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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Mar 01. 2023

장기 도보여행에 최적화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백두 대간 종주보다 100배는 즐거운 스페인 도보여행

내 인생에 해외여행은 2000년 신혼여행이 처음이었고, 2013년 가족과의 태국여행, 2016년 아들과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2022년 혼자서 산티아고 순례길2차가 다였다. 물론 출장으로 중국,일본,인도네시아 정도는 가봤지만 말이다. 

 경험도 별로 없는 내가 장기 도보여행엔 최적화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건, 아마 경험이 개뿔 많지도 않으면서 영어도 못하고, 돈이 많지도 않음에도 스페인 순례길을 2회에 걸쳐 3천킬로미터를 걸어 봤다는 매우 단순한 지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나는 장기 도보여행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최적화되어 있다고 확신할까?

그 이유를 몇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첫번째는 안전하다는 점이다. 스페인 순례 여행기 십수권을 읽어 본 결과, 그리고 아직도 까페에 드나들며 본 결과 매우 치명적인 순례객 대상의 범죄행위는 1건만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여성 순례객이 살해당했던 사례가 있었다. 그 이외에는 성추행? 도난?이 가끔 눈에 보이는 경우가 있다. 순례객에 대한 로컬주민의 관심과 격려는 안전한 여행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 확인되지 않은 험악한 정보가 유통되기도 하는데 정확한 출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두번째는 저렴하다는 점이다. 순례객이 되어 끄레덴씨알(순례자 여권)을 발급받으면, 순례자 전용 숙소인 알베르게 중 공립 알베르게에서는 8유로 내외(2022년 9월~12월 기준)로 숙박이 가능하다. 식당에서 사먹는 메누 델 디아(오늘의 정식?)는 10~15유로로 식전 빵, 와인, 메인 음식 2가지,디저트까지 제공된다. 마을에 있는 바에 들러 카페 콘 레체 한잔 마신다면 1.2~1.5유로, 맥주나 와인도 그정도, 샌드위치류(보까디요)나 또르띠아 데 빠따따스(감자 계란 오믈렛?) 2~5유로 내외... 하루에 3끼 식사와 숙박에 아껴쓰면 30유로 정도면 가능하다.  때때로 맛집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매우 비싸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2016년 45일 일정으로 프랑스 빠리 관광 2일, 프랑스길 35일, 마드리드 관광, 쿠엥카 관광,톨레도 관광까지 해서 비행기값포함 2명이서 5백만원 내에서 썼던것 같다.  

빵(바게트), 와인, 고기는 물가통제를 하는 상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엄청 저렴하다. 바케트의 경우 0.3유로, 데일리 와인으로 마실 수 있는 것들이 0.5유로, 고기는 500g은 3유로 내외 였던것 같다. 


세번째는 아름답다는 점이다.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는 역사시대 이전의 알따미라, 아따뿌에르까 같은 매우 유명한 선사유적지가 있고,그리스와 로마의 영향을 받았으며 카이사르 이후에는 이베리아 반도의 대부분은 로마의 속주였었기 때문에 이때부터 만들어진 도로와 건물들의 유적이 남아 있어 이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이슬람세력과 기독교세력이 번갈아 영향력을 남겼기 때문에 이슬람 양식의 건축물들과 로마 카톨릭의 영향을 받은 역사적이며 보기에도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고 게다가 근대에 만들어진 돌로 만들어진 건축물, 가우디를 포함하여 매우 많다는 점이다. 또한 인위적인 건축물 이외에서 길을 내어준 자연의 풍광 또한 아름답다. 이러한 것만으로도 걸을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네번째는 길다는 점이다. 제목에 적었듯이 장기 도보여행을 위해선 그 길의 길이가 길어야 한다는 점인데, 스페인의 대표적인 순례길인 프랑스 길은 약 800km, 북쪽 길은 830km, 은의 길은 약 1,000km 정도이기 때문에 한코스를 마치는 데 평균 30일 ~ 45일 정도 걸린다. 장거리 도보여행에 최적화된 길이가 아닌가?

이 길 말고도 쁘리미띠보,모싸라베,까딸란,마드리드 길 등 수많은 길들이 이어져 시간만 많다면 일년 내내도 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다섯번째는 내 나라 대한민국으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져 절대적 거리감으로 인한 심리적 편안함? 장기 휴가를 냈든, 사직서를 냈든, 은퇴를 했든 스페인에 있는 동안은 한국에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부담이 좀 적다는 느낌적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편안함이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이글의 관점은 장기 도보 여행이기 때문에 장기 도보 여행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글을 읽을 필요가 없음을 밝힌다. 이미 여기까지 읽었다면 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


*부록 : 첨부 사진은 모두 꾸엥까 까떼드랄의 외부와 내부 모습이다. 건물자체는 로마 카톨릭의 영향을 받아 지어졌으나 사용된 석재(부재) 중 일부는 이슬람 세력이 장악하던 때의 사원을 구성하던 것들을 사용했다고 한다. 매우 경건하고 아름다운 성당이었다. 


 

따뜻한 색의 유사색 배색으로 이루어진 스테인드 글라스가 매우 아름답다.
성당 내부는 대부분의 대성당과 같이 메인 홀을 둘러 작은 경당들이 배열되어 있다. 
기둥에 비친 스테인드 글래스를 통과한 빛이 매우 신비롭고 아릅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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