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행

by 박승오

타인의 불행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내가 아니라서 다행인 것이,

인간은 원래 그렇다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모순이라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궁색하다.

그에 더해, "인간을 위로하는 건 타인의 불행밖에 없다"던 은희경의 말은 너무 적나라해서 내가 인간이라는 것에 거부감마저 든다.


존엄한 인간이라는 말은 식상한 상식이지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게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인간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구질구질한지,

존엄한 인간이라는 말속엔 인간에 대한 경외보단

누군가를 향한 특정 집단의 의도적 냉소와 기만이 보인다.


각자 처한 시대와 공간 속에서

위태로운 행복과 발에 차이는 불행 가운데 온전한 결정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운 좋게 살아나가며 가냘픈 수명을 연장해 나가는 것,

그리고 그것에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충만해하는 것.

인간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의 모습이,

따지고 보면 이것뿐이지 않을까.

행복의 필요조건은 백 가지인데, 구백 가지가 불행의 충분조건이 되는 파룬궁 같은 삶 속에서,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왜 살아야 하는 것이며, 무엇을 위해 그리고 누구를 위해 룰렛 게임 같은 이토록 차갑고 비루한 삶에 내던져진 것일까.


"주 뜻대로 하옵소서." 나의 기도는 짧다.

어차피 모든 건 기도와 무관하게 신의 설계대로 흘러갈 뿐이다.

그게 아니라면 철저한 무계획과 방임 속에서 우연과 우연의 연속과 중첩으로 세상은 무표정하게 흘러간다.


내가 자주 다니던 길에서 9명이 죽었다. 생사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렸던 그 화자의 마음이

무언지 너무 강렬하게 느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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