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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Sep 04.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 영국길 완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시구에이로 ~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

*Camino Inglés 영국 길 5일 차

  Sigüeiro ~ Santiago de Compostela

  시구에이로  ~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

  운행거리 : 20km, 운행시간 : 7시간, 획득고도 422m, 최고점 387m


영국 길을 마치는 날이다. 거리도 길지 않고 부담 없는 날이다. 

리셉션이자 키친으로 나와 보니 아침이 준비되어 있다. 사과, 귤, 빵, 주스, 버터 등등. 오랜만에 아침을 거하게 먹어본다. 네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도 내려 한잔 흡입하고.

도시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도심을 빠져나오는 길에 Rio Tambre가 힘차게 흐르고 있다. 비 때문인지 물색이 탁하다. 여름에는 맑은 강이 흐를까? 여름에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러다 스페인의 길을 걷다 세상 하직할 수도 있겠다 싶다. 

메인 차도에서 떨어진 배후 도로라고 해야 할지... 마을 간을 잇는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걷는다. 딱히 감동적일 것 없는 평온한 정경이다. 

한동안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 초원의 호랑이 비슷한 녀석을 본 후 길은 흙길로 바뀌어 있다. 

관리받지 못한 집은 집의 가치보다는 자연의 일부로써의 가치가 잔존하는데, 그 잔존가치는 얼마나 지나면 0이 되어 자연 속으로 완전히 동화될까?

습도가 매우 높은 갈리시아의 숲길은 이렇게 초록이다. 한 여름을 압도하던 초록 나뭇잎이 그 수명을 다했음에도 넝쿨과 이끼가 겨울의 갈리시아 숲을 대신하고 있다. 마치 한 여름의 그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말이다. 

숲 구간과 공단? 지대를 지나 드시아 산띠아고 데 꼼뽀스텔라의 북쪽 마을로 진입했다. 

Igrexa de San Caetano

구도심과는 다르게 너른 공원과 한적함이 있다. 

Facultade de Ciencias Económicas e Empresariais (USC). 과학 경제학부가 있는 대학.

바로 중심부로 가지 않고, 한국 식당인 누마루 방향으로 에둘러 가 오랜만에 한식을 맛있게 먹는다.  

제육볶음 형상의 음식은 두루치기다. 15.5유로에 보이는 맥주가 포함된다. 싸다고 하긴 어렵지만 양이 제법 푸짐하다. 한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현지 젊은이들이 식당을 꽉 매운다. 물론 한국인 여행자 손님도 항상 한두 팀이 있고.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에 도착했다면 한번 추천해 본다. 누마루는 두 군데 운영 중인데 이곳 대학 Facultade de Ciencias Económicas e Empresariais (USC) 근처의 누마루는 밥 위주고, Campus Vida (USC) 근처에 있는 누마루는 분식 분위기의 음식들 위주다. 후자의 가게에 한국인 주인이 있었다. 양쪽 다 한국어 가능한 직원이 있긴 하지만 한국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주문은 쉽다. 

식사 후 여유롭게 걷는 길에 대성당 종탑이 눈에 들어온다. 

Cruceiro da Capela de Nosa Señora da Fonte
Convento de San Francisco de Santiago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다. 영국길 닷새만에 비 내리지 않는 좋은 날이다. ^^

대성당 가는 길
Convento de San Francisco de Santiago
오브라도이로 광장 옆 5성급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 호텔 앞의 경계석 
대성당. 보이는 입구는 박물관등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
대성당 정면 중앙부 장식

3번째 입성이라 그런지 별 다른 감흥은 없다. 순례자 사무소에 가서 순례인증, 거리인증서를 받고 내일 묵시아 길 출발을 위해 예약한 대성당 뒤쪽의 The Last Stamp/ El Último Sello 알베르게로 가 짐을 푼다. 이번 도보순례의 3번째 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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