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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Aug 23.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 은의길 마지막 날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뽄떼 우야 ~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

*Via del la Plata 은의 길 35일 차, 도착

  Ponte Ulla ~ Santiago de Compostela

 뽄떼 우야 ~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

 운행거리 : 23km, 운행시간 : 8시간 40분, 획득고도 702m, 최고점 372m

은의 길 35일 차, 램블러 기

또 하나의 긴 길을 마쳤다. 인증서의 거리 인증은 1,007km로 주요 루트 중 가장 길다. 다시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에 입성했지만 딱히 더 감동적이거나 하지는 않다. 세 번째 와본 도시의 느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이젠 편하게 못 가본 그라나다, 세고비아 같은 곳에 관광이나 다닐까 생각을 하다가 원래 계획대로 영국길과 묵시아 길을 마치기로 했다. 다만 우기로 접어든 갈리시아의 비는 정말이지 마음을 약하게 한다. 방수바지를 하나 장만해야 하는 건지... 


그제, 어제, 오늘 비와 바람 속에서 참 힘들게 걸은 듯하다. 70대 외쿡인 할아버지들보다도 느렸으니...


오늘은 시작부터 비와 바람이... 젠장 장난 없다.

어제부터 오른쪽 발바닥 앞쪽이 아팠는데 오늘도 아프네. 허리도 아프고. 전반적으로 아파... ㅋ

건강하려고 왔는데.

지도상으로는 분명한 내리막이었으나 오르막도 많았다. 역시 편한 길은 프랑스 길이... 

바르를 처음 만난 곳이 약 13km 지점. 라테 말고는 선택 선택할 수 있는 요기 거리가 없다.

그래도 어제 장본 간식거리가 있어 다행이다. 있는 힘없는 힘을 짜내 터벅터벅 걸었다.

드디어 산티아고 대성당의 종탑이 보이는 지점에 도착했다.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다른 모습의 대성당이 멋지고 반갑다. 


콤포스텔라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한 것은 중국식당 찾아서 밥 먹기. 아시안 스트리트 푸드라는 가게를 구글에서 찾아 이동했다. 경로상에서 가장 가까웠고 국수 fideo(라멘이라고 소개되었다)를 팔아서였다. 

라멘,만두,오이무침과 칭따오 한병.

맛있게 먹었다. 면은 얇은 쌀국수면이었고 닭고기 고명에 얼큰한 김칫국 같은 국물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오이무침도 새콤하니 맛났다. 계산하는데 19유로... 후덜덜...


식사 후에 순례길 사무소로 바로 가 인증서를 받고 크레덴시알 새로 받고 지난번 묵었던 숙소로 힘들게 찾아 갔는데 10월 31일까지만 운영이네...ㅠㅠ 

다시 대성당 방향으로 돌아가 2016년 아들과 묵었던 대성당 근처 알베르게를 찾았다. 16유로에 침대하나 얻고 저녁은 어떻게 하나 고민을 하다 오우렌세에서 샀던 한국라면을 끓여 맛있게 한 끼 해결해 본다.


"까페 델 문도" 세계의 커피. 델 문도는 제주 함덕에도 있었는데. ㅋ
진행방향 오른쪽 언덕 위에 만들어진 Cidade da Cultura de Galicia 갈리시아 문화 도
꼼뽀스텔라 외곽의 마을 주택 사이 풀밭에서 키워지는 양
검은 고양이 모녀? 일까?

언덕을 넘어서자 산띠아고 대 성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살짝 감동을 느낀다.

프랑스길과 북쪽길에서 진입할 때 볼 수 있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또 좋다. 

Ponte do Sar
Colegiata de Santa María de Sar
아시아 푸드 식당에서 오랜만에 짭짤하고 얼큰한 음식. 오이무침은 두접시를 먹었음

별 큰 감동 없이 또 큰 길 하나를 마쳤다. 다음에 다시 걷는 다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걷는 것에 급급해서 말이다.  


[오늘의 지출]

바르 2

점심 19

알베르게 16

총 37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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