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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동그란 Dec 29. 2021

매운맛 가득한 신(辛)의 직장, 공공기관(출자출연기관)

 신(神)의 직장을 찾아서 3탄


 대학생활을 후회 없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취업시장에서 나는 그저 의미 없는 스펙들로 바쁘게만 살았던 걸로 낙인찍히는 기분이었다


 또다시 인고의 시간이 시작됐다. 


나약함 - 두 번째 취준생 시기


 내가 내린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고 무엇 하나 끈질기게 해내지 못하는 나약한 내가 견딜 수 없을 만큼 원망스러웠다. 다행이었던 건 지금의 남편인 남자 친구도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어서 함께 공부하면서 개복치처럼 연약한 내 멘탈을 붙잡아준 것이다. 드디어 2018년 두 번째 퇴사와, 두 번째 대학교 입학을 했던 그 해에 그렇게도 원하고 원하던 지방공공기관(출자출연기관)에 합격하게 된다. 




생소함 - 공공기관(출자출연기관) 취업


 출자출연기관은 공기업 준비생들한테 생소할 수 있다. 마치 고3이 되어서야 저 먼 공기 좋고 산 좋고 물 좋은 지역에 있는 대학교 이름까지 알게 되듯이 나도 이 회사를 지원할 때 이런 회사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다. 이 회사를 다니며 현타 왔던 순간이 참 많았지만 그중 하나는 야근 식당에 외식 장부를 만들어 달라 협상?하러 갔는데 회사 근처 10년 된 식당 주인분이 난생처음 들어본 회사라며 나의 신원을 추궁하신 때였다.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차라리 너를 알지 못했더라면... 


우선 공공기관이란 좁은 의미로 국가 행정기관을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정부의 투자, 출자, 재정지원 등으로 설립, 운영되는 기관을 통칭한다.라고 네이버에 나와 있다. 여기서 기업 규모, 자산 규모, 자금의 원천에 따라서 시장형 공기업, 준시장형 공기업, 기금형 공공기관, 기타 공공기관으로 나뉜다. 


 내가 일한 곳은 이런 중앙공공기관도 아닌 시산하 출연기관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문화, 예술, 장학, 자선 등의 목적을 위해 개별법령 또는 조례에 따라 설립하고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시에서 교부받아 운영되는 기관이라고 이 또한 네이버에서 말한다. 이렇게 적으니까 더 공공기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출연기관이라는 듣보 명칭 값을 톡톡히 해낸다.


 모든 지방 출연기관이 그런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이 글은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체험담이기 때문에 몹시 편협할 수 있으며 객관성을 굉장히 상실한 글일 것이다.


 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내 발목을 붙잡는 건 지독한 ENFP인 나는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는 점이다. 싫증을 잘 내고 끈기가 없는 내가 이 회사에서 3년이나 버틸 수 있었던 건 사람 때문이고, 그만둬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사람 때문이다.


쥐어짜서 쓰는 내가 다닌 공공기관(출연기관)의 장점


 우선 직장을 소개하는 대표 사이트 잡플래닛에도 회사 장점을 적어야 글을 올려주기 때문에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제일 난관에 봉착했다고 느낀 장점을 써보겠다. 

 장점이라고 하면 대체로 전부서 낮은 업무 강도와 자유로운 연차 사용이다. 연차가 자유롭고 자녀 돌봄 제도가 잘 되어있다. 그렇다 보니 입사 초기에 회사 상사들이 애 낳고 다니기에 참 좋은 직장이라고 했다. 주변에서 의사가 직업이라고 하면 배우자가 좋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본인이 얻은 소득을 쓸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공공기관에 다닌다고 하면 나 역시 내 시간을 가족들이 활용하게 된다. 아이를 낳아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건 너무나 큰 장점이지만 결국에 내 시간이 근로가 아닌 육아에 투입되는 것일 뿐이다.



본론 - 공공기관(출연기관)의 단점


내가 생각한 단점을 어쩔 수없이 추려보자면 총 세 가지이다.

첫 째, 시산하 기관이다 보니 시(市) 눈치를 지나치게 많이 본다. 

둘째, 노동조합이 없었다.

셋째, 조직문화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고 보수적이다.


이 모든 게 나라는 사람과 만났을 때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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