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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Aug 11.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26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몸부에이 ~ 아스투리아노

*Via del la Plata 은의 길 26일 차 

  Mombuey ~ Asturianos

 몸부에이 ~ 아스투리아노스

  운행거리 : 17km, 운행시간 : 4시간 10분, 획득고도 314m, 최고점 1,031m

비도 오고 그래서 니 생각이 나서... 17km 만 걸었다. 

비는 성가시게 내리고 숙소도 애매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런 날에는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이 든다. 벌써 64일째 걷고 있는 건가?

계속 독일 아줌마, 덴마크 커플, 에스토니아 청년 등과 한 숙소에서 보내고 있다. 

일찍 도착해 버려서 알베르게 오픈까지 추위에 떨며 1시간 넘게 기다려 숙소에 들어왔다.

중간 마을에 바르가 없어 그저께 산 빵을 물과 함께 뜯어먹고 초콜릿으로 칼로리도 채우며 왔는데도 기운이 별로 없다.

5시쯤 우의를 입고 450m 걸어 나가 식당에 왔는데 닫혔다. 젠장... 큰 실내 체육관? 에 딸린 알베르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옆 바르를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토스트와 감자튀김 한 접시 시켜 먹고, 어두컴컴해지고 내일 오전에 먹을 간식이 필요해 마트로 가서 몇 가지 사서 숙소로 복귀.

비 때문에 사진도 몇 장 못 찍은 날이었다.

갈리시아가 우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갈리시아에 가까워져서 비가 자주 내리는 느낌이다. 

2016년 2월 초 아들과 걸었던 프랑스 길에서의 그 어마어마했던 비가 생각나는 날이다. 

 

비 올 것 같지 않았지만 예보대로 비가 내렸다. 

같은 고속도로를 두 번 건넜다.

오늘의 첫 번째 중간마을인 Valdemerilla(발데메리야)의 Iglesia de San Lorenzo는 단순하지만 눈길을 끈다. 창문이 보이지 않는다. 

곧바로 나타난 다음 마을인 Cernadilla의 Ermita del Cristo란 이름의 성당 유적.

같은 마을의 Iglesia Parroquial. 크지 않은 마을인데 꽤 멋진 성당을 가지고 있다. 

얼핏 보면 우리네 시골집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은 짧게 짧게 마을이 이어진다. San Salvador de Palazuelo라는 이름의 마을에 다시 진입하자 마을 교차로에 Ermita de San Salvador de Palazuelo(에르미따 데 산 살바도르 데 팔라수엘로)가 맞이한다. 

교차로 지나 마을로 진입하면 다시 성당이 하나 나왔다. 비 때문에 성당 처마 밑 벤치에 앉아 담배 한 대 피우는데 남루한 차림은 할머님이 지나가다 나를 보시곤 쿨하게 담배 한 대 달라고 하신다. 맛나게 피우시곤 꽁초를 바닥에 쿨하게 버리시고 갈 길 떠나신다. ^^;;

시골은 우리나라, 스페인 가릴 것 없이 사멸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목적지를 거의 앞두고 만난 예쁘장한 소.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오늘 목적지 아스투리아노스의 알베르게에 도착. 비를 간신히 피할만한 지붕이 조그마하게 있는 바베큐장에서 앉지도 못하고 서서 1시간여를 추위에 시달리다 바르 오픈과 함께 알베르게도 오픈. 에고 힘들었다. 짧게 걸었지만.

알베르게 퍼온 사진. 건물 왼쪽 귀퉁이에 애드 온 방식으로 만들어진 알베르게...

[오늘의 지출]

점심 및 커피 9

간식 6

알베르게 5

총 20유로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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