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 영국길 4일 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오스삐딸(브루마 병원) ~ 시구에이로

by 감뚱

*Camino Inglés 영국 길 4일 차

Hospital(Bruma) ~ Sigüeiro

오스삐딸(브루마 병원) ~ 시구에이로

운행거리 : 24km, 운행시간 : 7시간 10분, 획득고도 341m, 최고점 457m

영국 길 4일 차,램블러 기록.jpg 영국 길 4일 차, 램블러 기록

비가 내린다. 영국 길 시작과 함께 한 비 오는 날은 4일 차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일은 안 내리면 좋겠는데.

일기예보는 비가 내릴 확률이 낮긴 하다.

라디에이터가 옆에 있는 침대에서 방음 따위 잘 되지 않는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에도 대강 잔듯하다.

짐을 배낭에 넣고, 남아 있는 간식을 확인하니 생라면 1봉과 황도캔 그리고 작은 스펀지 케이크가 몇 개 남았다. 다행히 완전한 공복으로 걷기를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루트 상에 딱히 규모 있는 마을도 없어 언제 요기가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황도와 빵을 다 털어 넣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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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성당이자 공동묘지를 시작으로 길은 계속 이어진다.

20221122_080713.jpg Igrexa de San Lourenzo de Br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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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인지 초등학교인지 모를 통학버스 한 대만 볼 수 있었던 아스팔드 포장길을 따라 걷다 보니 Igrexa de San Pedro de Ardemil를 만난다. 마을이 있겠지? 커피라도 한잔 마실 수 있는 바르가 오픈했으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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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상에서 꽤 유명한 바르인 "CAFE BAR UZAL"은 오픈 전이다. 구글의 오픈 시간인 9시가 되었음에도 열지 않는 바르 창문 안을 들여다보다. 처마 밑에서 커피 대신 니코틴을 한 컷 들이마시는 시간을 가져본다.

바르 앞에는 다양한 조형물이 있어 볼 만하다. 잠시 걷는 지루함을 잊을 수 있게 해 줄 것 같은데, 비가 오니 감흥이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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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마을에 이르러 오늘 만나는 세 번째 성당이자 공동묘지 Iglesia de San Paio de Buscás를 만났다. 날이 좋았다면 좀 둘러보고 갈 요량이었는데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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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로 연결되던 길은 초지옆 흙길로 안내했다가 다시 마을과 함께 한 길로 연결되기를 언제나처럼 반복한다. 가을이 깊어 진다고 생각했던 인적 없던 시골길은 아직 푸릇함이 많이 남아 있음을 과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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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듯 아닌 듯 한 인적 없는 길이 조금은 지루하지만 그래도 구경하는 재미는 여전하다. 자연은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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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으로 심긴 유칼립투스 나무 숲을 지나며 특유의 냄새도 다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제 유칼리나무의 그 독특한 향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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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지 않은 오르막 길을 오르내리며 걷다가 문을 연 Cafe-Bar O Cruceiro를 만나 잠시 쉬며 요기도 한다. 완전히 젖은 우의를 가게 안으로 입고 들어갈 수 없어 벗어서 비 맞지 않게 밖에 두고 온기가 느껴지는 바르 안에서 까페 꼰 레체와 또르띠야 데 빠따따스를 주문해 먹는다. 동네 어르신은 이방인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는 듯하다. 딱히 관심을 보이진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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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곁 길을 따라 한참 걷다 보니 오늘의 목적지 마을인 시구에이로에 도착하긴 한다. 오늘 좀 힘드네. 비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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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규모가 있는 마을인 시구에이로의 예약한 사설 알베르게를 찾았다. 찾기 어렵지 않게 큰 길가의 아파트처럼 생긴 건물의 1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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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출 간판이 없으니 주의해서 봐야 한다. 입구에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전화를 하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근처에서 사는 듯한 아주머니가 차를 끌고 와서 문을 열어주고 현관문 비밀번호, 샤워실, 침대방, 아침에 먹을 수 있는 것들의 위치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다시 돌아간다.

오늘도 독채를 쓰는 셈이다. 수건까지 제공해 준다. 알베르게 안에 폐 신문이 없어 완전히 젖어버린 등산화를 어떻게 말려야 하나 고민하다 저녁 먹을 식당에서 좀 얻어 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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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 샤워실과 현관, 와이파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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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을 곳을 찾아 헤매다 들어간 곳에서의 식사는 음 뭐 그렇지... 대강 먹을 만 했고, 가격은 저렴하지 않았지만 폐 신문지를 듬뿍 얻어 올 수 있었다.

내일 아침에는 뽀송하게 마른 등산화를 신고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에 입성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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