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본 적 없는 나에게

두려움을 넘어서야 받아들일 다음 단계의 나

by 감격

"기준이 너무 높아. 스스로를 좀 믿어봐. 할 줄 아는데 왜 그래?"


나는 그저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말들은 자꾸 나를 흔든다.

마치 내가 모르는 어떤 능력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되는 듯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정말 나를 몰라서 흔들리는 걸까?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도 끝까지 가보지 않아서일까?

어쩌면 둘 다였다.


나는 지금까지 '초보의 세계"에서는 잘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처음 접할 때에는 흥미도 컸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 단계였다.

누군가는 "이제 한 번 더 가보자"라고 말할 때, 나는 이상하리만치 머뭇거렸다.


적당히 잘하는 나로 머무는 것이 익숙하고 안전하다 느낀 건 아닐까.

그다음의 나는 늘 낯설었고, 낯선 것은 어려웠고

그 어려움은 나를 다시 바보로 만들 것만 같았다.


돌아보면, 나는 내가 가진 것을 단 한 번도 끝까지 밀어붙여본 적이 없다.

아마도 '바뀌는 순간'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나'로 살고 싶어 한다.

어느 정도 괜찮고 나름 꾸준하고, 남들이 보기에 무난히 잘하는 그 모습 안에서.


문제는 새로운 가능성이 보일 때다.

그 순간, 나처럼 멈칫하게 된다.

익숙한 나와 낯선 나 사이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정말 이걸 해낼 사람일까? 그럴 자격이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해낼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사실을 믿을 만큼의 경험이 아직 우리 안에 쌓이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달라지는 나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이다.


거창한 결심도, 완벽한 계획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다음의 나'를 조금 더 믿어보려는 마음, 그 정도면 충분하다.


나는 기준이 높은 게 아니었다.

나는 그동안 스스로를 믿는 일에 지나치게 인색했을 뿐이다.

이제는 그 믿음을 한 뼘만 더 키워보려 한다.


오늘의 나는 나를 다독이는 마음으로 이 흔적을 남긴다.

나도, 그대도 각자만의 속도로 다음 계단을 밟아 오를 수 있기를.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나를 배우며

"나아가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 안녕하세요. 감격입니다.

그동안 '엘리나'라는 이름으로 123편의 글을 써왔습니다.

온라인에서 그동안 활동해 온 이름과 일치하도록 필명도"감격"으로 바꾸었습니다.


쓰는 사람의 이름을 하나로 모아야

제가 가는 방향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제가 쓰는 마음과 이야기의 결은 그대로입니다.


늘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욱 나아가는 감격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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