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자각

by 박승오

으레 그렇듯,

대부분의 만남은

무덤덤하고 미지근하게,

그리고 낯설고 불편하게 시작된다.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느리게, 가까워지고

깊어지는 줄 모른 채로

크건 작건 서로의 삶의 일부가 되어 간다.


그리고 종국엔 어떤 방식으로든 강렬하게 작별한다.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마음의 착란을 고스란히

만끽하면서.


그래서 기억은 온통 지출투성이고 마이너스다.

강렬한 기억만 선택 투과된 마음엔 늘 홍수가 인다.

주어진 삶은 그 자체로 축복이지만

삶의 여정은 때론 고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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