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세라트 사진으로 슬쩍 보기
바르셀로나 근교의 서울 북한산 국립공원의 느낌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서북쪽으로 40k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으며, 몬트세라트라는 이름처럼 톱니 모양의 산이라는 의미가 있다. 꽤 여러개의 트래킹 코스가 있고, 암벽 등반을 하는 이들도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한다면 에스빠냐역에서 노란색의 Bitllete이라고 씌여진 노란색 승차권 기계를 찾는게 우선이다. Tickets Train+Cable car 왕복은 성인 23.5유로. 케이블카가 아닌 산악열차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25유로 이다. 갈 땐 케이블카, 올 땐 산악열차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각각 편도로 끊어야 한다. 나는 그냥 잘 몰라서 케이블카로 끊었다. 케이블카 왕복 승차권이라면 Aeri de Montserrat역에서 하차해 역 앞의 몬세라트를 바라보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에스빠냐 광장역에서 기차를 타고 갈 때, 케이블카의 첫 출발시간을 확인하자. 오전 9시 30분이 첫 출발이다. 12월의 추운 어느날 일찍 간답시고 8시에 도착해 버리면 한시간 반동안 춥게 발 동동 굴러야 한다.
Funicular Aeri de Montserrat 라고 적힌 건물 앞에서 줄을 선 후 순서대로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Funicular가 '삭도'라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케이블을 당겨서 이동하는 탈 것들이 푸니꿀라르라고 불리운다. aeri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사전을 찾아보면 aeropuerto(공항)등의 접두어로 쓰이는 듯 한데 아마도 까딸루냐 방언인듯 하다.
케이블카에서 한국 관광객 가족과 가이드를 만났는데, 바르셀로나에서 사신다는 가이드분은 산티아고 순례길 특히 은의 길 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산티아고 순례는 스페인 국민들의 평생 한번은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데 모르는 사람도 많은 듯 하다.
당연히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다. 걷기에 자신 있다면 트래킹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리면 몬세라트 성모 마리아 수도원이 있는 관광 단지에 도착한다. 알고보니 이곳까지 버스도 올라온다. ㅋ
케이블카 내려서 왼쪽 방향으로 걸어 나오면 왼쪽 건물 1층에서 몬세라트 수도원 성당관람과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는 입장권을 판매한다.
입장권 구매 후 성당 방향으로 이동하면 미술관이 먼저 나오는데 피카소 등 꽤 유명한 사람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의 성당에 모셔져 있는 검은 성모 혹은 흑인 성모 때문에 유명해진 곳이다. 전승에 따르면 복음서의 저자인 루까가 조각한 것을 사도 베드로가 스페인으로 가져왔다고 한다. 이후 8세기경 아프리카의 이슬람 세력인 무어인이 지배할 때 동굴 속에 감춰졌던 것을 880년 우연히 발견했다는 것이다. 12세기경 성모 발현과 기적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번지면서 남유럽 각지에서 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왔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것 때문에 몬세라트는 스페인의 3대 순례지로 꼽히고 있다.
아프리카와 이집트의 유물까지 전시된 이곳 몬세라트 박물관은 조용하게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 방문을 꼭 권한다.
박물관을 나와서 이젠 수도원 성당으로 향한다.
성당 정면 제단부 2층에 검은 성모상이 안치되어 있는데, 이 곳에 들어가는 줄이 따로 있고 사두었던 입장권에 도장을 받고 들어갈 수 있다. 검은 성모를 제외한 성당관람은 무료이며 자유롭게 가능하다.
검은 성모 앞에서 정면으로 볼 수 있었다. 왜 검은 성모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건데 이곳은 과거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세력이 장악했던 곳이고, 따라서 아프리카계 이슬람 사람에게도 기독교를 전파하고자 하는 욕망이 담겨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혹은 이 곳을 장악했던 아프르카게 사람중에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이 만든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성당을 보고 나오는 길에 마련된 기도를 위한 봉헌 초.
성당을 나오면 작은 광장이 있어 잠시 풍경을 돌아보면서 한숨 돌린다.
윗쪽에는 산악열차인 푸니꿀라르로 올라갈 수 있는 Sant Joan 전망대.
편도 9.75유로에 푸니꿀라르를 타고 산트 호안 푸니꿀라르 역으로 올라간다.
엄청 가파른 산을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다.
푸니꿀라르 산트 호안 역에는 전망대가 있어 몬트세라트 수도원 방향의 전망을 끝내주게 볼 수 있다.
이 곳에서부터 몬트세라트 수도원까지는 트래킹 길을 따라 걸어서 내려갈 수 있는데 쉬엄 쉬엄 구경하면서 가면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몬트세라트 뷰포인트에서 바라본 풍경.
아래 사진을 지인에게 보내줬더니 북한산엔 뭐하러 갔냐며... 생각해보니 비슷한 면이 있다. ㅋ
산트 미껠 십자가에서 보이는 산따 꼬바 데 몬트세라트가 보이는데 참 까마득 한 곳에 지어 놨다. 이 곳까지도 걸어갈 수 있으며 동굴에 만들어진 역사적인 성지가 있다고 한다.
몬트세라트 수도원으로 내려와서 Stairway to Heaven/Escala de l'enteniment (Escultura)가 있는 곳으로 조금 걸어서 이동하니 수도원 성당의 제단이 있는 쪽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인다. 이쪽에는 주차장이 있다. 단체 관광객은 이 곳 주차장을 이용하나 보다.
천국의 계단이라는 영어 명칭과는 달리 스페인어(까딸루냐어)로는 이해의 계단이라고 번역된다. 상당히 큰 조각이다.
짧은 몬트세라트 관광을 끝내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Aeri de Montserrat역으로 돌아가 바르셀로나 에스빠냐 광장역으로 이동한다. 열차+케이블카 왕복 통합권은 버리지 말고 가지고 있다 돌아올 때 다시 사용한다.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하는 순례길을 걸을 때 이 곳을 지나게 되며 몬트세라트 수도원 옆에 호텔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가 있어 비교적 저렴하게 하루 묵어 갈 수 있다. 순례길은 이 곳부터는 까탈란 길이라고 불리우며 아라곤 길과 만난 뿌엔떼 라 레이나에서 만난다고 한다.
언젠간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하는 순례길을 걸을 수 있게 되길 희망하며, 몬트세라트 방문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