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뚱 Aug 21.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33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모스테이로 데 오세이라 ~ 락세

*Via del la Plata 은의 길 33일 차 

  Mosteiro de Oseira ~ Laxe

 모스테이로 데 오세이라 ~ 락세

 운행거리 : 30.3km, 운행시간 : 9시간 20분, 획득고도 689m, 최고점 869m

잘 자고 일찍 일어나 33일 차를 준비했다. 비가 제법 내린다 ㅠㅠ. 예보에 오늘을 포함해 1주 내내 비다. 갈리시아의 우기의 위력이란... 비가 좀 잠잠해지기를 기다려 보는데,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날이 밝아오고 있어 우의를 입고 그냥 출발했다. 어둡고 비 내리는 길. 시작부터 오르막이 장난 아니다. 한 시간 가까이 비로 인해 계곡이 돼버린 길을 조심조심 오른다. 등산화가 완전히 젖지 않도록 말이다. 어둡고 비가 내려 표식을 찾기 어렵다. 오피셜  까미노가 아니라서인지 갈리시아의 전형적인 표시석도 보이지 않는다. 오르막을 끝내고 좁은 내리막을 한참 내려갔는데 길에서 물을 만난다. 작은 계곡의 물이 불어 도저히 건걸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서 되돌아간다. 지도를 열어 우회하는 길은 마을을 따라가는 도로길이다. 2킬로쯤 손해 봤다.

비 때문에 사진 찍기를 포기해 스마트 폰으로만 간간히 찍어 사진이 많지 않다.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기운이 쭉쭉 빠진다. 11km쯤 와서야 Doson의 바르에 들러 요기를 하고 콜라 한 캔과 작은 빵 2개를 사서 간식으로 준비했다. 20km 정도 계속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목하며 여러 개의 마을을 지난 뒤에야 '아 락세(A Laxe)' 알베르게에 도착했는데 신발은 젖었고 힘을 빠져 의욕이 떨어진다.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뿐. 알베르게의 구조가 여태까지 보던 것과는 다르게 독특하고 공간이 다양한 2층의 구조였다. 오스삐딸레로가 상주하고 있어 사용료를 내고 폐신문지를 얻어 등산화 깔창을 빼고 신문을 구겨 넣어 내일을 대비한다. 샤워 후 빨래를 하고 말릴 것들을 라디에이터에 올려놓고 저녁 먹으러 나가 13유로의 메누 델디아를 먹었다. 프리메로 파스타는 따뜻해서 좋았지만 세군도 쇠고기는 정말 짰다. 덕분에 와인 한 병을 다 마셔버렸다.    

이제 이틀남은 은의 길. 돌이켜 보니 다시 한번 와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걸으면 좀 더 많이 둘러보고, 더 많이 마음에 담고, 더 많은 기록 남기고, 더 다양한 음식들을 먹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말이다. 

'뽀따블레' 마실 수 있는... 불어난 계곡물 때문에 
도손의 Igrexa de San Salvador de La O

제법 마을을 여러 번 만나지만 바르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도손에서 오픈한 바르가 있어 고기파이 같은 음식으로 요기를 했다. 

Igrexa de Santa Eulalia de Donsion
락세 공립 알베르게

[오늘의 지출]

점심 8.5

저녁 13 

기호식품 5

알베르게 8

37유로 사용.

작가의 이전글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32일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