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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글 Jul 18. 2024

서평_심현보의 '가볍게 안는다'를 읽고

오늘을

일상을

순간을


그리고

나를


가볍게 안는다



어릴 적부터 가요를 즐겨 듣고 불렀다. 가까운 친구들은 대부분 팝송을 들었는데, 가사가 들리는 가요가 좋았다. 특히, 그 가사가 내 주변의 일과 비슷하다면 그 노래는 더 즐겨 듣게 되었다. 마음에 드는 곡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런 가사는 과연 누가 짓는 걸까?'


심현보 작가님은 '작사가이거나 작곡가 혹은 싱어송라이터. 말하자면 음악을 하거나 글을 쓰며 산다. 봄과 맥주, 공원과 여행을 좋아하고 사사롭고 소소한 순간들을 시시콜콜 기억하는 일을 즐긴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담백한 표현이 좋았다.



올해 4월 중순 경 심현보 작가님의 '작사가의 노트'를 읽었다. 이 책은 작사에 관심이 많았던 내가 이와 관련해서 두 번째로 선택한 책이다. 책에서 작가는 작사의 과정을 잔잔히 들려주었고, 그래서 작사의 과정과 심현보 작가님에 대해 더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작사가의 노트'를 완독 하자마자 SNS에 심 작가님의 '북 콘서트' 소식이 있었다. 바로 예매를 했다. 그리고 북 콘서트 당일 득달같이 달려간 서점에서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 '가볍게 안는다'이다. 사실 책의 구입 목적은 콘서트가 끝난 후 작가님의 친필 사인을 책에 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무슨 이유이든 어떤가.  



밤 10시에 콘서트장에서 실제로 뵌 심현보 작가님은 따뜻한 분이었다. 행사가 시작되기 20분 정도 전에 커피 한 잔을 들고 행사장 안을 이리저리 살피던 모습이 지금도 떠오른다. 그리고, 육성으로 그 자리를 채운 사람들에게 잔잔히 들려주는 작사의 과정이 내 귀를 채웠다.  



늘 무언가를 좋아했다.(프롤로그 중)


소탈하게 시작되는 책의 첫 문장이었다. 이 문장에서 작가의 짙은 감성과 솔직함이 보였다. 그리고 이 느낌은 책이 끝나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사람들이 책을 읽는 목적은 다양할 것이다.


'정보, 자기 계발 등'


이 책은 '감성 충만제' 같았다. 작가의 일상을 표현하는 단어와 문장이 익숙했다. 길치라는 말에 '웃음'이 났다. 사실 나도 길치인데, 작가도 그렇다고 하니 괜히 반가웠다. 에세이는 그렇다. 나와 다른 한 사람의 삶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 무한한 감성과 공감이 숨어 있다. 이 책도 그러하다.



'작사가의 언어로 흐르는 오늘의 작고 소중한 순간들'


이 책은 '작사'와 관련된 내용도 있지만, 작가의 일상이 더 많이 녹아 있다. 그 글의 농도에서 몇 줄 쓰여있지 않아도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작가가 어떤 내면을 지녔는지 독자로서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심 작가님은 그분이 쓰신 가사만큼이나 사랑이 가득하고 어쩌면 알려진 것보다 더 세심한 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작가님이 들려주는 감성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책은 '가볍게 안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알맞게 낡아준 소파 같은 사람', '좋아하는 걸 좋아해'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부터 작가가 들려주는 일상의 모습이 따뜻했다. 특히, 프롤로그가 가슴에 스며들었다.


'좋아했다.'


사람을 반짝이는 별에 비유하고, 행복은 부피보다는 밀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소한 것들은 본인의 중요함을 강조하지 않아서 좋고, 지금 손에 쥐고 있는 무언가를 느슨하게 쥐라고 한다. 몸의 힘을 빼고 느리게 천천히 호흡하라는 말에서 눈물이 찔끔 났다. 가끔 울고 싶어질 때가 있다. 여기에 대해 작가는 '울 때가 되어서'라고 표현해 주어서 앞으로는 울고 싶을 때 실컷 울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또, 우리가 꼭 잘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결국 삶은 좋은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작가의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이 글의 곳곳에 새겨져 있다. 여기에 특별한 감성이 더해져서 심리 치유를 받는 것 같았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건 축복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학교와 사회에서 부표 없이 떠오는 듯한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고 평생을 꾸준히  이뤄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감성 치유까지 더한다면 그 또한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런 작가의 삶에서 빛을 느꼈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이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그의 삶을 기꺼이 보여준 것에 더 큰 공감을 얻었다.


어떤 자리에서 그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이라는 시류에 휩쓸려서 나를 상실하고, 그로 인해 정처 없이 떠도는 난파선이 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생각보다는 타인에게 더 관심을 기울인 후 따라오는 결과에 괴로워한다. 이 책은 그러지 말라고 독자를 격려하려 애쓴다. 그런 작가의 마음에 감사했고,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나를 꼭 안아주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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