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스러움에 대하여

예기치 않은 문제를 대처하는 자세

by 감격

문제가 닥쳤을 때, 우리는 얼마나 단단해질 수 있을까


문제가 닥치면 나는 여전히 당황하고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앞선다.
별일 아닐 수도 있는데,

머릿속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득하다.


그럴 때면 스스로를 지켜보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쉽게 불안해질까.

왜 늘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를 몰아붙일까.


어른이 되면 이런 감정들은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불안은 더 섬세하게,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갑작스러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불안을 없애려 애쓰는 사람,
그리고 그 불안을 견디는 사람.


나는 오랫동안 전자였다.
일이 생기면 바로 처리해야 마음이 놓였고,
모든 걸 통제해야 안심이 됐다.


하지만 인생은 통제보다 변수의 영역이 더 크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래 걸렸다.


이제는 안다.
어른스러움이란 완벽히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라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힘이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모든 게 명확해질 줄 알았다.

어른은 늘 답을 알고, 무슨 일이 생겨도 흔들리지 않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자주 모른다고 말한다.
그 말이 이제는 부끄럽지 않다.
모른다는 건 무능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모르겠다”는 말은 나를 작게 만드는 대신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불확실한 세계를 받아들이는 순간,
삶은 조금 더 부드럽게 흘러간다.


예기치 않은 일은 계속 일어난다.

계획이 틀어지고, 뜻하지 않은 소식이 찾아오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진다.

그럴 때마다 예전의 나는 무엇이든 바로 해결하려 했다.

문제보다 ‘당황하는 나 자신’이 더 싫었다.


하지만 조급함이 문제를 키운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불안할수록 멈추려고 의식한다.

숨을 길게 내쉬고, 마음을 조금 떨어뜨려서 바라본다.
문제는 여전히 내 앞에 있지만 그 안에서 마음의 공간이 생긴다.

그 여유가 나를 무너지지 않게 한다.
어른스러움은 바로 그 여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이제 어른이니까 잘 대처해야지.”

하지만 잘 대처한다는 게 과연 무엇일까.
모든 일을 침착하게 처리하는 것?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

나는 그렇게 믿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감정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두려움이 올라올 때 그걸 인정하고,
불안을 느낄 때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는 일.
감정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는 신호다.


삶은 늘 불안과 함께 있다.
그 불안을 외면하면 더 커지고, 마주하면 조금씩 작아진다.

이제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두려워도 괜찮아.”
이 문장은 단순하지만,
그동안 내가 듣지 못했던 가장 어른스러운 위로다.


어른이 된다는 건 두려움을 없애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품고도 나아가는 일이다.


오늘 나에게 어른스러움이란,

불안을 없애는 능력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태도다.

매거진의 이전글복 짓는 마음씨를 키우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