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도 다시 돌아오는 힘
나는 왜 이렇게 꾸준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걸까.
계획은 늘 세운다.
마음이 단단해진 것 같고, 이번에는 오래갈 것 같아 조심스러운 기대도 한다.
그런데 몸이 아프거나, 가족에게 작은 변수가 생기거나,
일정 하나만 어그러져도 준비했던 흐름은 금세 우스워질 만큼 쉽게 무너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남들은 나를 꾸준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글쓰기, 운동, 일, 모든 면에서
누군가의 시선으로 보면 분명 '꾸준함'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한 기록들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단 한 번도 나 자신을 꾸준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왜일까.
오래 생각해 보고 내린 결론은 단순했다.
남들은 보지 못하는 빈칸을,
나는 너무 가까이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루 흔들리면 바로 '끊겼다'라고 생각했고,
조금 쉬면 '처음으로 돌아왔다'거 여겼다.
남들이 보던 것은 내가 걸어온 선이었지만,
내가 들여다본 것은 그 선 사이사이에 생긴 작은 틈이었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내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꾸준함은 의지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멈춤은 실패가 아니라 '리듬의 파동'이다.
사람의 에너지는 직선처럼 일정하게 흐르지 않는다.
밀물과 썰물처럼, 파동처럼, 들숨과 날숨처럼 움직인다.
나는 이 단순한 원리를 너무 늦게 이해했다.
남의 일을 할 때 나는 한없이 성실한다.
기한이 있고, 요청이 있고, 결과가 있으니, 내 기준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눈에 밟히는 것들을 무심하게 두지 못해 시간을 더 쓰고 마음을 더 쓴다.
그러다 정작 '나를 위한 일'은 늘 마지막으로 밀렸다.
그 불균형이 결국 나를 쉽게 지치게 했고, 지침 속에서 나는 나의 꾸준함을 의심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는 꾸준하지 않았던 게 아니다.
오히려 끊어져도 다시 돌아오는 힘, 그 회복력으로 이어 붙여온 것이다.
중단 없는 사람만이 꾸준한 게 아니다.
멈춰도 다시 돌아오는 사람 또한 꾸준한 사람이다.
끊어진 날보다 이어 붙인 날이 더 많았다면,
그것 자체가 이미 꾸준함의 다른 얼굴이 아닐까.
나는 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멈춘 날만 기록했고, 돌아온 날의 용기는 기록하지 않았다.
그래서 꾸준함을 의심했을 뿐이다.
만약 오늘 계획이 어긋났어도 괜찮다.
잠시 멈춘 날이 있다 해도,
내일 다시 돌아올 힘을 남겨둔 나를 믿으면 된다.
꾸준함은 늘 조용한 곳에 쌓인다.
눈에 띄지 않을 뿐, 방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나는 오랫동안 흐르고 있었다.
이제야 그 흐름을 알아차렸을 뿐이다.
나는 이미, 아주 오래 꾸준히 나아가는 중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멈출 것이다.
다시 흔들릴 것이고, 또 돌아서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은 나를 되돌리는 하나의 호흡임을 안다.
꾸준함은 언제나 조용히 우리를 앞으로 데리고 나아가고 있다.
그러니,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