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은 매 순간 치열했던
나를 믿어주는 일이다.

연결

by 감격

한 때 나는 나의 삶이 엉망으로 기워진 조각보 같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발로 뛰던 시간, 구조와 디자인을 연결하던 시간,

그리고 타인의 절박한 고통을 마주하고 공부하며 상담하던 순간까지.

어울리지 않는 파편처럼 흩어진 이 시간들은 서로를 밀어내며 불협화음을 냈고

나는 한 우물을 파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사람처럼 느껴져 스스로를 자주 의심했다.


내 마음을 건드린 것은

스탠퍼드 졸업사 중에서 만났던 스티브잡스의 "Connecting th Dots"였다.

그가 말하길,

"미래를 내다보며 점을 연결할 수는 없지만,

과거를 돌아볼 때 그 점들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알 수 있다"

지금도 그 문장을 가만히 읽는다.

연결이란, 대단한 미래를 설계하는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찍혀 있던 고단한 흔적들을 다정하게 이어주는 것임을.


하지만 점과 점을 잇는 것보다 중요한 본질은 그 점이 찍힐 때의 '치열함'이 아닐까.

무관해 보이던 과거의 시간들이

현재의 나를 지탱하는 감각으로 되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그 모든 순간 온몸을 갈아 넣어 성실했기 때문일 테니까.

물론 당시에는 그저 버티는 것뿐이라 여기며 자책했지만,

사실 그 치열했던 발버둥이 지금의 나를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다.


결국 나에게 있어 연결이란,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행위가 아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과거 치열했던 나를 비로소 믿어주는 일이다.


그 모든 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충분히 애썼음을 인정할 때,

비로소 그 점들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뻗어나간다.

내가 나를 믿어줄 때,

내 삶의 파편들은 비로소 하나의 맥락을 가진 단단한 역사가 되는 것이다.


나의 삶에서도 그렇듯, 진정한 연결은 '경험의 공유'에서 일어난다.

내가 겪은 무기력과 상처의 기록을 글로 꺼내는 것은,

누군가의 궤적과 나의 궤적이 만나는 찰나의 공명을 기다리는 일이다.


"나도 이렇게 지나왔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찰나는

서로의 고립된 섬을 잇는 가장 인간적인 다리가 되어준다.


우리는 늘 그 연결의 흐름 안에 있다.

과거의 치열했던 나를 믿고, 현재의 서툼을 긍정하며,

그 모든 조각을 하나의 '삶'이라는 문장으로 엮어낼 때

우리는 타인과도 오해 없는 진심을 나눌 수 있다.



[이 편이 남기는 정리]

연결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아니라, 매 순간 치열했던 나를 비로소 믿어줌으로써 흩어진 경험들을 내 삶의 단단한 뿌리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이 편이 남기는 질문]

당신이 '실패' 혹은 '방황'이라 이름 붙이며 버려두었던 그 치열했던 순간들이 사실은 당신을 지탱하는 가장 깊은 뿌리였다는 사실을, 이제는 당신 스스로 믿어줄 준비가 되었나요?



월, 수, 금 연재
이전 19화고독이란 나를 이해하려 애쓰는 시간의 밀도다.