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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Jul 30.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19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살라만까 ~ 엘 꾸보 데 띠에라 델 비노

*Via del la Plata 은의 길 19일 차 

  Salamanca ~ El Cubo de Tierra del Vino 

  살라만까 ~ 엘 꾸보 데 띠에라 델 비

  운행거리 : 36.5km, 운행시간 : 9시간 20분, 획득고도 439m, 최고점 916m

은의 길 19일 차, 램블러 기록

고도가 높은 곳이라 그런가 해가 나도 덥지 않고 서늘하다. 중간마을에서 뭔가를 먹을 수 있길 기대했는데 실패였다. 그래서 더 힘든 37km였다.

살라만까를 빠져나가는 새벽길.

다운타운을 조금 빠져나오자 만난 '성 마르꼬스 성당'  Iglesia de San Marcos.

구글 자료에 따르면 12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로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인해 원형 교회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에 존재하는 원형 양식을 가진 몇 안 되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사원 중 하나. 

Iglesia de San Marcos

구글지도로 퍼온 '성 마르꼬스 성당'과 멀리 보이는 살라만까 대성당 모습. 입장은 무료이며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고 한다. 오픈시간에 지나간다면 꼭 들러 보시길. 

올드 타운을 빠져나오니 바로 한적해진다. 와... 이렇게 금방 인적 드문 길이라니. 동트기 전 가로 등 빛이 아름다워서 한컷. 저 앞에 에밀리오 형이 걸어가고 있다. 

출발지에서 7km 정도 떨어진 Aldeaseca de Armuña 마을에 도착. 뭔가 좀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아직 바르는 오픈전이고 찾아다니기도 뭐해서 성당 옆을 지나 바로 통과한다. 

Iglesia Parroquial de Santa Cruz

마을을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한적하지만 매우 넓은 비포장의 시골길이 나온다. 도보 여행을 약 55일 정도 진행하고 있는 시간만큼 내 그림자도 내외적으로 왠지 많이 성장한 것 같다. ㅋ.

이렇게 지루한 듯 한가로운 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걷다보니

17km쯤 걸어 도착한 곳은 Calzada de Valdunciel 깔사다 데 발둔씨엘 이라는 마을. 뭔가 먹고 가려고 했지만 잠시 벤치에서 쉬며, 어제 산 하몬 보까디요로 점심을 대신한다. 맛있네. 전문점에서 산거라 그런가?

마을의 벽화가 좀 진심인 듯 보인다. 잘 그렸네. 

마을을 빠져나오는 길에 만난 Iglesia parroquial de Santa Elena 성녀 엘레나의 성당. 

마을을 빠져나오며 다시 시작되는 인적 없는 길.

이런 길을 걷다가 물웅덩이 때문에 도저히 길을 걸을 수 없을 것 같아, 도로 갓길로 올라섰는데... 뭔가 싸늘하다. 도록의 폭과 차량의 속도가 장난 아니다. 지도를 보니 고속도로다. 그것도 모르게 1km가 넘게 걸었다. 가끔 차들이 클락션을 울린 이유가 응원이 아니라 내려가라는 소리였나 보다. ㅋ

그래도 갓길이 꽤 넓어 위험하단 생각은 안 했는데, 내려갈 만한 곳을 찾아보니 잘 보이질 않는다. 도로와 접한 곳 일정 부위를 철조망을 처 놓아서 넘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한 30분 넘게 헤맨 후 철조망이 가장 가까워 보이는 곳으로 내려가 간신히 철조망을 넘어 보행자 길로 복귀했다. 스페인 고속도로에 민폐 많이 끼친 날이다. 

우여곡절 끝에 오늘 예약해 둔 'El Cubo de Tierra del Vino' 마을에 도착.

알베르게 근처에서 맥주 마시러 바르 찾아 나가는 에밀리오 형을 만난다. 알베르게를 알려주곤 다른 순례자와 맥주 마시러 총총. 알베르게 쥔장은 도미토리를 예약했는데 독방을 떡하니 주시네. 저녁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 있는 곳이라 저녁, 아침, 독방 포함해 40유로를 지불했다. 카드가 안된다네...ㅠㅠ 현금도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여기서 처음 독일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같이 순례길을 걷고 있는 어른을 만났는데, 아마 직업적으로 아이들의 교화?를 위해 동행하는 선생? 같은 역할을 하는 친구를 만났는데, 이 일행과 이후로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어린 녀석이 나에게 담배를 달라고 해서 거부했다. 없다고. 양심상 못주겠다. 그리고 물어보니 독일에서도 미성년 흡연은 불법이란다. 


잔뜩 젖은 등산화를 말리고 빨래를 널고, 씻고 좀 쉬다 저녁 먹으러 갔는데 와우... 소문처럼 음식이 맛있었다. 특히 닭다리 요리는 맛있어서 몇 개나 더 집어 먹었다. 집에서 직접 담근 와인도 매우 좋았고. 

 

발바닥과 발가락이 아픈 하루였지만, 맛있는 저녁과 독방에서의 휴식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았다. 

저녁노을이 이뻐서 한컷하고 하루를 마무리.


[오늘의 지출]

중간중간 간식은 살라만까에서 준비한 것으로 대체

알베르게, 저녁, 아침 포함해서 40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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