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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Aug 08.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24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따바라 ~ 깔싸디야 데 떼라

*Via del la Plata 은의 길 24일 차 

  Tabara ~ Calzadilla de Tera

  따바라 ~ 깔싸디야 데 떼라

  운행거리 : 32km, 운행시간 : 7시간 50분, 획득고도 337m, 최고점 858m

길을 나서는데 하늘이 이렇다. 캬~ 진짜 멋지다.

시작이 아름다운 24일 차. 왠지 오늘 길은 가뿐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을을 빠져나가면 지도를 확인해 빠른 길로 본선으로 진입한다. 사실 본선이랄 게 없다. 다음 목적지까지 길을 따라가면 되는 것을,  약간 돌아갈 수도 있고.

이곳도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나뭇잎의 색상이 우리나라의 그 색처럼 아름답진 않지만 그래도 가을이 되어간다는 것을 알기에는 충분하다. 

올여름 스페인 중부지방은 폭염 속에 많은 산불이 있었고 오늘은 그 산불의 현장을 계속 대면하며 지나왔다. 

주로 도토리나무들이 탔는데 빽빽하지도 않은데 이 넓은 지역이 탄 걸 보면 참 많이 건고했었나 보다.

길 양옆으로 나무들이 모두 탔다. 이 농장의 주인들은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중간 마을인 Villanueva de las Peras로 진입했다. 나보다 한주 정도 앞서 걷고 있는 다른 한국인 순례자의 정보대로 이 마을의 Bar La Plaza에서는 다양한 타파스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었다. 

참새 방앗간 들르듯 당연히 자리를 잡고 앉아 칼로리를 보충한다.  

처음에 3개의 타파스를 시켰고, 그리고 두 개 더... 그런데 가격은 4유로! 이게 도대체 말이 되냐고...

가장 저렴했지만 맛있었던 장소. 은의 길을 걷는다면 반드시 체험하길 추천!!! 백개!!!

행복하게 먹고 다시 출발, 마을 언덕 꼭대기쯤 아담한 성당이 주인 역할을 하고 있다. Parroquia católica La Asunción.

대문이 원래 없는 것인지, 있었는데 막은 것인지 알 수 없는 모양이다. 원래부터 없이 모양만 만든 듯 보인다. 

Santa Croya de Tera라는 이름의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을 지나면 떼라 강이 흐르고 있고 다리를 건넜더니 바로 다시 Santa Marta de Tera라는 마을이 다시 나타난다.  성인들의 이름을 따 만든 마을 이름인듯하다.

이곳에 알베르게가 있어 머물까 생각도 했지만 너무 이른 시간인 듯싶어 다시 길을 나섰다. 

알베르게가 있는 건물. 머무르고 싶을 만큼 좋아 보였지만 패스.

덴마크 21살 커플 빅터와 아울라도 열심히 걷는다. 

도로를 만났는데 다행히 이길로 걷진 않고 횡단해 다시 흙길로.

강변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니 기부제 알베르게가 있는 Calzadilla de Tera에 도착.

우리나라 시골집인 줄.

그런데 오는 길에 작은 마을들이 있었고, 이 마을도 작진 않았는데 오픈한 마트가 없다. 

알베르게가 마을 외곽 공원에 덩그러니 따로 서있다. 알베르게는 2층.

관리인은 따로 상주하지 않고, 방문하지도 않았다. 기부금을 넣는 통에 기부금을 넣었다. 딱 여섯 개만 있는 1인용 침대는 거의 퀸사이즈여서 아주 편하게 잘 수 있을 듯.

먹을 것이 없어 어쩔까 하고 있는데 데니쉬인 빅터 커플이 옆마을로 저녁을 먹으러 간다고 한다. 나도 담배도 떨어진 김에 담배도 사고 저녁을 먹으려 강 건너 마을인 깔싸다 데 떼라 마을로 20분쯤 걸어 넘어갔다. 

가정집 같은 곳의 벨을 눌러 따바꼬를 말하니 문을 열어주고 담배를 꺼내 준다. ^^

마을 중심으로 조금 더 가니 바르가 오픈했다. 빅터 커플이 먼저 자리 잡은 곳에 앉아 나는 쁠라따스 꼼비나도스(샐러드,달걀 프라이, 로모플란차가 한 접시에 담긴)를 시켰고 커플은 피자를 시켰다. 피자 한쪽을 권해서 얻어먹어봤는데, 맛은 뭐... 먼저 자리를 일어나 계산하면서 식사 중인 빅터 커플에서 맥주를 보내주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밝고 인성이 좋은 친구다.^^

시골 마을치고 음식값이 너무 비쌌다. 13.5유로라니...



[오늘의 지출]

점심 4유로

저녁 13.5유로 + 맥주 두병 4유로

기부금 5유로

담배 5유로

총 31.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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