온 앞 바르에서 까스트로를 만나 이곳 쁘라다 뻰시온에서 하루 쉬어가기로 했다. 트윈룸인 독방을 12유로에 저녁 식사는 10유로 내고 얻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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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sión Prada. 내가 머눈 방은 왼쪽 사진 건물 왼쪽으로 단층 건물(사진 오른쪽)이었다.

좀 쉬고 7시 30분 저녁 시간에 맞춰 다시 식당으로 가니 전에 비야비씨오사에서 만났던 게이코 할머니가 서양 할아버지와 같이 저녁을 하기 위해 앉아계신다. 이번 순례길에 도움을 많이 받고 계신 듯했다. ^^

퍼스트는 닭고기 수프 하나라 고를 것도 없었고 쎄군도는 초리소(스페인식 순대라고 하는데)와 뽀요(닭) 중 골라야 했는데 초리소는 짜다는 생각이 박혀있어 자연스럽게 그리고 당연하게 닭고기찜과 감자튀김을 골랐다. 와인과 함께한 저녁 식사는 꽤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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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죽 비슷한 맛의 닭고기 수프와 닭 찜 요리

맛있는 식사 후 완전히 어두워진 마을과는 달리 아직 마지막 남은 빛을 뿌려대고 있는 바닷가의 노을은 정말 처연하게 아름다웠다. 카메라를 들고 오지 않았기에 아쉽지만, 스마트폰으로라도 찍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노을빛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하늘을 바라봤다.

20220930_204020.jpg 처연하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처연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20930_204025.jpg 노을 색상 뭐냐...
북쪽길 23일차 램블러 기록.jpg 역시 오르막과 내리막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길이었다.

중간에 자주 깨지 않고 비교적 잘 잔 듯싶다. 역시 혼자 자야 질 좋은 수면이 가능한 것 같다. 어제 빨아 놓은 옷이 완전히 마르지 않고 축축하다. 입어서 말리는 것도 나쁘진 않다. 7시 30분쯤 나와도 하늘은 아직 동트기 전이다. 동트기 전 검푸른 하늘에 비행운이 멋지다.

P1131901.JPG 검푸른 아늘에 새겨지는 비행운
P1131902.JPG 비행운이 햇볕을 받아 예쁜 색상의 구름이 된다.
20221001_082850.jpg 붉은색 포인트가 독특한 주택이 눈길을 잡아 한 컷 담는다. 현대적인 주택 옆의 전통적인 오레오를 그대로 살려서 놓은 집이 인상적이다.
20221001_090939.jpg 아침 햇볕 쪼이는 고냥이.
20221001_091058.jpg 맑은 날의 파란 하늘과 초록의 땅은 눈과 정신을 모두 편안하게 만든다.

리본 마을의 아름다운 집구경을 하며 마을 끝에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걷는데, 숲길, 아스팔트길, 다운, 업의 길이 초반에 반복되어 아침부터 땀이 삐질삐질 흐른다. 오늘도 역시 힘든 길이다.

P1131910.JPG 슬쩍 해변이 보이기도 했는데, 이게 다였다.
P1131912.JPG 파란 하늘 밑의 풍경은 어디로 카메라를 들이밀어도 예쁜 색을 뽑아준다.

작고 예쁜 마을 몇 개와 한적한 차도, 마을마다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아스뚜리아스의 오레오를 보는 재미가 또 있다.

P1131914.JPG 도로의 끝이 잘린 듯 보이는 풍경
P1131917.JPG 오레오
P1131921.JPG 주택 위에 만들어진 오레오
P1131923.JPG 1925년에 건립된 작고 예쁜 Capilla Santa Ana De Queruas
P1131924.JPG 오레오
P1131925.JPG Parroquia de San Miguel de Caneiru
P1131929.JPG Barcellina 바르쎄이나 가는 길
P1131931.JPG 빨래터

'Barcia 바르씨아'라는 동네로 진입하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남은 거리를 알리는 표지가 있어 지나가던 서양 커플에게 사진을 부탁해 한 장 찍는다.

20221001_145513.jpg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 까지 223km
P1131933.JPG Cementerio parroquial de Bar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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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오
P1131935.JPG 갈리시아 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인 박석(판석)으로 덮은 지붕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을 몇 갠가 지나치고 루아르까 Luarca에 도착한다. 생각지도 못한 매우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와우"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다른 해변 도시와 마찬가지로 도심 안쪽에는 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우리나라 전곡 일대의 용암대지처럼 평원 사이 비교적 넓은 계곡 지대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마을 중심지까지 100여 미터의 높이를 낮추며 내려온다.

검색을 해보니 루아르까는 흰색 건물들과 S자 모양의 만으로 유명하다고 하며 Atalaya 예배당, 등대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인 Severo Ochoa의 묘지가 있는 공동묘지 등이 유명하다고 한다.

P1131938.JPG 루아르까 마을 Luarca
P1131941.JPG S자 만 안에 정박된 배들과 주변 언덕 위쪽으로 지어진 하얀색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20221001_155715.jpg 등대
20221001_155937.jpg 뒤쪽 동산이 공원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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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31944.JPG Ermita de San Roque y San Martín
20221001_160242.jpg 루아르까 중심으로 가는 길
20221001_160447.jpg 루아르까 중심을 가로지르는 검은 강 (리오 네그로, Río Negro)
20221001_180631.jpg 강을 끼고 양쪽으로 조성된 주택

목적했던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고풍스러운 전통 양식의 3층 건물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오스삐딸레로가 없어 게시물을 찾아보니 길 건너 호텔에 관리인이 있다고 한다. 호텔로 가 벨을 누르고 "요 쏘이 뻬레그리노"라고 말하니 좀 기다리란다. 13유로 주고 체크인.

20221001_161145.jpg 루아르까의 공립알베르게 관리는 앞쪽의 호텔에서 하고 있었다.

알베르게는 작은 궁전 혹은 저택(palacete)으로 불리는 건물의 1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원래는 알베르게가 아니었고 1층만 리모델링을 통해 알베르게로 운영하는 듯했다. 샤워 시설, 화장실 괜찮고 침대 나쁘지 않고, 키친은 있는 듯 없는 듯했지만, 전자레인지와 냉장고가 있어 간편식 정도는 가능했다. 배낭에 들어있던 라면을 엘지 전자레인지에 넣어 끓여 먹었다. 마을 구경 겸 장 보러 나가 복숭아, 사과, 방울토마토, 물, 파인애플주스 1리터, 과자 한 봉지 사서 돌아오니 마음이 든든하고 편안하다. 하하하.

북쪽길 24일차 램블러.jpg 역시 계속해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쉴 새 없이 이어져 힘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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