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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Mar 02. 2023

순례길을 내가 갈 수 있을까?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고 싶은데 두려움이 앞서는 사람들을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고 싶거나 가기로 했거나 이미 다녀왔거나 하는 사람들의 질문,경험을 풀어 놓은 곳이 인터넷 상에는 많이 있다. 네이버에도 "까미노의 친구들 연합" 이라는 곳이 있다. 2016년 처음 산티아고에 갈 때 많은 참고를 했었고, 지금도 자주 들여다 본다. 내가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간접경험을 쌓으면서.


1989년 내가 대학 입학하던 해 "해외여행 자유화"가 전면적으로 시행된 후 대학생들은 자유 배낭여행을 일반인은 단체관광부터 워킹 홀리데이까지 해외여행에 익숙해기지 시작했고, 요즘 들어서는 여름휴가 때 의례히 다녀오는 휴가 여행의 한 방법이 되었다.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30년이라는 시간을 훨씬 지나왔지만 아직도 단체관광이 아닌 해외 여행을 쉽게 여기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외국어 문제부터 시작해서 비용, 시간,체력, 목적 등등 

그 수많은 해외 여행중 특정한 목적으로 가는 곳 중의 하나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순례(禮) 길이란 사전적 의미로 여러 곳을 차례로 방문하거나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참배하는 것을 뜻한다. 스페인은 가톨릭 국가이고 산티아고는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의 Galician(갈리씨안;스페인의 서북부지역) 식 라틴어 이름이다.  기록에(전설이라고 해야하나?) 의하면 40 년경 스페인 Iberia 에서 복음을 전파하다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44 년에 헤롯왕에 의해서 참수되어 제자들 중에 처음으로 순교를 당했다. 순교후 제자들에 의해 그의 시신은 돌배에 실려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의 해안가에 도착했고, 당시까지도 로마의 영향력이 지배하던 이곳에서 제자들의 노력으로 어렵게 안치 된다. 시간이 흘러 야고보의 시신이 묻힌 곳 근처에서 별들이 춤을 추는 것을 목격한 지역 주민에 의해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되고 이후부터 이지역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라 불리우며 성지가 되었고 기독교(당시에 기독교는 가톨릭과 그리스정교 등만 있었을 것이다)인들의 신앙을 확인하는 성지가 되면서 이 순례길이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종교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

 

따라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기본적으로는 기독교인들의 성지 순례길이었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종교적인 의미 외에 안전하고 저렴하며 아름다운 도보여행지로 각광받게 됨에 이르렀다. 


프랑스길과 북쪽길,프리미티보길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중심부로 들어가는 입구쯤의 조형물


2016년 2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아쉽게도 공사중이어 가림막이 ... ㅠㅠ

스페인 국민은 일종의 의례처럼 순례길을 걷고, 주변 유럽국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도보여행의 목적으로 많이 찾는다. 우리나라도 어느순간 유행처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현재는 비유럽권 국가중에서는 가장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다녀온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알려지다, 스페인 하숙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다뤄진 이후 더 많은 우리나라 사람이 방문한다고 한다. 

스페인 하숙의 장소 비야프란카 델 비에르소에 있는 기사단 성

대학생들, 군대를 마친 젊은이들, 삶에 지쳐 뭔가 턴 어라운드의 계기가 필요한 사람들, 그리고 은퇴 후 의미있는 삶은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하고 있고, 코로나 시국인 2022년 7월 27일 현재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걷고 있다. 2019년 방문자는 8,224명으로 비유럽권 국가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했다고 한다.


 인터넷, 모바일, 외국어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은 가고 싶지만 두려운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당장 비행기 예약부터, 현지의 출발점으로의 이동, 숙소문제, 음식을 사먹는 문제, 하루에 얼만큼이나 걸을지에 대한 체력관리의 문제 등등 걱정거리는 그야말로 끝이 없다. 


하지만 그 걱정이라는 것은 하면 할수록 늘어만 나지,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비행기표 부터 사면 거의 다 실현된것이다. 대부분의 산티아고 순례를 하고자 혹은 하는 사람들은 비용에 비교적 민감한 반응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보통은 어딘가 한번 들렀다 가는 경유 비행기를 선택한다. 경유 비행기는 일단 좀 저렴하고 일찍 예약하면 더 저렴하다. 동남아 가는 비용의 표도 가끔 나오는 것 같다. 예약시 도착지와 출발지를 한곳으로 하지 않고 다중 경로 즉, 파리로 입국, 마드리드에서 출국과 같은 방식으로 비행기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다면 마이리얼트립같은 한국어 기반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약간의 수수료가 있지만. 


이렇게 비행기 표만 예약하고 나면, 비행기 도착지에서 순례길의 출발지로 이동하는 교통편을 또 예약하거나 현지에 도착해서 구입하면 된다. 스마트 폰 앱을 통해 한국에서 예약과 지불이 모두 가능하다. 한국어 지원 혹은 번역도 되기 때문에 약간의 수고를 하면 큰 틀에서의 예약은 모두 가능하다. 그리고 못하겠으면 주변 사람에게 부탁하면 된다. 


어떻게든 순례길의 출발점에 도착한다면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가 걸을 수 있는 만큼만 걷고 알베르게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된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프랑스길에서 만큼은 말이다. 


말이 안통하면 바디 랭귀지를 하면 되고, 스마트폰의 번역기(구글 번역기는 매우 훌륭하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친구를 사귀고 토론을 하는 목적이 아닌 오로지 걷고, 생각하는 길이라면 말이다. 잘 모르겠으면 물어보고, 같이 가고, 부탁하면 된다. 다만 그 부탁이 너무 당연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게 동포든 외국인이든 다르지 않다. 


뭘 입을 지, 뭘 먹을 지는 현장에서 그때 결정하면된다. 


순례길을 가고 싶은 당신이 해야 할 것은 우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발권을 하고 시간을 만들어 놓으면 된다. 더해서 트래블 월렛 같은 외환통장과 카드 등을 만들면 현지의 결재도 현지 외화로 카드 지불이 가능하다. 출발전에는 이정도만 준비해 놓으면 거의 준비 완료.


*스마트폰 앱으로 가입하면 실물 카드도 보내주고, 스마트폰에서 외환을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실물카드는 현지에서 거의 사용 가능하다. 10유로 이하의 경우 카드를 사양하는 식당 등이 있긴 하지만 슈퍼마켓 등등에서는 모두 사용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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